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를 짓지 않는 현대인에게 전하는
맥추감사절이 담고 있는 참된 의미
여기까지 지켜주신 분은 오직 하나님
생일과 같은 기념일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단어는 무엇일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초등부 아이들에게 물어보면 대부분 “선물이요~” 라고 대답한다. 우리 집 1, 2, 3호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우리 3호는 11월에 있는 자신의 생일을 위해 6월부터 선물리스트를 준비한다. 선물을 주고받는 이유가 무엇일까? 아이들은 선물을 주고받는 이유를 알고 있을까?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1, 2, 3호이지만 살면서 집 밖으로 쫓아내고 싶을 때가 있다. 사춘기에 접어들수록 그런 순간들이 늘어날 것이다. 딱 그 순간들이 들 때쯤 아이들 생일이 다가온다. 처음 태어날 때의 그 감격의 순간들, 핏덩이 아이가 내 배위에 올려 졌을 때의 울컥함, 건강하게만 자란다면 아무것도 바랄 것 없었던 그 때의 그 날들…….
아마 생일을 기념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미리 준비해 놓으신 선물이 아닐까? 존재자체만으로도 감사하고 사랑하여 용서가 가능한 날, 맛난 것 먹고 “우리 다시 잘 살아보자~” 하고 힘을 내는 날!
맥추감사주일이나 추수감사주일은 현대의 우리에게는 너무 낯설다. 농사를 짓거나 추수에 참여해 본 적 없는 이 세대들은 보리추수와 과실수확의 기쁨을 느껴보지 못했다. 그런데 우리는 왜 여전히 맥추감사주일과 추수감사주일을 지키고 있는 것일까?
생일이 되어 생일 선물을 받는 이유도 모른 채 생일을 보내고 있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 바로 우리의 모습이란 생각이 든다. 절기니까 당연한 연중행사로 준비하고 있지는 않은지 다시 한 번 돌아보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
출애굽기 23장 15-16절을 보면 출애굽 후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땅, 가나안에서의 첫 시간들을 기억하고 하나님께 감사하라고 무교병의 절기, 맥추절기, 수장절기를 지킬 것을 명령하신다.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에서 종으로 살다가 출애굽 후 가나안 땅에 들어왔을 때 그들은 몹시 어리둥절하고 어색하고 앞이 캄캄했을 것이다. 자칫 잘못하면 마음 뺏기기 딱 좋은 환경 안에서 중심을 정하고 여기까지 인도하신 하나님만 바라보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그런 백성들에게 어떻게 예배드려야 하는지와 서로서로 어울리며 함께 살아가는 방법과 규례들을 알려주고 계신다. 그 알려주심의 중심에는 하나님만이 하나님이 되시고 이스라엘의 주인이시고 여기까지 인도하신 분이라는 것을 기억하기를 바라는 하나님의 마음이 담겨있다. 빈 손으로 나왔던 너희들을 지금까지 지켜주신 분은 오직 여호와 하나님이시라는 것을 잊지말라고.
가나안의 농경문화는 이방신을 섬기는 음란하고 가증스러운 문화다. 그들의 신이 농사가 잘 되게 만들어준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지켜주셨고 인도하셨고 허락하셨기 때문에 이스라엘 백성이 첫 열매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이고 연말에 밭에서 수확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 주변에도 이 은혜를 잊게 만드는 환경이 너무 많이 있다. 물질만능주의, 외모지상주의, 이기적개인주의, 이제는 지구어머니를 지키기 위한 녹색 우생론까지.
신약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유월절 어린양 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와 부활로 약속을 모두 성취하셨기 때문에 절기를 지키기 않아도 구원 받는데는 문제되지 않는다. 하지만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지 못하게 만드는 우리의 생활패턴과 죄악된 습성이 출지옥에서 다시 지옥행으로 이끌어가고 있기에 절기를 기념하고 다시 기억하여 제발 잊지 말라고 깨닫는 날이 필요하다. 죽을 수 밖에 없는 우리를 끝까지 인내하시며 독생자를 보내주신 하나님께, 십자가 보혈로 생명을 내던지시고 다시 부활하신 예수님께, 지지리 말도 안 듣는 우리와 늘 함께 하시며 말씀으로 인도해 주시는 성령님께 특별히, 온전히 기억하며 감사하라고 절기를 지키는 것이다.
이 땅에 태어난 우리는 매일 숨을 쉬며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 생일날만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 매일 매 순간이 기적이고 감사다. 우리를 인도하신 하나님께서는 절기 때만 특별히 감사받으실 분이 아니라 매일 매 순간 존귀영광 찬양을 받으실 분이다. 사람은 매일매일 반복되는 것에 익숙해지면 점차 잊고 살아갈 때가 많다. 받은 은혜가 있더라도 바쁜 일상 가운데 잊혀지기 마련이다.
절기를 지키는 것은 매일 매 순간의 감사와 은혜를 기억하며 다시, 익숙함을 특별함으로 감사의 우선순위를 정리하는 날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에서 종살이 하였을 때와 광야에서의 삶을 기억하며 이 곳까지 인도하신 하나님께 감사했던 것처럼 이번 맥추감사주일을 통해 우리도 죄와 사탄의 나라에서 출애굽 시켜 주셨고 우리를 양자 삼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하루하루의 감사를 깨닫고 감사의 우선순위를 정리해보면 좋겠다. 익숙했던 하나님의 은혜가 다시 특별함으로 다가오는 시간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모든 영광 하나님께!
서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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