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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계/교계일반

'고개 숙인 사람들'이 울산 이야기로 가을을 지피다

 

대금콘서트 '고개 숙인 사람들'이 지난 10월 초 예문아트홀에서 진행됐다.

 

“고개 숙인 사람들에게 위로로 다가가고 싶은 연주자의 마음”


  울산 국악인 박성태의 대금 콘서트가 열렸다. 10월 2일 오후 5시 예문아트홀에서 열린 이 행사는 국악동인 ‘휴’ 주최 및 울산광역시와 울산문화재단의 후원으로 이루어졌다. 박성태 국악인은 그동안 수많은 연주를 해왔지만 개인 콘서트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연주자로서 의미 있는 콘서트이자 청취자들의 열기로 울산의 가을 쪽문이 열리는 행사였다.    


  발표된 10곡에는 울산 이야기와 연주자의 개인 스토리가 담겨 있었다. ‘울산의 고래’가 연주될 땐 아트홀이 동해가 된 듯 관람객들이 고래처럼 즐거워했다. 지천명을 눈앞에 둔 연주자가 나이 들수록 아버지 생각이 차향처럼 우러나오는 것 같다고 고백하며 객석에 앉은 아버지를 소개하기도 했다. ‘다향茶香’이 연주될 때 객석에서 아들을 넌지시 바라보는 아버지의 뒷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또 쇠부리축제와 연관된 ‘쇠에 바치는 노래’는 쇠의 속성이 차갑고 단단한 것만 아니라 부드러우면서도 뜨거움을 숨긴 쇠를 음미하게 했다. ‘처용가’는 장생포 설화 처용이야기가 그 당시 역병을 물리치기 위한 노래로 불렸던 것을 되새기며 현재 코로나19를 물리치고자 하는 의미가 담겨있었다.


  박성태 국악인은 연주가 끝난 사이사이 관람객들에게 농담을 던지기도 하고 퀴즈를 내며 다음 곡을 이어가는 재치를 보여주었다. 울산지역의 특색과 자랑거리를 스토리로 형상화한 대금 콘서트라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콘서트 주제문구 ‘고개 숙인 사람들’은 올여름 무더위와 코로나로 지친 사람들을 의미했으며, 그렇게 고개 숙인 사람들에게 위로로 다가가고 싶은 연주자의 마음이 담긴 행사였다.


설성제 집사
태화교회
울산의 빛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