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리스마스 하면 가장 먼저 산타 할아버지가 떠오르기 마련이다. 있다 없다 따져서 진실을 밝혀본들 무슨 의미가 있는가? 있으면 어떻고 없으면 어떤가? 아이들은 꿈과 희망을 먹고 자란다. 어른이 되어 한 번쯤 동심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다행스런 일이다. 콕 그렇게 꼬집어서 아이들의 꿈과 어른들의 동심을 짓밟아야 할까? 아파트 꼭대기 굴뚝마저도 사라져 버린 도시에서는 창가에 양말을 걸어둘수도 없다. 그만큼 동심의 꿈이 사라져 버린다.
크리스마스의 에피소드마저 사라져 버린 지 오래다. 욕심쟁이 스크루지 영감님은 어떤가? 구두쇠, 노랭이 영감이 회심할 기회마저도 사라져 버리게 되고 탐욕의 노예가 되어버린다. 사람들은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외면해 버리고 만다.
오우 헨리의 단편 크리스마스 선물은 어떤가? 가난한 남편은 애지중지하던 금시계를 팔아 아름다운 머릿결을 가진 아내를 위하여 머리빗을 사고, 아내는 긴 머리를 잘라 가발 공장에 팔아서 남편이 그토록 가지고 싶어 했던 시계줄을 샀다. 크리스마스 선물치고는 슬프고 아름다운 이야기다.
내게서 크리스마스의 시작은 미국에서 날아온 구호물자 상자 속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국민학교, 초등학교 하면 동심이 살아나질 않는다. 4 학년인가 산골에서 대처로 이사를 했다. 그해 겨울이 시작될 무렵 미국에서 지독히 가난했던 동방의 예의지국으로 선물을 보내온 것이다. 요즘처럼 물류가 빠르지 못한 때라 아마도 반년 전에는 떠나보냈을 성싶다. 그것도 이웃집 성당에 다니시던 분이 나눠주신 것이다. 빠알간 비로드 천을 둘러싼 솜털보다 부드럽고 폭신한 모자였다. 세모난 꼭대기에는 하얀 솜을 뭉쳐놓은 듯 커다란 방울이 달려있었다. 크리스마스에 산타가 쓴 모자를 어린아이 머리통에 맞춰놓은 듯하다.
이태나 지난 후에 크리스마스가 무엇인지 알았다. 그때로부터 아이의 마음속에는 예수님이 누구신지 자리매김을 했을 것이다.
해마다 교회 학생회에서는 밤샘을 해가며 크리스마스트리를 장식하고, 마분지, 색종이, 솜뭉치, 금가루, 은가루를 뿌려가며 카드를 만들었다. 새벽 된바람에 손을 호호 불어가며 새벽송을 돌았다, 청사초롱은 못되어도 머리를 맞대고 등을 만들어 앞장서기도 했다. 그때 그 동무들이 목사가 되고, 장로가 되고, 권사가 되고, 교수가 되었다.
그런 시절을 보내오신 분들이 크리스마스 문화 축제를 기획하고 자동차들이 쌩쌩거리는 길목에 트리를 세우고 크고 작은 전등을 밝히며 크리스마스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누군가 전해야 할 메시지가 아니라 우리 모두, 교회들이 전해야 할 가장 위대한 에피소드를 세상에 보여주는 것이 된다.
에피소드란 글의 막간, 음악의 막간에 들어가는 짧은 이야기다. 이것이 있으므로 감동이 깊어지는 글이 되고 아름다운 연주가 된다. 역사의 막간, 잠시 머물다 떠나가 버린 예수, 그는 역사의 가장 위대한 에피소드다. 세상을 세상 되게 하는 가장 아름다운 메시지다. 세상을 구원하고 나와 너를 구원하신 가장 위대한 메시지가 되신다.
해마다 크리스마스가 되면 꼬꼬맹이 손주들과 나 홀로 집에라는 영화를 본다. 3편까지 나왔으니 사흘은 함께 거실에 늘어져서 함께 놀 수 있다. 크리스마스의 전설이 아니라 가장 위대한 에피소드를 들려준다. 예수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이번 성탄절에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을 봐야겠다. 사랑하는 아내를 먼저 떠나보낸 잠 못 이루는 아빠를 위하여 새엄마를 만나게 하는 아이의 이야기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들려오는 라디오 방송에서부터 시작된다. 톰 행크스가 되고 맥 라이언이 되어 봄 직하면 어떨까?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꼭대기가 아니더래도 에피소드가 되지 않을까? 운명적인 만남에서 사랑이 되는 에피소드다.
이 참에 가장 위대한 에피소드 되신 예수와의 운명적인 사랑을 만드는 것이 된다면 생애 최고의 크리스마스가 되지 않을까? 내 삶에 가장 위대한 에피소드는 산타가 쓴다는 하얀 솜 방울과 따스하고 폭신한 하얀 줄로 둘러싼 빠알간 모자에서부터 자리매김하고 이제는 내 안에 가득 차 버린 사랑으로 남아있다.
내년에는 모든 것이 더 잘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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