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죽고 싶을 만큼 우리가 아무것도 아니었어?”
남편 “죽고 싶을 만큼 억울했어, 평생 짝사랑만 하는 인생인가? 당신도 얘들도 나한테는 관심 없고 부담스러운 것 같고”
아내 “겨우 그것 가지고 그런 무서운 생각을 했어?”
남편 “겨우 그것? 그래 나한테는 겨우 그것으로 죽고 싶더라. 근데, 그날 저녁 시간에 딱 맞춰 우리 큰 딸이 전화를 했더라고. 괜찮다는데 인천이든 어디든 자기가 찾아오겠다고. 말을 어찌나 이쁘게 하든지 그때 죽을 마음이 반은 날아갔어. 등산로 입구에 구절초 피었더라. 그거 한참 보다가 또 죽을 마음이 날아갔어. 당신이 구절초 좋아했잖아.”
위의 대화는 모 드라마 일부분을 쇼츠로 소개한 장면의 대화 내용이다. 짧지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인간은 각각 서로에게 아픔만을 주는 존재인 듯 살아가지만, 작은 말이나 한 송이 꽃에 의해서도 자살에 대한 생각을 날려보낼 수 있을 만큼 인간은 연약하고 감성적이고 여린 존재이다.
사실 죄로 얼룩진 이 땅에서 안식을 얻지 못한 우리는 우리의 소리를 들어 줄 귀를 찾아 나선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의 외침처럼 시편기자는 “여호와여! 우리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주옵소서”라고 외쳤다. 언제나 그렇듯이 사람은 늘 고립되어 있고 외롭다. 특히 직장에서의 은퇴는 정서적으로 더욱 그렇다. 그래서 자신의 마음을 공감할 대상을 찾아 나선다. 교회의 사역은 결국 사람의 예민한 마음을 관계해야 하므로 논리나 당위성을 넘어서서 예술적이어야 한다.
전문가들의 말에 의하면 “은퇴는 개인이 일생동안 종사한 직업에서 물러나는 것으로, 생애주기 중 후기단계로 진입하는 전환기에 머물러 있음을 알려준다. 은퇴는 도전의 기회로써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계기라는 의견도 있지만, 대부분 심리·사회적 위기를 유발하게 되는 계기라고 말하고 있다.” 한 마디로 외롭다는 것이다. 작은 말에도 상처를 입거나 누적되면 쉽게 분노할 수 있다. 신앙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서 이런 위기를 효과 있게 잘 대처해 나가기도 하지만 문제는 교회내 중직자들의 경우는 조금 다른 이해를 요구한다.
교회 안에서의 직분자들 특히 장로는 사회정년과 달라서 만 70세를 유지하고 있다. 은퇴하여 연금을 가지고 생활하는 이들에게는 남아있는 시무장로의 직을 수행할 때에 많은 어려움이 생긴다. 특히 재정적인 영역은 더욱 그렇다. 건축이나 예배당을 리모델링을 할 때에는 직분에 맞는 헌금에 대하여 부담을 느낀다. 이러한 개인적인 부담이 교회에 대한 미안함으로 발전한다. 그러다가 젊은 직분자들이 장로님의 헌신과 충성도에 의심을 품기 시작하면 미안함이 교회갈등의 중심축으로 이동하기도 한다.
그분도 젊은 날에 교회를 위해서 많은 수고와 헌신을 하였건만 담임목회자가 교체되고, 교인들의 이동이 잦은 현재의 교인 구성을 보면 그 장로의 과거 헌신은 아무런 의미도 없고, 지금 그의 부족만 부각된다. 이럴 때 우리는 어쩔텐가?
따뜻한 말 한마디가 자살할 생각 절반을 날려 보내듯이 평생을 교회를 위해 수고한 이들을 보듬고 가는 것은 후배들이 해야 할 몫이다. 젊은 날은 젊은 날대로 할 일이 있었을 것이고, 나이가 들면 나이가 든 대로 해야 할 일들이 있을 것인즉, 모두가 동일한 헌신이 요구되는 것은 아니다.
목회 중에 상,하반기 “장로님 위로의 날”을 정해서 청년들과 젊은 직분자들에게 “식사와 간단한 선물…. 그리고 그분들의 수고로움을 인정하고 감사하는 시간”을 만들어서 제공하면 어떻까? 아마도 그 기쁨은 우리의 상상 그 이상이 될 것이다. 이런 일을 통하여 서운함은 사라지고 하나로 나가게 된다. 상급은 하나님이 주시지만 위로는 우리를 통하여 하나님이 일하시는 것이다. 우리가 서운함에 내몰려 있는 그들에게 “이쁜 딸, 한 송이 구절초”가 되어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사랑은 언제까지나 떨어지지 아니하되 예언도 폐하고 방언도 그치고 지식도 폐하리라(고전13:8)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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