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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계/교계일반

로마가 아름다운 건물을 지을 수 없을 때큰 건물을 짓기 시작했다

  윤석열 정부의 의사 증원 문제로 온 나라가 시끌벅적하다. 대학병원 교수들과 의사들의 사직서 소식이 연일 보도되고 있다. 환자를 받지 못하니 병원경영에 어려움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현장에서 겪는 환자들의 안타까움은 점점 가중되고 있다. 국가와 병원 그리고 환자들을 위한 기도가 절실하다.

  사랑하는 큰딸이 다리가 아파서 병원에 갔다. 다리를 절단하지 않으면 더 큰 문제가 생긴다는 말을 듣고 엄마는 야반도주하듯이 퇴원하여 현신애 권사의 집회 장소가 있는 대구로 달려갔다. 병자들은 넘쳐났고 현신애 권사는 병자를 안수하는데 밀려오는 사람들을 주체할 수 없어서 양손과 양발로 동시에 기어가면서 안수하였다. 그토록 이쁜 딸의 다리를 부여잡고 울며 기도하면서 그밤을 지냈다. 주님께서 은혜를 베푸셨다. 절단해야 한다는 다리는 치유되었고, 지금은 결혼하여 벌써 중년의 여성이 되어 하나님의 일을 뜨겁게 감당하고 있다. 지나온 목양의 시간들 속에서 직접 들은 모 권사님의 간증이다.  

  아프면 곧바로 기도부터 시작했던 시간들이 있었다. 그러나 경제가 부흥하고 선진국 대열에 접어들면서 만병의 의사 되신 주님보다는 소문난 명의를 소개받는 쪽으로 방향이 선회되었다. 탁월한 수술로 유명세를 탄 의사들은 팬 카페까지 운영되고 있다. 좋은 병원을 소개하는 것도 목양의 한 방편이 된 지도 오래되었다. 나쁜 일도 아니고 비난받을 일도 아니다. 12년 동안 혈루증 걸린 여인이 여러 해 동안 “많은 의사에게 많은 괴로움을 받았고 가진 것도 다 허비하였으되..”(막5:26)라는 말씀을 보면 이러한 일은 누구에게나 일반적인 일이라 할 수 있다. 

  작금에 의사 수 증원 문제로 인하여 이제는 자칫 많은 의사에게 자신의 병을 내보일 수가 없게 된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난치병 자녀들 둔 엄마의 한숨이 들려왔다. 마음이 아프다. 윤석열 정부와 의사협회 간의 긴밀하고 성실한 대화로 실마리를 풀기 전에는 갈 수 있는 병원이 없을 수도 있다. 얼마나 길어질지도 모를 일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가난해서 의사들을 만나기가 무척이나 힘들었던 그 시절로 돌아가고 있는 듯하다.   

  아프면 가장 먼저 모든 병의 치료자 되신 예수님의 이름을 부르며 눈물 흘렸던 바로 그 시간으로 돌아가고 있는 느낌이다. 누구든지 주의 이름을 부르는 자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 시오노 나나미는 “로마는 아름다운 건물을 지을 수 없을 때 큰 건물을 짓기 시작했다”고 했다. 역사하는 힘과 생명이 없으면 비본질을 가지고 승부를 걸어야 하는 아찔한 순간이 올 수 있다. 내공이 없으면 이벤트에 능숙해진다. 이벤트로는 사람을 결코 살릴 수 없다. 먹을 것이 없어서 죽어가는 시대가 아니다. 외로워서 죽어간다. 의사 없는 병원 곁에서 환자들이 죽어갈 수 있듯이, 기도의 불이 꺼진 교회 바로 그 옆에서 죽어갈 수도 있다.

  하나님 아들의 음성을 듣는 자만이 살아날 수 있다.(요5:25) 진정한 아름다움은 하나님음성만 울려 퍼지는 곳이다. 그 누구도 관객이 되어서는 안 된다. 하나님만이 유일한 관객이 되어야 한다는 필립 얀시의 고백처럼 다시 말씀과 기도로 돌아가기를 바란다. 

  의료대란이 잘 마무리가 되어도... 다시는 주를 떠나지 말자!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죽은 자들이 하나님의 아들의 음성을 들을 때가 오나니
곧 이 때라 듣는 자는 살아나리라”(요5:25)

 

최성만 목사(울산오후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