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는 순교지와 100년이 넘는 교회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뜨거운 8월, 이번 휴가는 울산 기독교 성지순례로 지내는 것은 어떨까? 뜻깊은 장소들이 많이 있지만, 이번 호에는 울산병영교회, 외솔 최현배 선생 기념관, 월평교회를 소개한다.
영남 최초의 복음 근원지 병영교회
울산광역시 중구 병영성길 89
1895년에 세워진 울산 최초의 교회이다. 이희대가 병영 서리 372번지에 위치한 자신의 집에 호주 선교사들을 초청해 예배를 드리면서 울산 지역의 초대교회가 세워졌다. 이 교회는 1906년과 1910년에 각각 강정교회(현.울산제일교회)와 지당교회(현.송정교회)를 분리 개척하는 등 울산 선교의 기틀을 마련하는데 기여하였다.
호주 장로회 선교사 엥겔과 매켄지가 초기 당회장으로 섬겼고, 신사참배 반대운동의 지주역할을 한 이기선 목사와 경남지역 최초의 목사 심취명이 담임목사로 시무하였다.
이기선 목사가 이 교회를 맡고 있던 1919년 4월 5일, 울산병영교회 교인들은 병영지역의 3.1 만세 운동에 참여 했다. 병영지역의 3.1 만세 운동을 이끈 지도자 가운데 이문조, 이현우 두 사람이 울산병영교회 신자였다. 이들은 현장에서 일본 경찰에 체포되어 모진 고문을 당하며 대구감옥에서 2년간 옥고를 치렀다.
울산병영교회는 1924년 지금의 위치로 이전해 여러 번의 증축을 반복해 왔고, 현재는 1994년에 증축한 건물을 사용하고 있다. 교회 1층에 있는 카페 안쪽으로 들어가면 120주년 역사기념관이 있다.
교회설립 128주년을 맞은 올해 1월, 유석균 목사가 제1대 원로목사로 추대되었고, 서진교 목사가 위임목사로 취임했다.
“말과 글은 우리의 얼이다” 외솔 기념관
울산광역시 중구 병영12길 15
외솔 최현배 선생(1894~1970)은 1894년 울산에서 태어난 대표적인 독립운동가이자 한글학자이다. 울산에는 외솔 최현배 선생 기념관, 최현배 생가터, 외솔 한옥도서관 등이 있다. 울산 중구에 위치한 최현배 생가터는 2008년 복원된 생가이며, 어렸을 때부터 이 생가에서 살기 시작하여 병영초등학교를 졸업하고 17세까지 이곳에서 살았다.
최현배 선생은 국어학자 주시경이 운영하던 조선어 강습소를 다녔고 1915년에는 일본 히로시마 고등 사범학교에서 유학했다. 1926년에 연희전문학교 교수로 취임해 <한글>지 창간 및 한글날 제정에 참여하는 등 ‘말과 글은 우리의 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조선어연구회의 일원으로 적극적으로 활동하다가 일제의 검거에 의해 감옥살이를 하였지만, 다행히 광복을 맞이하였고, 8.15광복 이후에는 교과서를 편찬, 간행하는데 헌신하였다.
올해 광복절을 기념하며 외솔기념관에서 8월 29일까지 ‘태극기, 모두의 염원을 담다’를 개최 중이다. 2021년 보물로 지정된 데니 태극기, 서울진관사 태극기, 김구 서명문 태극기 등 국가유산 태극기 3종을 확인할 수 있다.
여섯 명의 순교자를 배출한 월평교회
울산광역시 울주군 두동면 구미월평로 554
당시 마을 선비이자 한학자였던 우영식이 엥겔 선교사의 전도로 예수를 영접하여 1910년 3월 8일, 주일에 자신의 집에서 예배를 드렸는데 이것이 월평교회의 시초이다.
월평교회는 동쪽으로 먹장산과 치술령이 병풍처럼 둘러싸인 울산의 북서쪽에 자리하고 있다. 특히 치술령은 신라 눌지왕 때, 일본에 볼모로 잡혀간 눌지왕의 동생을 구하러 갔다 죽은 남편 박제상을 사모하며 기다리던 아내가 바위가 되었다는 망부석이 있는 산이다. 그래서인지, 월평교회는 박제상 아내처럼 주님 만을 사모하다 그 땅에 피를 뿌린 “망부석 신앙’의 순교자를 배출했는데, 한국전쟁 당시 우두봉, 우재만 집사를 비롯하여 총 6명의 월평교회 성도가 순교하였다. 월평교회는 순교자의 피를 이어 총회장 윤현주 목사를 비롯해 10여 명의 목회자를 배출했고, 평신도로 교회의 중직을 맡아 헌신하는 수없이 많은 성도를 배출하였다.
월평교회는 2010년 교회설립 100주년을 맞아 100주년 기념비와 함께 한국전쟁 중 신앙을 지키다가 숨진 순교자를 기념하는 순교비를 설립하였다. 대한예수교장로회(고신)총회는 2011년 울산월평교회를 순교자기념 교회로 지정하였다. 울산순교자기념사업회와 울산교회사연구소는 월평교회의 신앙을 후대에 알리고 전승하기 위해 기념관 건립, ‘울산기독교 125년사’ 발행 등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편집국
자료제공=키아츠KIA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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