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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발행인칼럼

부모의 마음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가 있다면 ‘어머니’가 아닐까요? ‘어머니’라고 부르면 나이가 많아도 눈물이 나는 것입니다. 나이가 들어 죽을 때가 되어도 ‘어머니’는 부르면 목이 멥니다.


  우리 어머니는 언제나 나에게 용기를 주신 분입니다. 어린 시절에도 “재부야, 열심히 공부해라. 아무리 없어도, 속옷을 팔아서라도 공부를 시켜 줄 테니 걱정하지 말아라.”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저는 열심히 공부하고 훈련받아 목사가 되어 있습니다. 


  부모님의 사랑은 하늘같이 높고 바다보다 깊은 것입니다. 부모님은 자식이 나이가 아무리 들어도 어린아이로 보는 것입니다. 70대가 되는 아버지가 50대의 아들과 지하철을 타는데, 아버지가 표를 사면서 하는 말이 “어른 표 한 장하고 아이 표 한 장”을 달라고 하는 것이 부모입니다. 


  어느 시골 따뜻한 봄날, 대청마루 위에 83세가 되는 아버지와 53세 되는 아들이 앉아서 햇볕을 받고 있습니다. 어디선가 까치 한 마리가 날아와서 대청마루 끝에 앉았습니다. 


  아버지가 묻습니다. 
  “아들아! 저것이 무엇이고?”
  아들이 대답합니다. 
  “아버지 그것은 까치입니다.” 
  조금 있다가 다시 아들에게 묻습니다. 
  “저것이 무엇이고?”
  아들이 대답합니다. 
  “아까 까치라고 안합디까?”
  또 조금 있다가 다시 아들에게 물어봅니다. 
  “저것이 무엇인고?”
  아들이 신경질을 부리면서 대답을 합니다. 
  “아까 까치라고 해도 못 알아들었습니까?”


  아버지는 화를 내는 아들이 못마땅하여  방안에 들어가서 옛날 일기장을 들고나왔습니다. 그리고는 일기장을 펴서 아들에게 읽어보라고 합니다.


  “따뜻한 봄날 우리 아들과 같이 대청마루에 앉아 있는데 까치 한 마리가 날아와서 대청마루 끝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사랑하는 아들이 나에게 물었다. 
  “아빠, 저것이 무엇이에요?”
  나는 대답을 했다. 
  “그것은 까치란다.”
  잠시 뒤에 내 아들이 또 물었다. 
  “아빠 저것이 무엇이에요?” 
  “응. 그것은 까치란다.”
  그날 우리 아들은 나에게 23번이나 똑같은 질문을 했다. 나는 그때마다 똑같이 대답해주었다.”


  일기장을 읽던 아들이 눈가에 눈물을 흘리면서 아버지를 꼭 안아주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제 아버지는 83세에 돌아가셨습니다. 동맥류라는 지병을 앓으시면서 마지막을 보낼 때, 우리 집에 잠시 모시면서 예수님을 소개했습니다. 그러자 아버지는 “나는 죄를 짓지 않았기 때문에 천당이 있다면 내 같은 사람이 가야 한다.”라고 하셨죠. 하지만 임종을 보름 정도 남겨 놓으시고는 급격히 체력이 저하되자 죽음을 무서워하시며 저를 찾으셨습니다. 아버지께 지금이라도 예수님에게 나는 죄인이라고 고백을 하고 회개하고 천국에 가야 한다고 간곡히 부탁을 드렸더니, 그처럼 완고하시던 우리 아버지가 눈물을 흘리면서 복음을 받아들이셨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가슴으로 안고 기도를 드렸던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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