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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문화/신상헌 교수의 찬송이야기

우리의 입술로 드릴 것은 찬양과 감사뿐임을!

찬송가 216장 성자의 귀한 몸

“이 몸을 온전히 주님께 바쳐서
주님만 위하여 늘 살겠네 아멘”



  누가복음 17장 11절~19절에는 나병환자 10명을 예수님께서 고쳐주시는 내용이 나온다. 그들은 예수님의 명령에 따라 제사장에게로 가다가 깨끗함을 받았고, 그중 사마리아인 한 사람만 돌아와서 예수님의 발아래에 엎드리어 감사하였다. 


  오래전에 필자는 인공와우(人工蝸牛) 수술 후 재활치료 중인 청각장애인 20여 명을 수년간 자원봉사로 음악 지도를 한 적이 있었다. 노래를 부를 때 거의 모든 아이가 멜로디가 아닌 같은 음으로 노래하였지만, 꾸준히 반복적으로 음계(Scale)를 지도하였다. 8개월가량이 지나면서 한 명씩 음계 지도를 해보니 “도, 레, 미, 파, 솔”이 나오는 것이었다. 함께한 사회복지사 선생님들도 신기해하고 놀라며 기뻐하였다. 계속해서 한 명씩 개인적으로 지도를 해나가는데 일곱 번째 아이도 도, 레, 미, 파, 솔이 되니까 너무 기뻐하면서 “선생님 고맙습니다.” 하며 연신 고개를 숙이는 것이었다. 


  그때 필자는 누가복음 17장에 예수님께서 10명의 나병환자를 고쳐주셨는데 그중 사마리아인 한 사람만 예수님께 돌아와서 감사를 했다는 이야기해주며 “너희들이 성경에 나오는 나병환자들보다 더 감사를 아는 아이들이다.”라고 말해줬다. 


  지금도 우리가 살아가는 주위를 둘러보면 모든 것이 감사뿐이지만, 우리들의 입에는 감사보다는 불평이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등 어느 것을 보더라도 사람들의 입에서는 감사보다 불평, 불만이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감사는 받았기 때문에 하는 것이다. 받은 것이 없다면 감사의 마음도 없고, 감사하다는 말도 안 나온다. 어떤 사람이 30년 이상 운전을 했지만, 지금까지 무사고라며 ‘베스트 드라이버(best driver)’라고 자랑하는 것을 보았는데, 그 말이 맞을 수도 있지만 자신이 운전을 잘한 것이 아니라 다른 수많은 운전자가 운전을 잘해서 자신이 무사고는 아닌지... 조금만 생각을 달리해보면 이 세상의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인 것을, 우리의 입술로는 날마다 순간마다 찬양과 감사뿐인 것을 깨달을 것이다. 


  오늘 소개할 찬송은 찬송가 216장 ‘성자의 귀한 몸’이다. 이 찬송은 1862년에 펠프스(S. D. Phelps, 1816-1895) 목사가 작시했으며 제목은 ‘주께 드리는 것(Something for Thee)’이다. 펠프스 목사는 1816년 5월 15일 미국 코네티커트주 서필드에서 태어났으며, 코네티커트 아카데미와 브라운대학을 1844년에 마치고 이어 예일신학교를 마친 후 침례교 목사로 안수를 받았다. 1864년부터 1892년까지 28년 동안 뉴헤븐 제일침례교회에서 목회했으며, 종교 잡지인 <The Christian Secretary>의 편집자로도 활동하면서 많은 찬송시와 글을 발표하기도 했으며, 1854년에 모교인 브라운대학에서 명예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896년 펠프스 목사의 70회 생일 때 이 찬송가의 작곡자인 로우리 박사는 다음과 같은 축하 전문을 보내왔다. “평생 아무것도 하신 일이 없다 할지라도 ‘성자의 귀한 몸 날 위하여 버리신 그 사랑(Saviour! Thy dying love)’과 같은 훌륭한 찬송 하나만으로도 칠십 평생을 사신 큰 보람입니다. 행복한 사람이란 그가 세상을 떠난 후에도 계속해서 세상에서 불릴 찬송을 쓰신 사람일 것입니다. 앞으로도 오래 오래 목사님 하프의 가락을 멈추지 마시고 이 땅 온 교회의 찬양대원들이 그들의 일을 마치고 하늘나라에 가서 그들의 자리에 앉을 때까지 마지막 가락을 우리에게 울려지게 해 주시기 바랍니다.” 


  작곡자인 로버트 로우리(Robert Lowry, 1826-1899) 목사는 루이스버그대학을 우등으로 졸업하였고, 곧바로 모교의 문학교수가 되었으며 후에 모교에서 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845년 침례교단에서 목사안수를 받고 펜실베이니아에 있는 웨스트체스터교회에서 목회를 시작했으며, 그가 목회할 당시는 남북전쟁직후여서 많은 사람들이 정신적,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었는데, 로우리 목사는 신앙적이고 희망적인 찬송을 작사, 작곡하여 캠프집회를 통해 보급함으로써 많은 갈급한 심령들에게 새 희망을 주었다. 하지만 로우리 목사는 말하길 “나는 찬송가 작가로 기억되기보다 설교자로 기억되길 원한다.” 말했다고 한다.

신상헌 목사
고신대학교 교회음악대학원 졸업
한세대학교 일반대학원 음악치료학 박사수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