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능이 끝난 저녁 공기에는 설명하기 어려운 온기가 있다. 도시는 늘 같은 불빛 아래 흘러가지만, 부모와 자녀의 마음에는 알 수 없는 해방감과 아쉬움이 함께 내려앉는다. 시험장을 나오는 아이들의 어깨에는 안도의 숨과 씁쓸한 여운이 함께 묻어 있고, 그 모습을 멀찍이 바라보는 부모의 눈빛에는 “정말 고생 많았다”라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따스함이 담겨 있다.
이 짧은 침묵의 순간, 보이지 않지만 가장 가까이서 걸음을 맞추어 주시는 한 분이 계신다.바로 예수님이시다. 하나님은 언제나 고단한 하루의 끝에서 가장 깊은 위로와 가장 정확한 메시지를 들려주신다. 수능을 치른 오늘이라는 시간을 주님은 결코 가볍게 보지 않으신다.
“나는 너를 보았다”_ 자녀에게 주시는 음성
예수님은 먼저 시험을 마친 자녀에게 조용히 다가오신다. “사랑하는 아들아, 사랑하는 딸아, 너는 오늘 시험지를 푼 것이 아니라 네 인생의 한 페이지를 넘어간 것이란다.” 책상 위에서 떨리던 손, 문제 하나를 붙들고 씨름하며 숨을 크게 들이쉬었던 그 용기, ‘혹시 틀린 건 아닐까’ 마음이 철렁 내려앉던 순간들, 부모도 교사도 친구도 보지 못한 그 미세한 떨림을 주님은 모두 보고 계셨다.
성경에 등장하는 하갈이 광야에서 외치던 말, “나를 살피시는 하나님(창 16:13)” 이 문장이 오늘의 수험생에게 그대로 적용된다. 주님은 말씀하신다. “나는 성적표를 보지 않는다. 나는 네 마음을 본다.”
기독교 영성서적 『하나님을 향한 여정』에서 저자 제임스 휴스턴은 인간의 가치를 “성취가 아니라 존재 자체의 신비”라고 말했다. 바로 그 고백처럼, 주님은 아이의 성적보다 그가 흘린 눈물, 견딘 시간, 포기하지 않으려는 의지를 더 귀하게 여기신다. 그리하여 주님의 한마디는 아이의 굳어 있던 어깨를 부드럽게 풀어낸다. “잘했다. 너는 충분하다.”

“네 기도가 아이를 지켰다”_ 부모에게 주시는 위로
수능은 단지 자녀만의 싸움이 아니다. 부모는 매일 태연한 얼굴로 ‘괜찮아’라 말했지만, 사실은 누구보다 더 떨리고 더 간절했고, 더 아팠다. 예수님은 그 부모의 등을 조용히 어루만지신다. “사랑하는 부모여, 네가 흘린 눈물과 기도를 나는 기억한다.” 내색하지 않고 부엌에서 씻겨 내린 눈물, 밤늦게 아이가 잠든 줄 알고 몰래 드린 기도, ‘하나님, 이 아이의 길을 지켜 주세요’라며 떨리던 두 손, 그 모든 순간은 하늘의 책에 기록된 예배였다.
리처드 포스터의 『기도』에는 이런 문장이 나온다. “부모의 기도는 아이가 보지 못하는 곳에서 그 영혼을 감싸는 하나님의 손길이 된다.” 성적이 아이를 지킨 것이 아니라, 부모의 기도와 눈물이 아이를 지킨 것이다. 그러므로 주님은 부모의 마음에 이렇게 확신을 심어 주신다.
“네 수고는 헛되지 않았다. 내가 너의 기도에 응답했다.” 부모의 마음 한편이 이 말 앞에서 조용히 무너지고 다시 일어난다. 기도는 흔들렸지만 하나님은 흔들리지 않으셨기 때문이다.

“내가 열린 문을 너는 아직 보지 못했다_ 주님의 더 큰 길
세상은 수능이 끝나면 곧바로 결과를 말한다. 숫자로 학생을 평가하고, 점수로 미래를 단정하려 한다. 그러나 하나님은 인간의 기준보다 훨씬 먼 곳을 바라보신다. “너희가 두려워하기 전에 나는 이미 길을 만들고 있었다.” 요한계시록에 등장하는 “열린 문(계 3:8)”은 사람이 닫을 수 없는 길, 하나님이 직접 준비하신 길을 의미한다. 수능의 결과가 어떠하든, 하나님이 준비하신 문은 성적표보다 크고, 합격보다 깊고, 진학보다 넓다. 때때로 우리가 바라보는 문이 닫히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러나 믿음의 사람들은 알고 있다. 닫힌 문 뒤에는 다시 열릴 문이 있다는 것을. 주님은 말씀하신다. “아이의 미래는 점수 안에 갇힌 적이 없다.” 이 한 문장은 두려움으로 움츠러든 부모와 자녀의 마음을 동시에 풀어내는 복음의 반전이다.
“너는 점수가 아니라, 내 사랑이다” _ 모든 가정에게 주시는 은혜
마지막으로 주님은 오늘 수능을 보내낸 모든 가정에게 가장 따뜻한 선언을 주신다. “너는 시험을 잘 봐서 사랑받는 것이 아니라 내가 너를 지은 순간부터 이미 사랑받는 존재였다.” 이 말은 존재의 깊은 곳을 흔드는 고백이다. 아무것도 이루지 않아도 사랑받을 수 있는 존재, 그것이 바로 하나님의 자녀이다. 주님은 부모에게도 덧붙여 말씀하신다. “너희의 두려움보다 내가 더 크니 안심하라.” 시험은 오늘 끝났지만, 하나님의 동행은 오늘부터 새롭게 시작된다. 결과가 나오기 전에도 하나님은 함께하시고, 결과가 나온 뒤에도 하나님은 떠나시지 않는다.
하나님은 오늘도 가정의 손을 잡고 계신다
어쩌면 이 칼럼을 읽는 누군가는 마음 한편이 여전히 무겁고 불안할지 모른다. 그러나 하나님이 주시는 위로는 우리의 두려움보다 훨씬 크다. “잘했다. 너는 충분하다. 내가 너와 함께 있다.” 이 세 마디는 오늘 수능을 치른 모든 가정의 가슴 한복판에 따뜻한 빛처럼 내려앉아, 서로를 깊이 안아줄 힘이 된다. 그리고 이 말은 오늘만을 위한 위로가 아니라 앞으로 아이가 걸어가야 할 모든 날을 위한 하나님의 선언이다. “너는 점수가 아니라, 내 사랑이다.” 주님의 이 음성이 울산과 대한민국의 모든 가정 위에 깊이 내려앉아 오늘의 수고를 위로하고, 내일의 길을 밝히는 은혜의 빛이 되기를 소망한다.

그분과 동행
고견
먼 길 앞에서
그분이 먼저 걸으신다
우리는
그저
따라 걷기만 하면 된다
잘해서가 아니라
이름 때문에
하나님의 사랑을 받는다
그 이름은 ‘내 아이’
손을 잡아 주시며
주님이 말씀하신다
“수고했다
그리고
너는 내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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