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영박물관 상층 57~59전시실은 고대 레반트(Ancient Levant) 지역의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레반트(Levant)란 팔레스타인, 이스라엘, 요르단, 레바논, 시리아 서부에 해당한다. 이 전시실은 기원전 8,000년 신석기시대부터 기원전 539년 신바빌로니아가 멸망하기까지 역사적인 사건과 관련한 다양한 유물들을 소장하고 있다. 그 유물 중에서 우리는 가나안 정복시대(B.C. 1400~1200)와 관련한 유물들을 살펴볼 것이다.
1. 아마르나 토판들

이 토판들은 편지글인데, 편지의 성격상 연애편지가 아니라 청원 서신이다. 그 배경은 이러하다. 여호수아가 진두지휘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한창 가나안 정복 전쟁을 치르면서 연승가도를 달렸을 때, 상대편 가나안 부족들은 당혹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가나안 연합군들은 애굽 왕에게 토판에 서신을 써서 보냈다.
그 당시(BC 1,400~1,367년 사이)에 애굽은 아멘호텝 3세와 5세가 통치했는데 왕관이 상하 이집트 왕관을 모두 착용한 것으로 보아 매우 부강했음을 알 수 있다.

가나안 연합군이 애굽 왕에게 보낸 편지를 일컬어, <아마르나 토판>이라 부른다. 편지의 발신자(보내는 사람)는 여호수아에게 정복당했던 가나안 지역의 왕들이다.
“여호수아와 이스라엘 자손이 요단 이편 곧 서쪽 레바논 골짜기의 바알갓에서부터 세일로 올라가는 곳 할락 산까지 쳐서 멸한 그 땅의 왕들은 이러하니라 하나는 라기스 왕이요 하나는 게셀 왕이요 하나는 하솔 왕이요 하나는 므깃도 왕이요…. 모두 서른한 왕이었더라.”(수12:7~24)
실제로 애굽이 가나안 지역의 군주국이었으므로 가나안 왕들은 자신들에게 닥친 위험을 애굽 왕에게 보고했고, 보고 내용을 기록한 많은 토판 문서들이 건조한 사막기후로 인해 훼손되지 않고 잘 보존되어 발견되었다. 이 토판들은 대영박물관 82개, 베를린 지역 박물관에 160개, 카이로에 60개 소장하고 있는데 그중에 5개가 현재 대영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첫째와 둘째 토판은 하솔 왕과 라기스 왕이 각각 충성을 서약하는 내용을 담아 보낸 편지들이며, 셋째 토판은 하비루가 침입해 오니 구원 요청한다는 게셀 왕의 편지이고, 넷째 토판은 악고 왕이 붙잡은 하비루의 지도자를 이집트로 돌려보내지 않고 풀어주었다는 므깃도 왕의 편지이며, 다섯째 토판은 하비루를 언급하고 있는 세겜 왕의 보고이다 “당신들의 땅을 벗어난 히브리인들이 이곳 가나안 땅에 침공하여 우리의 삶의 터전을 빼앗고 있습니다. 바로여! 이 문제를 굽어살펴보시기 바랍니다.”
그렇다면 이 토판에 언급한 <하비루>는 누구인가? 하비루는 방랑하는 <유랑민>이란 뜻이다.
“너는 또 네 하나님 여호와 앞에 아뢰기를 내 조상은 방랑하는 아람 사람으로서 애굽에 내려가 거기에서 소수로 거류하였더니 거기에서 크고 강하고 번성한 민족이 되었는데”(신26:5) 그리고 이 하비루는 히브리(이브리)와 언어적으로 동일 어원을 가진다. 이를 고려할 때, <히브리 민족>을 의미한다고 추정해볼 수 있다. 이 히브리 떠돌이 방랑객들에게 하나님이 그들과 함께했더니 가나안 땅이 진동했고, 마침내 그들이 그 땅을 정복했다. 전쟁은 하나님께 속한 것이므로 하나님이 함께하시면, 아무리 열세하더라도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
2. 하솔의 항아리

하솔은 여호수아가 정복했다가 사사 시대에는 가나안 사람들이 다시 정착했다가 그 이후에는 사사 드보라와 바락 장군과 겐 사람 헤벨의 아내 야엘이 하솔 왕 야빈의 군대장관 시스라를 죽이고, 승리하여 이스라엘이 하솔을 재탈환했던 지역이다.(수 11:10~11, 삿 4:1~2).
원래 이 항아리는 BC 1300년경 혹은 그 이전에 음식물 보존을 위하여 가나안의 토공들이 만든 부엌 집기이다. 이 항아리에 관하여 더 흥미로운 것은 <하솔의 항아리>가 사사 기드온이 사용했던 공격용 무기였다는 점이다.
“삼백 명을 세 대로 나누어 각 손에 나팔과 빈 항아리를 들리고 항아리 안에는 횃불을 감추게 하고, 기드온과 그와 함께 한 백 명이 이경 초에 진영 근처에 이른즉 바로 파수꾼들을 교대한 때라 그들이 나팔을 불며 손에 가졌던 항아리를 부수니라 세 대가 나팔을 불며 항아리를 부수고 왼손에 횃불을 들고 오른손에 나팔을 들어 불며 외쳐 이르되 여호와와 기드온의 칼이다 하고”(삿7:16, 19~20)
하나님께서는 사사 기드온이 마치 무수한 메뚜기 떼 같았던 미디안 대군과 맞설 때, 32,000명 중에서 300명으로 그 숫자를 파격적으로 줄였다. 게다가 전쟁 무기가 아니라 나팔, 빈 항아리, 횃불을 들게 했다. 한편, 51전시실에 BC 2330~2130년대(Beaker period) 전쟁터에서 전투 중이던 군인의 뼈와 사용하던 단검, 궁수의 손목 보호대, 물통, 전사의 체형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다.(사진4)

이와 비교했을 때, 기드온과 그의 군사들의 무기는 우리의 상식을 넘어선다. 특히, 하솔의 항아리는 횃불을 그 속에 감출 수 있을 만큼 넉넉히 크지만, 혼자 들기에는 벅찰 수 있다. 그런데도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는 믿음으로 감당한 결과, 기드온과 그의 군대는 전쟁에서 승리하고 만다. 그렇다! 다윗의 고백처럼 “전쟁은 여호와께 속한 것”이므로 하나님이 함께하신다면, 언제 어디서든 누구와도 반드시 이긴다(삼상 17:47). 전쟁의 승패는 하나님께 달려 있다. 하나님과 동역하여 승리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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