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새날이 밝아오면 사람들은 해맞이 준비로 너나할 것 없이 설레게 됩니다. 바다 끝에서, 산마루 언덕에서, 하다못해 동창을 열고 서라도 동녘 하늘에 떠오르는 태양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희망을 걸어두기 위함인데 그 희망은 떠 오르는가 싶더니만 중천에 걸려 있다가 어느새 서쪽 하늘 아래로 숨어 버립니다. 구름가득한 날이면 우울해 집니다. 장대비라도 쏟아져 내리는 날이면 태양 위로 묶어둔 희망이 씻겨 내리는 것 같습니다.
어제 아침에 떠 오른 태양은 오늘도 여전히 동녘 하늘에서 솟아나고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내가 살아 숨쉬는 동안에는 내일 아침도, 또 다른 내일 아침에도 떠 오를 것입니다. 아침에 동녘 하늘에 떠 오르는 태양은 여전합니다만 사람들은 기대를 하면서 소원을 빌기도 합니다. 그것이 희망입니다.
저녁 노을이 짙어지면서 해가 서산으로 기울게 됩니다. 어제도 그랬고 내일 또한 그럴 것입니다. 창세 이후로 단 한번의 어김도 없이 그렇게 되어왔습니다. 사람들은 서산에 기우는 낙조를 보면서 왜 그토록 가슴 진한 감동을 느낄 수 있을까요? 그것은 안식과 평화입니다.
저녁이 되고 아침이 와 있습니다. 평화의 밤이 깃들고, 희망의 아침을 맞이하는 것이 창조주의 뜻입니다. 그리하여 저녁나절이면 집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 곳에서 안식을 누릴 수 있고 평화를 맞이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매일매일 새로운 해가 떠오를 때면 창을 열고 세상을 내다 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 곳에 희망을 둘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세상 어디에도 희망 둘 곳을 쉽게 찾아 낼 수 없습니다. 평화의 밤을 지새울 수가 없어서 그렇습니다. 안식이라는 쉼을 누리지 못한 탓입니다.
우크라이나에서 가자지구에서 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전쟁의 소문이 잠 못 이루게 하고 희망을 통두리째 빼앗아가고 있습니다. 테러와 폭력에서 한 순간도 어느 누구도 자유할 수 없습니다. 죽음과 고통이라는 두려움이 꽉 들어 찬 밀폐된 지하실과 같은 세상이기 때문입니다.
새해가 밝았습니다. 그림에도 불구하고 희망의 줄을 길게 하여 떠오르는 아침 해에 걸어 올려야겠습니다. 죽음보다 더 한 것은 희망을 빼앗기는 것입니다. 살아난 자들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은 희망을 찾고 그 희망을 찾아 주는 것입니다. 당신이 그런 사람이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교회가 그런 교회였으면 참 좋겠습니다.
저녁나절 어스름과 함께 평화가 깃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안식이라는 쉼을 맞이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뜻인데 사람들은 그렇지 못하나 봅니다 .그런데도 당신이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가정이 그랬으면 참 좋겠습니다. 또 사람들이 함께 하는 교회가 그랬으면 더할 나위 없을 것입니다.
교회가 희망입니다. 교회에서 안식과 평화를 누릴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교회가 세상을 변화 시킬 수 있습니다. 오늘도 여전히 의로운 해가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 분이 예수그리스도입니다. 가슴속에서 영원히지지 않고 의로운 해를 맞이하고 날마다 새로운 날들이 되셨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이 있습니다.
진영식 목사(소리침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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