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빛 독자들에게 익숙한 수필가가 첫 번째 책을 발표했다. 바로 본지 신앙에세이 지면에서 수필을 연재한 수필가 김용숙 작가다. 김 작가는 2014년 계간 『동리목월』 신인상으로 등단해, 진솔하고 울림이 있는 글을 써 오고 있다.
편집자 주
첫 번째 책 출간을 축하드린다. 어떻게 책을 쓰게 되었는가?
“어린 시절 고열로 인해 소아마비를 앓아서 두 다리가 불편하다. 학창 시절에는 글짓기 부에서 활동도 하고, 교내에서 상도 여러 번 받았다. 그러나 결혼을 하고 살림과 육아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글쓰기는 밀려났다. 특히나 부모가 모두 장애가 있다는 것이 남들이 볼 때 흠이 될까 하여 두 아들에게 많은 신경을 쏟았다. 이웃에서도 여러 가지 모양으로 많이 도와주셨지만, 어쨌든 아이들을 책임지는 것은 부모의 몫이었다. 귀금속 판매로 생계를 꾸려가며, 살기 바빴다.
사스라는 전염병이 유행했을 때로 기억한다. 나처럼 다리가 불편하면서 귀금속을 파는 분들이 계셨는데, 두 분이나 마스크를 쓰고 들어온 괴한에게 폭행을 당하고, 가게에 있는 모든 것을 하염없이 빼앗기는 일이 있었다. 우리 부부도 그런 상황이 닥치면 피할 길이 없어, 그 길로 귀금속 판매일을 그만두었다.
이후 자연스럽게 글쓰기를 하게 된 것 같다. 내 속에 있는 것들을 다 토해냈다. 2014년에 등단했고, 이번에 그간 썼던 수필을 엮어서 1권의 책으로 만들어 냈다.”
책을 통해 어떤 것을 나누고 싶은가?
“이 책에는 내 삶이 고스란히, 가감 없이 담겨있다. 책을 읽고 장애를 가진 분들은 물론 소외계층이나 코로나 19로 어려움을 겪는 모든 이에게 위로를 전하고 싶다. 장애를 가진 사람도 이렇게나 열심히 살았는데, 세상에 못 해낼 일이 없음을 말하고 싶다. 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가지도록 말이다.
그리고 용기를 못 내는 장애인들에게도 용기를 전하고 싶다. 울타리 안에서 벗어나 세상으로 나가서 많은 이들과 소통하고 경험하고 도전하기를 바란다. 이 책이 세상으로 나가는 구름판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목발 부부 이야기』라는 제목의 의미는?
“우리 부부는 장애가 있지만 삶을 열심히 살아왔고, 남에게 꾸지 않고 살 정도는 가정을 가꾸어 왔다. 자녀들도 각자 자리를 잡고 성실히 살아가고 있다. 첫째로 이러한 일상적인 삶에 대한 감사를 담았다.
두 번째 이유는 남편이 택시 운전을 하며 겪었던 일을 떠올리다 생각했다. 한 날은 늦은 밤 취객을 태우게 되었고,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취객에게 폭언과 욕설을 듣는 것은 물론 차량도 망가지고, 남편도 폭행을 당한 일이 있었다. 속상하고 슬픈 마음은 말할 수가 없었지만, 동시에 우리가 몸이 불편한 것이지 정신에 장애가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에 감사했다. 택시 운전사가 장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시하고 폭행한 그 사람이야말로 장애가 있는 게 아닐까. 그리고 부부가 함께 소통하고 이야기 나눌 수 있다는 것도 감사했다. 이러한 감사를 담아 제목을 짓게 되었다.”
요즘 어떤 마음으로 신앙생활을 하는가?
“형통할 때 기뻐하고 곤고할 때 되돌아보자는 마음이다. 지금의 상황은 물질만능주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하나님이 경고를 하시는 게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지난 삶을 돌아보면, 하나님께서는 늘 자신께 돌아오라는 메시지를 삶에서 주셨다. 지금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세상에는 좋은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 몇몇 소수의 악한 자들 때문에 온 세상이 나쁘게만 비치는 것이다. 긍정적이고, 선하고, 배려 넘치는 사람을 많이 만났다. 살아볼 만한 세상이다. 모두 조금만 더 힘을 내주시길 응원한다.”
김상희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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