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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문화

예수 사랑을 기업 경영에 반영하다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기업 경영에 반영해보고자 한다면 ‘몬드라곤의 기적’을 일독하기를 권해본다. 본 기자가 자본주의도 사회주의도 아닌 제3의 길을 고민하던 20대 초반 ‘몬드라곤’에 대한 이야기는 참으로 가슴 벅찬 스토리였다. 


  몬드라곤은 스페인 북구에 있는 인구 22만 명의 한 도시 이름이기도 하지만, 그 지역을 대표하는 몬드라곤 노동자 협동조합 그룹을 뜻한다. 쉽게 말해 몬드라곤 그룹의 계열사들이 모두 노동자 협동조합 기업으로 이뤄져 있다는 것이다.   


  몬드라곤은 스페인 내전 후 인구의 80%가 떠난 몬드라곤 지역에서 호세 마리아 신부가 지역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기술학교를 세우면서 시작됐고, 1956년 석유난로공장 ‘울고(ULGOR)’를 설립한 것이 협동조합 기업의 출발이었다.    


  이후 몬드라곤은 스페인 10대 기업으로 성장하게 되는데, 세계적으로 주목받게 된 계기는 2008년 전세계적 금융위기 때였다. 당시 스페인 기업의 도산율이 무려 2.4%에 달할 때 몬드라곤 그룹 255개 회사 중 파산한 곳은 단 1개에 불과했을 뿐 아니라 단 한 명도 해고하지 않은 기적을 만들어냈다. 


  이러한 기적을 만들어낸 원동력은 바로 ‘몬드라곤 그룹에 해고란 없다’는 사명뿐 아니라 몬드라곤 그룹의 독특한 운영 시스템에 있다. 2010년 현재 몬드라곤은 약 260개 회사가 금융, 제조업, 유통, 지식 등 4개 부문을 포괄하는 하나의 그룹 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데, 시대의 경영 환경 변화에 따라 한 계열사가 파산하게 되어 대량으로 실직자가 발생하면 이들을 모두 재교육해서 성장하는 계열사로 100% 직장을 옮겨주는 독특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본 기자가 무엇보다 감동적이었던 기업은 몬드라곤 그룹의 소매유통업체인 ‘에로스키’였다. 몬드라곤의 다른 계열사들이 대부분 노동자 협동조합인데 반해 한국의 이마트나 롯데마트에 해당하는 ‘에로스키’는 소비자와 직원이 함께 소유하는 협동조합이다. 이들은 소비자에게는 질 좋은 제품을 제공하고 직원들에게는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 위해 이사회를 구성할 때 소비자 조합원이 뽑은 이사 50%, 직원 조합원이 뽑은 이사 50%로 구성하여 유형이 다른 조합원들의 이해관계를 모두 충족시키고 있었다.     


  아무튼 ‘몬드라곤의 기적’은 이러한 기적을 만들어내고 있는 몬드라곤의 현황과 조직구조, 금융·제조업·유통·지식 부문의 발전과정, 몬드라곤이 중요시하는 협동조합의 원칙과 가치, 몬드라곤의 미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도행전 2장 41-47절을 보면 성령이 임한 초대교회 공동체의 모습이 잘 나타나 있다. 그들은 사도의 가르침에 몰두하며 모든 것을 공동으로 소유하고 재산과 소유물을 팔아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대로 나누어주었다고 한다. 본 기자는 몬드라곤 협동조합이 바로 이러한 예수그리스도의 사랑과 능력이 임한 교회 공동체의 모습에 가장 가까운 기업 형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최근 다른 지역의 한 대형교회가 오랫동안 근무해온 방송 담당 직원을 대량 해고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으면서 마음이 너무 아팠다. 요즘 교회들이 교회 밖의 이웃을 돕는다고 강조하지만 정작 교회에 속한 가난한 성도들과 직원들은 돌보지 않는 건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한국교회의 진정한 부흥은 말씀과 기도로 무장한 교회가 어려움에 처한 성도를 돌보고, 그리스도인 기업가들이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직원들을 돌보는 데서 시작되지 않을까. 대부분 가난했지만 한끼 금식을 통해 힘든 성도를 돌보았던 초대교회와 60·70년대 한국교회의 믿음이 필요한 시기이다.              

김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