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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문화/신상헌 교수의 찬송이야기

한국적 선율에 담은 '일사각오' 정신

찬송가 158장
서쪽하늘 붉은 노을

“온갖 고통 다하여도 제 십자가 바로지고
골고다의 높은 고개 나도 가게 하옵소서 아멘”


  오래전 ‘애국(愛國)이 애사(愛社)는 아니다.’ 라는 말을 어느 중소기업에 다니는 지인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다. 1997년 11월 21일 우리나라는 IMF(International Monetary Fund)에 구제 금융을 요청하게 되면서 외환위기를 맞게 되었는데, 당시 국민들은 금모으기 운동으로 나라경제를 살리고자 했으며, 필자도 결혼반지를 비롯하여 가지고 있던 달러를 모두 내어놓은 적이 있었다. 달러를 일찍 내어놓음으로 백만원 가까이 손해를 본 필자를 보고 어리석다고 말한 지인과 나눈 대화중에 나온 이야기이다. 
  당시 지인이 다니고 있던 회사가 달러를 많이 보유하고 있었는데, 지인이 사장에게 어려운 우리나라 경제를 위해 보유한 달러를 매각하자고 했다가 사장에게 심한 야단을 맞았다며 애국하려다가 회사에서 쫓겨날 뻔 했다는 것이다. 나라를 위한다는 것이 회사를 위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때에 따라서는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지나간 역사가운데 수많은 국가 간의 전쟁에서도 어느 편에 서느냐에 따라 애국자가 되기도 하고 반역자가 되기도 한다. 다윗왕은 이스라엘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왕이지만, 사무엘상 25장에 사울왕편에서 보면 다윗은 반역자가 되는 것이다. 가끔 교회대항 축구시합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축구시합에서 이긴 교회가 ‘하나님은 우리 편이다.’ 라고 기뻐할 때가 있는데, 그럼 축구시합에서 진 교회는 어느 편인 것인가.  
  어느 신문 칼럼에 나와 있는 내용 가운데 우리와 가까운 이웃나라에서는 지금도 비행기를 탈 때 꼭 자국의 비행기를 탄다고 한다. 항공료를 2배 가까이 더 주면서도 꼭 자국의 비행기를 타는 이유를 물어보니 자국의 비행기를 안타게 되면 결국에 자국의 비행기회사는 망하게 되고 더 나아가서는 나라가 망하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국산품 애용을 외치던 때가 있었지만 지금은 잊혀진지 오래된 구호가 되었다. 올해 제77주년 광복절을 맞이하면서 참된 애국, 애사, 애신(하나님)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우리 모두가 되길 소망해본다.  
  오늘 소개할 찬송은 찬송가158장 ‘서쪽하늘 붉은 노을’이다. 이 찬송시는 주기철 목사(1897-1944)가 작사한 노래로 잘 알려져 있다. 
  주기철 목사는 3.1운동 때 고향에서 만세운동을 주도하는 등 신앙 부흥 운동과 애국운동을 한 선각자이다. 주기철 목사는 경남 창원에서 태어났으며, 평양 신학교를 졸업한 후 몇 교회를 거쳐 39세에 평양 ‘산정현교회’를 담임했다. 그는 일본이 강요한 신사참배를 반대하며 신앙을 실천하다가 다섯 차례에 걸쳐서 5년 넘게 감옥 생활을 하면서 복음을 위해 싸웠다. 그 당시 조선예수교장로회 평양노회는 그가 신사참배 결의에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를 목사직에서 파면시키기도 하였으며, 그 후 주기철 목사는 1944년 4월 21일 감옥에서 고문을 당하던 중에 47세의 나이로 평양감옥에서 순교했다. 그는 감옥에 갇혔을 때 면회 온 아내에게 “따스한 숭늉 한 사발 마시고 싶소”라고 한 것처럼 연약한 육신을 가졌지만 하나님을 자신의 목숨보다도 사랑했기에 믿음의 절개를 지키고 순교까지 감당했다고 한다. 
  이 찬송은 부흥성가에 ‘영문 밖의 길’이라는 제목으로 루마니아 작곡가 이바노비치의 ‘도나우강의 잔물결’ 멜로디에 6절로 된 가사를 붙여 오랫동안 민족의 죄를 회개하고 한을 달래던 찬송이었으며, 지금의 찬송가에서는 6절이 생략되어있다. 
  이 찬송의 곡명은 요한복음 11장 26절을 근거한 ‘일사각오’인데 1935년 9월, 주기철목사가 평양 장로회 신학교 사경회 강사로 초빙되어 외쳤던 예수님을 따르는 ‘일사각오’란 설교의 제목이다. 
  이 곡의 작곡자인 김남수(1954~ )목사는 목원대학교, 경희대학교 대학원 작곡과와 미국 남침례교 신학대학교를 졸업하였고 음악목회를 하고 있는 교회 음악인이다. 그는 교회음악 관련 저술과 논문을 통해 한국의 교회음악 발전을 위하여 크게 노력하고 있으며, 우리가 부를 찬송은 우리의 정서로 작곡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운율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도록 9/8박을 택하였고 한국적 선율에 서양의 전통적 화성진행을 활용하는 등 한국음악과 서양찬송과의 접목을 시도한 작곡가이다.

신상헌 목사
고신대학교 교회음악대학원 졸업
한세대학교 일반대학원 음악치료학 박사수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