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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문화/신상헌 교수의 찬송이야기

"네 길을 여호와께 맡기라 그를 의지하면 그가 이루시고(시37:5)"

 


나는 갈길 모르니 주여 인도하소서 

어디가야 좋을지 나를 인도하소서

어찌해야 좋을지 나를 가르치소서
         
아무것도 모르니 나를 가르치소서

어디가야 좋을지 나를 인도하소서

어찌해야 좋을지 나를 가르치소서   

아기 같이 어리니 나를 도와주소서
힘도 없고 약하니 나를 도와주소서
의지 없이 다니니 나를 위로하소서  
         
맘이 심히 슬프니 나를 위로하소서

힘도 없고 약하니 나를 도와주소서

의지 없이 다니니 나를 위로하소서 아멘

 


지금 우리나라는 트로트가 하늘을 찌르고 있는 전성시대이다. TV를 틀면 어느 방송, 어느 프로그램이든 트로트 가수가 나오는데, 이러한 트로트의 인기가 언제까지 지속할지는 알 수 없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는 BTS(방탄소년단) 음악이 미국 음악 전문 매체인 빌보드 차트를 비롯한 글로벌 차트에서 순위를 나타내고 있는 등 예로부터 흥이 많은 민족임에는 틀림이 없다.


  심리학자들은 음악의 힘이 과거의 정서를 불러일으키는 작용을 하며, 아드레날린의 분비를 촉진해서 신체조직(혈압, 심장 박동 등)의 긴장을 증가시키고, 정서적 반응을 일으켜 활력소를 제공하기도 하며, 뇌세포를 활성화한다고 했다. 또한 어거스틴은 소리가 도덕적 정서를 만족할 수 있게 한다고 했으며, 스파르타가 힐테니우스에게 군가를 보급해서 사기를 진작시켰다는 기록도 있다. 사무엘상 16장 23절에도 “하나님께서 부리시는 악령이 사울에게 이를 때에 다윗이 수금을 들고 와서 손으로 탄즉 사울이 상쾌하여 낫고 악령이 그에게서 떠나더라.”라고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음악은 정신건강뿐만 아니라 신체 건강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필자도 음악치료(재활)를 하면서 여러 대상자에게 다양한 음악을 사용하는데, 아무리 좋은 음악이라도 경험하지 못했던 음악(장르)은 단지 소음일 뿐이다. 경험이란 많이 노출된 환경을 말하는데, 클래식이나 대중음악, 찬송가나 CCM 등 어느 환경에 노출되었느냐가 중요하다. 또한 어떤 음악이든 듣는 그 순간의 감정에 따라서도 기분이 좋을 수도, 아닐 수도 있다. 따라서 찬송가나 명 성가, 클래식 음악 등의 환경에 많이 노출되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할 수 있다. 


  오늘 소개할 찬송은 375장 ‘나는 갈 길 모르니’이다. 원제목은 ‘구주 예수님 나를 조종해 주세요(Jesus, Savior, Pilot Me)’이다. 이 찬송시는 단순하면서도 간절한 소망이 담겨 있는데, 에드워드 호퍼(1818-1888) 목사가 작시하였으며, 1871년 <선원지>에 처음 실려 소개되어서 다음 해인 1872년에 필라델피아 출신의 작곡가인 죤 에드가 고울드에 의해서 작곡되어 PILOT이라는 곡명이 붙었다. 호퍼목사는 1818년 2월 17일 뉴욕시에서 태어나, 뉴욕대학에서 공부하였고 이어 유니온신학교를 졸업하고 장로교 목사로 안수받은 후, 뉴욕주 그린빌과 롱아일랜드주의 새그 하버에서 11년간 목회를 하다가, 뉴욕시의 <바다와 육지교회>에 부임한 후 종신토록 이곳에서 시무했다. 뉴욕시의 <바다와 육지교회>에는 항구도시답게 선원들이 많이 출석했는데, 이들은 뱃사람들로서 말씨나 행동은 거칠었으나 그들의 마음속에는 항상 바다가 주는 위험에 대한 공포가 있었다. 호퍼 목사는 이들을 위해 많은 찬송시를 지었는데, 이 찬송가를 비롯하여 수많은 찬송가를 선원들을 위해 만들어서 위험한 선원 생활에서 더욱더 예수님을 의지하도록 했다.


  우리가 부르는 가사는 배위량 선교사 부인인 안애리(Annie L. A. Baird) 여사가 번역하면서 지금의 가사로 부르게 되었는데, 이 찬송은 일제식민지 시절 전국에서 많이 애창되었다고 한다. 구한말, 일본․중국․러시아 3국이 저마다 이 땅을 삼키려고 할 때, 이 찬송을 번역하던 안애리 여사는 완전 창작 가사로 이렇게 만들었다. 2절<어찌 해야 좋을지 나를 가르치소서>, 3절<힘도 없고 약하니 나를 도와주소서>, 4절<의지 없이 다니니 나를 위로하소서> 등 당시 우리 선조들의 심정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 안애리여사는 1890년 배위량(William Martyne Baird) 선교사와 결혼하여 1891년 북장로교 선교사로 내한하여 한국에서 부산, 대구, 평양에서 선교사로 일생을 보냈다. 

  이 곡의 배경은 시 37:5, “네 길을 여호와께 맡기라 그를 의지하면 그가 이루시고”라는 말씀이다. 2021년 새해를 맞이하면서 지난 1년간 지속되어온 코로나19로 인하여 막막한 우리들의 모든 염려되는 일과 알 수 없는 앞길을 온전히 여호와께 맡기는 우리 모두가 되었으면 한다.

 
 
신상헌 목사
고신대학교 교회음악대학원 졸업
한세대학교 일반대학원 음악치료학 박사수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