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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발행인칼럼

사돈 식구들과 나들이

 

 결혼을 하고 자녀를 낳아 살아가면서 늘 생각하던 것이 있다. 내 나이가 회갑이 되기 전에 아들, 딸을 결혼시키고 손자, 손녀들을 안아 보는 일이었고 양가의 사돈들과 형제간처럼 격이 없이 지내면서 여행도 하고 자주 만나 대화도 하며 살아가는 것을 소원했다. 그런데 어이 된 일인지 내 나이가 60이 훨씬 넘어서 자녀들을 결혼시켰고, 아들은 결혼 한지 4년이 되었지만 아직 자녀를 둘 생각은 없고, 딸은 아들을 하나 낳았는데 어찌나 예쁜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것 같다. 
  양가의 사돈들이 다 장로님이요, 권사님이지만 딸 사돈과는 하지 못하고 아들 사돈과 몇 년 동안 좋은 관계를 유지해 오다가 지난 9월 4일부터 6일까지 2박 3일 동안 일본을 여행하고 가족 간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 기회가 되었다. 
  아들 사돈과는 한번은 하동을 관광하고, 또 한 번은 나의 고향인 거제를 일주하면서 외도와 해금강을 구경하고, 고향 친구를 만나 맛있는 회를 사주어 먹은 것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었다. 벌써 3차례 함께 여행을 하는 일이 있었는데, 얼마나 편안하고 즐거운지 만나면 이야기가 끝이 없다.
  이번에 아들이 사역하는 교회에서 담임목사님에게 “양가의 부모님을 모시고 휴가를 일본으로 다녀오겠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담임목사님이 교회에 광고하기를 “요즘에 보기 드문 효도하는 사역자”라고 하여 온 성도들에게 사랑을 받았다고 하면서, 성도들의 도움을 받은 일이 있어서 아들 내외가 식사를 대접을 하겠다고 하는 것이었다. 아직 나는 현역에 있기 때문에 아들의 도움을 받지 않아도 되지만, 이번만은 식사대접을 받아도 되겠다 싶어 모르는 척하고 있었다. 
  아들이 대학 다닐 때 일본어를 선택과목으로 배운 것이 이번 여행에 얼마나 유익한지 우리 여섯 식구는 아들의 가이드를 받으며 오사카, 나라, 교토를 둘러보면서 야시장에 나가 마음껏 음식 체험도 하고 필요한 물건도 사고 구경도 하는 시간이 마냥 즐거웠다. 
  하루는 저녁에 식사 자리에 같이 모여서 아들의 사역을 놓고 목사로서, 장로로서, 권사로서, 사모로서의 자기 위치에서 사역자에게 혹은 성도들을 대하는 자세에 대하여 대화를 하면서 하나님의 은혜를 누리기도 하고, 충고도 하고, 경험도 들려주고, 먼저 가는 선배 같은 아버지로서 뒤따라오는 후배의 동역자로서 주고받는 이야기가 얼마나 진지한지 몰랐다. 
  아들의 사역이 많이 힘든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측은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가장 보람 있는 일을 하는 아들 부부가 대견스럽기도 하고 자랑스럽기도 하며, 나보다는 나은 사역자가 되기를 바랄 뿐이었다.
  부모와 자식 간에 사랑이 싹트고, 존경과 신뢰가 넘쳐나고, 자녀들이 부모를 공경하고, 부모는 자식을 사랑하는 참된 하나님의 가정을 이루어 가는 것이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일진대 오늘날 가정이 무너지고, 결혼이 늦어지며, 출산을 하지 않는 다음 세대가 사라져가는 안타까운 현실 속에서 우리의 믿음의 가정들이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윤리와 도덕을 세워가야 할 것이다.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네가 땅에 서 잘되고 장수하리라”는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아가야 하고, 부모는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고 사랑으로 격려하며 기도로 후원해 주어야 한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가 이처럼 무너져 가고 있었는지 실로 안타까울 뿐이며 가정이 살아야 사회도 살고 국가도 살게 될 것인데 이 모든 것을 다시 세울 길은 하나님의 말씀으로 돌아가는 길 밖에는 없는 것이다.    

발행인 옥재부(북울산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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