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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특별기고

고난을 기억하게 하는 하나님의 교육방식

 

 

하나님은 왜 아프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기념하게 하셨을까
“고난을 통해 겸손을 배우고,…순종을 배우는 교육의 현장”


  해마다 벚꽃이 피고 아름다운 봄을 맞이할 때마다 찾아오는 절기가 있다. 바로 고난주간이다. 매서운 한파와 싸우며 이파리 한 장 없이 맨몸으로 우두커니 서 있던 나무들이 겨울을 나고 거리마다 곱게 핀 꽃들로 아름다운 계절에 주님이 가신 십자가의 길을 묵상하며 고난주간을 지난다. 아름답게 핀 꽃들을 보고 향기로운 봄바람을 맞으며 기쁘고 즐거워야 할 것 같은 계절에 고난을 묵상하자니 가끔은 뭔가 아쉽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요즘은 하늘길이 막혀 엄두도 못 낼 일이 되었지만, 1년에 한 번씩 여행사마다 이스라엘 성지순례 패키지를 소개하곤 했다. 성지순례를 가서 가장 많이 보는 장소가 광야이다. 가장 아름답고 멋들어지게 지어진 왕궁도, 장엄하게 펼쳐진 자연광경도 아닌 광야를 보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이런 광경을 보려고 물질과 시간과 수고를 들여서 찾아가다니 왠지 고난주간과 같은 맥락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매 년마다 우리가 기념하는 절기들, 성지를 찾아 순례하는 모습을 떠올려 보면 한 가지 공통된 특징을 가지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고난을 기념하는 것이다. 무서운 핍박의 자리, 끔찍했던 일들이 일어난 장소와 시간들이 다 성지이고 기념일이다. 하나님은 왜 이런 장소와 시간들을 기념하도록 하셨을까. 즐겁고 기쁜 일들을 기억하면 좋은 추억이 될 텐데, 왜 아프고 고통스러운 숨기고 싶은 시간과 장소를 기념하게 하셨을까. 


  고난을 통해 겸손을 배우고, 어떤 위기의 순간에도 하나님을 의지하고, 믿음의 성숙을 이루어 하나님의 뜻에 점점 더 가까워진 순종을 배우는 교육의 현장이기 때문이다. 지금 고난 당해 눈물 흘리고 기도하는 우리 학교가, 회사가, 가정이, 거실이, 안방이, 주방이 지나고 보면 어느새 나를 성숙하게 하고 하나님께 가까워진 성지이다. 주님이 함께 계시면 가장 힘들었던 순간, 그 자리가 성지가 된다. ‘아, 내가 여기서 하나님의 역사를 경험했지, 여기서 주님을 만났지, 여기서 내 삶이 바뀌었지.’ 주님이 성지 되게 하시는 것이다. 


  현재의 황폐함과 어려움이 우리를 두렵고 힘들게 하지만 주님이 함께하시기에 성지가 된다. 이 고난을 통과하고 나서 찾아오는 것이 바로 부활이다. 힘들고 어려웠던 순간, 답답하고 안타까웠던 삶의 현장을 인내해 내면 그곳이 다 하나님의 성지가 된다. 내 힘으로 할 수 없어 발버둥 치며 죽음과 같은 시간들을 지나고 나면 주님과 함께 부활에 동참하는 시간이 오는 것이다. 영원히 잊을 수 없는 믿음의 기념비, 영원히 잊을 수 없는 부활의 기쁨이 우리 가운데 세워질 것이다.



김보민 목사 
열방의빛교회 
울산의빛 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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