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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생활 속 신앙이야기

"천천히 가도 괜찮아"

 

생활속 신앙이야기 3

그림이 있는 행복한 언덕, 로즈힐에서 노덕영 박사를 만나다.

 

로즈힐(Ro's Hill) 연구소 대표 노덕영 박사

 

- 그림이 있어 행복한 언덕! 로즈힐은 어떤 곳인가?
  “우리 연구소를 소개하기에 앞서, 종이에 물고기 한 마리를 그려보길 바란다. 어떤 모습인가? 옆을 바라보고 있는 물고기의 모습일 거라 확신한다. 1천 명 중 2~3명만 옆모습이 아닌 모습을 그린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엄청난 충격이었다. 그리고 이를 깨닫기 전에는 나 또한 옆모습을 그렸다. 눈이 안 보이시는 안마사분들이 모여 사는 마을에 방문한 적이 있다. 우연한 기회에 그분들께도 물고기를 그려보라 할 수 있었다. 그러자 한 분이 “그럼 물고기를 만져볼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 아닌가. 눈을 뜨고 있는 우리가 눈을 감은 건지, 눈을 감고 있는 그들이 눈을 뜨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보이는데도 왜 보지 않고 살아가는가. 이러한 경험을 통해 로즈힐은 전도식기(6~7세)에 해당하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참된 ‘앎’을 전달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전도식기 아이들에게 물고기를 그려보라고 똑같이 옆모습을 그린다. 이들에게 다음에는 앞모습을, 위에서 본 모습도, 옆모습도 그려보라고 말해줄 수 있는 스승이 되고 싶었다. 눈에 보이는 사물을 넘어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는 새로운 문을 열어주기를 원한다.”


- 코로나19 전에는 매일 직원예배를 드렸다고 들었다. 

  “감사하게도 그럴 수 있었다. 항상 하나님께 의지할 수밖에 없는 나날들이었다.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2019년 12월 22일은 잊을 수 없는 날인데, 국내에서 미술 프로그램으로는 최초로 특허를 받은 날이기 때문이다. 덕분에 2020년을 희망과 기대감으로 시작할 수 있었다. 그렇게 편안하게만 생각했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코로나19로 지금 전 세계가 몸살이다. 모일 수가 없어서 교육도 모두 중단되었다. 연구진들의 실망감이 정말 컸으리라. 그들에게 할 수 있는 말은 내가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말뿐이었다. “걱정하지 마. 같이 가는 거야!”라고 말이다. 
  그래서 우리 연구소를 체험장으로 바꾸기로 했다. 곳곳에 정말 그림을 많이 그렸다. 이곳에 아이들이 직접 와서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공간을 오픈했다. 그러다 보니 대기할 장소도 필요해졌고, 원래는 사무실이었던 이 자리를 카페로 오픈하게 된 것이다. 짧은 시간에 준비했지만, 모두 하나님께서 인도하시고 이끌어 주시지 않으셨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 얼마 전, 연구소에서 그간 연구를 정리한 책 ‘천천히 가도 괜찮아’도 출간했다고.
  “지난 40여 년의 연구를 바탕으로 우리 연구소에서 진행해 온 기질에 관한 부모교육 내용을 그대로 글로 옮겼다. 세상의 어떤 아이도 아름답지 않은 아이는 없다. 아이들을 살펴보면 하나하나 독특한 뇌의 흐름을 알 수 있다. 그 가운데 숨겨져 있는 최고의 것을 뽑아낼 수 있도록 돕고 싶다. 특별히 로즈힐 연구소에서는 RDTA테스트를 개발해 활용하고 있는데 쉽게 말하면 ‘그림으로 보는 기질 유형’ 검사이다. 좀 전에 말씀드린 특허를 받은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성장기 아동은 물론 성인들도 검사를 받을 수 있다. 한 번에 다 자라는 아이는 없다. 그러니 천천히 가도 괜찮고, 넘어져도 괜찮다는 말을 아이들과 부모님들께 전하고 싶었다.”


- 마지막으로, 코로나19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의 우리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특히 지금 우리는 시선만 움직일 뿐 몸과 마음은 멈춰있다. ‘블루라이트’라는 단어가 익숙할 것이다. 아이나 어른이나 이 블루라이트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하지만 자연의 색을 회복하길 바란다. 하나님께서 주신 이 땅, 각자의 자리에서 말이다. 자리를 털고 일어나 밖에 나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자. 때로는 무릎을 굽혀 도심 속에서도 움을 틔우는 풀들을 바라보자. 너무나 아름답고 신비롭지 않은가! 우리가 자연을 보고 아름다움을 느끼듯이,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이처럼 아름답다고 말씀해주신다. 하루하루 살아있는 자연 가운데, 하나님과 동행하는 모든 독자분들 되기를 바란다.”   

김상희 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