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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계/선교와 전도

"한글 성경"

스코틀랜드 연합장로교회가 중국으로 파송한 존 고스 선교사가 중국에서 만난 조선인들과 한문 성경을 한글로 번역했다.  “예수셩교 누가복음젼셔”(1882)다. 존 로스는 이휴 동료 선교사 존 맥킨타이어와 한글 신약선경”예쑤셩교젼셔”(1887)를 번역했다.  이들은 남만주 일대에서 조선인들에게 성경을 배포했다. (출처:간단하게 보는 한글 성경 역사_CTS기독교tv에서)

  10월은 문화의 달이며 10월 9일은 한글날이다. 한글은 인류사상 으뜸가는 우리 민족의 문자다. 유네스코는 한글을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이고 배우기 쉽고 쓰기 쉬운 글자로 인정하고 훈민정음을 기록문화유산으로 지정하는 동시에 세종대왕 탄신일을 ‘문맹 퇴치의 날’로 정해서 문맹 퇴치에 공이 있는 사람이나 국가에 ‘세종상’을 주고 있다.

  한글은 세종대왕께서 집현전 학자들과 훈민정음을 창제했다. 창제의 목적은 우리말에 알맞은 글자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한문은 우리말과 동떨어져 있는 문자이고 배우기가 너무 어려워 백성들은 거의 까막눈이었다. 훈민정음은 가장 배우기 쉬워서 문맹을 없애려는 글이라는 것을 세계가 인정하고 있다. 우리는 한글 덕분에 문맹률이 제로에 가까운 나라다. 

  만일 한글이 없었더라면 우리 겨레 문화는 어떻게 되었을까? 한자 漢字, 일본의 가나 カナ 문자, 아니면 서구 알파벳 글자를 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렇게 되었더라면 우리 민족은 독립성을 영원히 잃고 딴 나라의 문화 속국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글이야말로 우리 겨레와 문화의 주체성을 확립하고 지탱해 주는 최고의 금자탑이 아닐 수 없다. 

  한글은 현대 첨단과학의 산물인 컴퓨터의 원리에 매우 부합되는 문자다. 어떤 정보학자는 세종대왕은 21세기를 미리 내다보고 한글을 창제하셨다고 말한다. 한글은 배우기 쉬워서 초등학생도 ‘한글 자판기’를 신나게 두들긴다. 한글은 우리나라의 세계 선진화에 큰 원동력이 되고 있다.

  성경은 그 나라 문화에 큰 영향을 준다. 영어 성경은 영어권 문화에, 독일어 성경은 독일어권 문화에, 프랑스어 성경은 프랑스어 문화권에, 한문 성경은 한문 문화권에 영향을 줬다. 서구 문명은 성경이 그 근원이다. 중세 암흑시대에 가톨릭교회가 성경 번역을 엄히 금하고 신부나 수사 외에 일반 평민은 성경을 읽지 못하게 할 때, 종교개혁자 루터가 독일어로 번역하여 평민들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했고, 독일어의 통일과 보존에도 공헌했다.

  우리나라에 한글이 창제된 것은 하나님의 특별한 축복이다. 한국교회 초고속성장은 기독교회사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사건이다. 한글은 한국교회 성장에 놀라운 하나님의 도구였다. 한국교회는 서슬 퍼런 일본제국의 한글 말살 정책에도 불구하고 성경을 통해 한글을 보급하고 가꿔오면서 보존한 것은, 우리 민족에게 큰 축복이다. 훈민정음을 창제한 이는 세종대왕이지만, 문맹을 퇴치하고 한글을 곱게 갈고 닦은 것은 한글 성경이다. 성경은 한글을 보급 시키고 대중화시켜 대중의 글이 되게 했고, 한문을 진서(珍書)라고 했던 문화에서 한글을 우리의 국어로 정착시켰다. 한글 성경은 우리 역사 속에서 소금과 빛의 구실을 하여 민족에게 광명을 주었다.

  지금 한국교회가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개역 한글 성경’은 1912년에 번역하기 시작하여 1938년에 출판했다. 86년의 세월이 흘렀다. 성경 번역은 적어도 30년마다 새로 번역해야 한다는 것이 학자들의 의견이다. 한 세대가 지나면 풍습 지리 사상 산업 문화 등이 변하여 언어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우리는 성경을 세 번 바꿔야 했다. 구한말 격동기와 해방, 625 한국전쟁, 산업화, 세계화, 정보화 등 급격한 변천으로 언어의 변동이 특히 많았는데도 말이다.

  개역 성경은 한문을 진서라 하고 한글을 언문(諺文)이라며 천하게 여기던 한학자(漢學者)와 우리 말에 서툰 선교사들이 번역했기 때문에 어려운 말도 많고, 잘못된 대목도 많다. 3천 군데나 잘못된 곳이 있다고 추정하는 학자도 있다. 개역 성경은 한글만 읽고는 도저히 알 수 없을뿐더러 한문을 보아도 모를 단어가 너무나 많다. 그러나 새 번역 성경은 중학생이면 다 알만한 글이다. 많은 교회가 공적 예배에 ‘사도신경’ ‘주기도문’은 현대어를 사용하면서 그 공적 예배에 개역 성경을 사용하고 있는 듯하다. 공동번역이나 새번역 성경, 현대어 성경은 중학생이면 다 알만한 글이다. 

  성경은 영원 전부터 하나님의 가슴속에 잠재한 경륜과 말씀이기에, 성경은 곧 하나님이시다. 그 하나님의 말씀이 사람들을 통해 읽을 수 있도록 글로 되었다. 그 내용이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언어의 표현이 아주 중요하다. 이제는 어린이로부터 모두가 어려움 없이 읽을 수 있는, 공적인 행사에 함께 사용할 새로운 한글 성경을 펴내야 한다. 

 

이종무 목사(전, 한국성결신문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