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감사절의 유래와 의미
“최악의 상황에서 최선의 감사”를 드린
믿음의 선배들의 ‘감사정신’
추수감사절의 역사적 유래
종교적 자유와 아메리카 신대륙의 꿈을 안고 ‘메이플라워’를 탔던 102명의 영국 청교도들은 성난 파도와 싸워야 했고, 기대하지 않았던 살인적인 괴혈병에 시달려야 했다. 1620년 12월 21일 미국 프리머스 항구에 도착한 청교도들은 대부분 지식인들로 도시 출신들이었다. 따라서 이들은 노동이나 농사를 몰랐다. 추운 겨울에 도착했기 때문에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배고픔과 전염병과 싸우면서 도착한 사람들의 약 절반 가량이 그 해 겨울에 죽어 갔다.
그런데 봄에 뜻밖에 한 사람의 인디언이 그들을 찾아온다. 그리고 이들에게 농사 짓는 법을 가르쳤다. 그의 지도를 따라 열심히 농사를 지었던 이 청교도들은 그 해 가을에 의외의 풍성한 곡식을 추수할 수가 있었다. 너무나 고마웠던 그들은 인디언 추장 매스소이트라는 사람과 90명의 인디언 식구들을 전부다 초청해서 함께 어울려 한바탕 떠들썩한 감사의 예배를 드리고, 감사의 잔치를 가졌다. 이것이 지구상에서 첫 번째 감사의 예배요, 감사의 잔치였다.
1623년에는 플리머스 식민지의 책임 행정관이었던 윌리엄 브래드포드가 추수감사절을 공식선언하였다. 그렇지만 국가적인 기념일은 아니었다. 그리고 추수감사절의 날짜도 각 주마다 달랐다. 그러던 것이 1863년 미국의 에이브라함 링컨 대통령은 이런 청교도 정신, 특별히 이런 감사의 정신을 계승할 필요가 있다고 느껴서 매 11월 마지막 목요일을 소위 Thanksgiving Day, 추수감사절로 지킬 것을 국가적으로 선포했다. 이후 1941년 의회가 11월 넷째 주 목요일로 날짜를 변경할 것을 결정하고,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이 이를 승인하여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다. 돌이켜보면, 당시 청교도인들의 추수감사절은 최악의 상황에서 드린 최선의 감사였다고 말할 수 있다.
성경에서의 추수감사절
구약성경에 보면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3대 절기를 지킬 것을 말씀하신다. 즉, 유월절과 칠칠절(오순절·맥추절), 초막절이다. 3대 절기는 출애굽 사건과 관련돼 있다. 종살이를 하던 이집트에서 해방되어 40년 광야생활을 거쳐 하나님이 약속하신 가나안땅에 들어온 역사를 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유대인들의 3대 절기는 농사력과도 관련이 있다. 그러니까 봄 추수 직후 드리는 유월절, 보리 수확을 마치고 드리는 칠칠절, 그리고 가을 농사 이후의 초막절이다. 이들 절기 가운데 가장 큰 절기는 초막절로써 올리브와 포도, 무화과 등의 수확이 절정을 이룬다. 따라서 초막절의 또 다른 이름인 수장절은 가을 추수를 창고에 들인 후 감사하며 지키는 절기란 뜻이라고 할 수 있다. 유대인들의 또 다른 별명이 감사의 민족이라고 하는데, 하나님께 나아가는 모든 기도문의 첫 고백이 ‘할렐루야’로 시작되는 감사 시편은 초막절에 읽혀진다.
한국교회의 추수감사절
한편, 한국교회는 1908년 예수교장로회 제2회 대한노회에서 추수감사절을 양력 11월 마지막 목요일로 정하였다. 그 뒤, 1912년 조선예수교장로회 제1회 총회에서 음력 10월 4일로 감사일을 바꿨다. 1914년 제3회 총회에서 다시 한 번 추수감사절이 바뀌었는데 한국에 선교사가 처음 온 날을 감사일로 정해 11월 셋째 주일 후 수요일이 되었다. 그 뒤, 1921년 장로교와 감리교의 연합협의회에서 한국교회의 감사일을 매년 11월 둘째 주일 후 수요일에 기념하기로 결의한 것을 제10회 총회에서 채용하여 전국교회가 실시하였다. 현재는 대부분의 미국교회의 감사절기를 따라 매년 11월 셋째 주일에 지키고 있다. 그렇지만 한국교회가 지키는 추수감사절은 추수가 이미 다 끝나고 겨울에 접어든다는 점에서 시기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분들이 있다. 때문에 추석 주간이나 10월에 드리는 교회들도 있는 것이 현실이다. 독일이나 유럽은 대부분 10월 첫 주일을 추수감사절로 지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한 것은 추수감사절은 말 그대로 감사를 나누는 은혜의 시간이다.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들과 청교도들은 최악의 상황에서 최선의 감사를 드렸다. 그들은 절망적인 순간에도 감사할 줄 알았던 사람들이었다. 배고픔과 추위 속에서도 그들은 예배를 드렸던 사람들이었다. 노도광풍으로 하늘을 가리웠던 위급한 순간에도 그들은 마음의 하늘을 열었던 사람들이었다. 지금 나라 안팎으로 힘들고 어렵다. 코로나19는 물론이고 경제성장의 침체로 많은 사람들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렇지만 최악의 상황에서 최선의 감사를 드릴 수 있었던 믿음의 선배들의 정신을 본받아 우리도 이렇게 큰 소리로 외쳐 보면 어떨까 생각한다.
“감사합니다. 주님! Thank You, Jesus!” 이 감사로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이 하나님 안에서 보다 풍성해지기를 기원한다.
오주철 목사
언양영신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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