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등장한 최초의 목양서신은 정약용의 <목민심서>이다. 그 목민심서가 우리나라에서 푸대접을 받을 때 베트남 국부인 호치민이 그 가치를 알아보고 참모들에게 필독서로 소개하였다. 그런 호치민의 좌우명은 “이불변 응만변”-(以不變, 應萬變)이라 한다. “불변하는 것으로, 변하는 만가지를 대응한다”는 뜻이다.
일찍이 기독교보다 우리나라에 먼저 소개되었던 천주교는 초반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1801년에 일어났던 신유박해는 유교와 천주교, 서방과 조선 문화 사이에 일어났던 종교적 정치적 역학 관계 속에서 발생했다. 여기서 우리는 그날의 사건을 전반적으로 다루고자 하는 것은 아니고 다만 신유박해 어간에 있었던 제사금지는 조상과 군주를 부인한다는 등식으로 이해되어 핍박을 받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되었다. 즉, 제사금지 문제로 기꺼이 순교까지도 감당하리라는 고백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러한 것이 신앙의 토착화를 주장하면서 혼을 부르는 등 몇 가지를 요소를 배제하고는 제사를 허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지금은 그 옛날 제사문제로 박해를 받았던 순교자들의 후손들이 지금 제사를 지내고 있다. 물론 그때와는 다른 입장을 가지고 있겠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아이러니하다.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제사문제로 기독교인이 되기를 주저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특히 한 집안의 종손이나 장손이 예수님을 믿어서 독실한 기독교인이 된 경우에는 집안 전체가 발칵 뒤집어지거나 형제들끼리 교제가 단절되는 경우도 왕왕 있었다. 그래서 부모님이 살아 계시는 동안에는 제사문제로 부모님과 갈등을 갖고 싶지 않다는 착한 마음으로 예수님을 영접하는 것을 힘들어 하기도 했다. 어떤 경우에는 제사문제로 하루아침에 불효자로 낙인이 찍히기도 했다.(어떤 경우는 제사도 안지내고 효도도 잘 하지 않아서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안다)
흥미로운 것은 사회구조가 많이 변한 작금에 제사는 확실히 많은 사람들에게 불편한 의례가 된 것 같다. 조상에 대한 고마움을 있지만 그 표현은 꼭 제사형태로 진행해야 하느냐의 문제로 이해하는 듯하다. 놀라운 것은 예수님을 믿지 않는데도 “우리는 제사 안 지내요”라는 집도 꽤 있는 것으로 안다. 젊은이들이 기독교신앙을 거부하는 이유 가운데 제사문제가 심각하게 작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제사문제로 전도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 중에 혹자는 “전도하기 위해서 제사를 드리면서 믿으라고 하면 안되느냐?”고 질문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좀 더 많은 사람에게 전도하기 위하여 “진리의 양보”를 가져오는 행위는 결국 스스로 무너지게 된다. 그날에 제사문제로 핍박을 당했지만 오래 견딤으로 신앙을 잘 극복해 온 지금의 성도님들에게 하나님의 상급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제사문제가 불신자들에게조차도 인기 없는 의식이 될 것이라는 것을 미리 알았더라면 그때 아름다운 신앙을 위해서 핍박과 어려움을 잘 견디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지금 로마 황제를 숭배하라고 하는 사람이 있는가? 누가 지금 일본 천황을 숭배하지 않는다고 잡아가는 사람이 있는가? 누가 제사를 지내지 않는다고 집안에서 내쫓고 형제 사이를 단절시키는 사람이 있는가?
시대는 변한다. 억압하는 자들도 사라지고 파쇼와 같은 정치적 이념도 소멸된다. 변하지 않는 하늘의 진리로 변하는 백만가지를 대응해야 하는 것이다. 세상은 다 변한다. 자식도 변한다. 부모도 변한다. 사회도 변한다.
성경은 예수님은 변하지 않는다고 한다.
“예수 그리스도는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동일하시느니라”(히13:8) 말씀은 변화되지 않는다.
“풀은 마르고 꽃은 시드나 우리 하나님의 말씀은 영원히 서리라”(사40:8) 불변하는 예수님, 불변하는 말씀으로 변하는 세상을 대응하라. 그러면 흔들리지 않고 승리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믿음이다.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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