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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계/교계일반

“게의 속성”, 크랩 멘탈리티(crab mentality)

     

 

  야심만만한 정치인 세 사람이 해변을 따라 걸으며 단결과 화합을 약속하고 있었다. 그때 그들은 ‘게’를 잡고 있는 어부를 우연히 만났다. 어부는‘게’를 잡아서 버드나무 가지로 엮어 만든 바구니에 집어넣었다. 그들 중 3선에 빛나는 중진 국회의원이 바구니 안을 들여다보면서 물었다.

도둑게(그림=정예은)

  

  “여보시오, 어부 양반! 바구니 뚜껑을 닫는 것이 좋겠소. 그렇지 않으면 게들이 기어 나와 도망가 버리지 않겠소?

  (어부는 하던 일을 계속하며 퉁명스럽게) “뚜껑 따위는 필요 없어요.”

  “아니, 뚜껑이 필요 없다니, 그게 무슨 말이요?”

  “이 ‘게’들은 정치하는 놈들과 같아서, 그중의 한 놈이 더 높이 기어오르려고 하면 다른 놈들이 그놈을 끌어내린단 말이오.” ㅋㅋㅋ

 

  바구니에 ‘게’를 한 마리만 담아 두면, 알아서 기어 올라와 빠져나갈 수도 있는데 여러 마리의 ‘게’가 함께 있으면 한 마리가 기어 올라가면 다른 녀석이 그 ‘게’를 잡고 끌어내려서 결국 모두가 못 나가게 된다. 이것을 ‘크랩 멘탈리티(crab mentality)’라고 하는데, 남들이 성공하는 모습을 가만 보지 못하고 끌어내리려는 ‘게’의 속성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선거철이 되면 상대 후보의 장점은 덮고 약점은 침소봉대하여 공격하고 비난하며 상대방을 끌어내리고, 내가 살겠다는 ‘크랩 멘탈리티’게의 속성을 보게 된다. 국회의원 선거를 치르느라 그동안 열심히 선거운동을 하고 치열하게 싸웠는데 4월10일 결과에 따라 어떤 사람은 환호 할 것이고 어떤 사람은 절망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국회의원에 당선되어 금 베지를 다는 순간부터 귀빈 대우를 받고 갖가지 특권을 누리게 된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보면 수당이 매달 766만 원에 입법 활동비와 특별활동비 명목으로 400만 원 가량을, 또 정근수당과 명절휴가비로 연간 1,500만 원을 받아 연봉이 1억5,000만 원, 월평균 1,285만 원을 받는다고 한다. 수당 외에 차량 유지비와 유류비로 매월 150만 원 정도를 받고 KTX와 항공료도 전액 지원, 공항의 귀빈실 이용. 의원 홍보를 위해 자료를 발간하고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것을 지원하는 비용으로 의원 실 마다 1년에 1억1,000만 원 정도를 받고.  또 의원실을 제공받고 연간 5억 원이 넘는 보좌진 인건비도 지원받는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기준으로 보면 미국이나 유럽 선진국의 국회의원 급여는 GDP의 2배 수준이지만 한국은 4배에 가까워 일본보다도 많은 편이라고 한다. 범죄혐의가 있어도 불체포 특권을 방패로 구속을 피할 수도 있고, 구속되어서 의원 활동을 못 해도 형이 확정되어 의원직을 상실하기 전에는 세비를 지급받고 국회의원을 그만두어도 연금을 받는 등 백 가지도 넘는 특권이 주어진다고 하니 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싸우고 한 번 올라가서 특권의 맛을 보면 내려놓을 수 없기 때문에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상대방을 끌어 내리고 자신이 올라가려고 험한 말도 거짓 공약도 난발하는지 모르겠다. 후보들이 내놓는 공약을 보고 사람들이 있는 곳마다 찾아다니며 공손하게 손을 잡고 길바닥에도 엎드려 절하며 충직한 머슴이 되겠다고 하는 것을 보면 저런 사람이 국회의원이 되면 우리 국회가 바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선거가 끝나고 국회에 가면 젊은 의원도 목에 힘주고 국무위원들에게 반말 투로 호통치며 무례한 모습을 보이며 말짱 도루묵이 되는 것을 보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발전하지 않고 오히려 후퇴하는 분야가 정치라고 하는데 국회의원들이 누리는 특권에 비해 의원들이 정치하는 수준은 너무나 후진적이고 비신사적이다. 지금까지는 서로 비난하고 깎아내리고 헐뜯는 데 혈안이 되었더라도 비록 여야 진영이 다를 지라도 서로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상대방을 인격적으로 존중하면서 대화와 타협으로 후진성을 벗어 버리고 좀 신사적인 정치를 보여주었으면 합니다. 비신사적이고 후진적인 모습이 정치 현장이 아닌 교회에서도 노회나 총회에서도 편을 갈라 서로 비난하고 싸우는 모습을 보기도 하는데 우리는 인격을 가진 사람들인 만큼 어디에 있든지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인격적이고 신사적인 그리스도인의 성숙한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마음을 같이하여 같은 사랑을 가지고 뜻을 합하며 한마음을 품어
아무 일에든지 다툼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오직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각각 자기 일을 돌볼뿐더러
또한 각각 다른 사람들의 일을 돌보아나의 기쁨을 충만하게 하라” (빌립보서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