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을 위한 최고의 전도 전략은 무엇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전도 전략은 없다. 각 사람의 영적상태나 기독교에 대해 갖고 있는 인식과 태도, 현재 처한 상황 그리고 그가 속한 집단의 문화와 개인의 성격, 성향, 성장배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복음을 전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교회가 진행하고 있는 “우정을 통한 관계 전도” 즉, 진정한 친구가 되는 것은 꼭 추천하고 싶다.
Ellie라고 하는 영국 자매가 있다. 우리 교회에 출석하는 Sharone라고 하는 원어민 영어교사의 초대로 교회에 처음 왔다. 하지만 워낙 조용하고 내향적인 성격 탓에 교회 공동체 생활에 적응하기는 쉽지 않다. 코로나 팬데믹의 가장 외롭고 힘든 시간에 몇몇 성도들과 만나 시간을 보낸 덕분에 그리스도에게로 마음이 조금씩 열리게 되어 직장에 계약이 종료를 몇 달 앞에 두고는 주일 예배에 잘 참석하게 되었다. 또, 귀국을 몇일 앞두고 다녀온 2박3일의 제주도여행에 우리교회 윤희 자매가 동행하여 한국에서의 잊지못할 추억을 선물했다.
Ellie 자매가 귀국하고 몇개월이 지난 어느 날, 갑자기 인스타그램으로 연락이 왔다.
“안녕하세요! 목사님 가족들과 교회가 평안하기를 기도하고 있어요. 저는 오늘 여기에서 세례를 받았어요! 저를 시티센터교회의 가족으로 환영해 주시고, 제 믿음이 자라도록 도와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시티센터교회의 한 부분이 될 수 있어서 저는 정말로 복을 많이 받았어요.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그녀가 조국으로 돌아가서 세례도 받고 신앙생활도 잘 하게 되었다는 이 소식을 받고 얼마나 기쁘고 감사했는지 모른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점은 우리가 그녀에게 전도지를 들이밀면서 예수님을 믿으라고 말한 것이 아니었다. 우리 교회가 그녀에게 직접 영접을 시킨 것도, 직접 세례를 준 것도 아니었다. 우리는 그저 그녀가 필요할 때 곁에 있어주었고, 외로울 때 친구가 되어주었을 뿐이다. 함께 그녀가 가는 길을 동행해주었을 뿐이었다. 그런데 그녀의 마음이 열렸고, 복음이 그녀 마음 속에 들어가 귀국해서 지역 교회에 정착하게 되고, 그곳에서 세례까지 받게 된 것이다.
사도바울은 편가르기를 하며 분열하는 고린도교회 성도들에게 중요한 말씀을 전한다. “나는 심었고 아볼로는 물을 주었으되 오직 하나님께서 자라나게 하셨나니” (고전 3:6) 그는 복음 전하는 것을 농사에 비유한다. 비록 누군가는 땅을 경작하고, 다른 누군가는 씨를 심었으며, 또 다른 누군가는 물을 주었지만, 하나님께서는 그 모든 사람들을 적재적소에 맞게 사용하셔서 자라게 하시고 열매 맺게 하신다는 것이다. 참으로 그렇다. 한 영혼에게 복음을 전함으로써 회심에 이르고, 예수님의 제자가 되어 복음의 열매를 맺는 삶을 살게 하는 것은 하나님의 동역자들이 함께하는 분업이자 협업이다.
전도학 또는 선교학에서 ‘엥겔 지수’(The Engel’s Scale)라고 하는 것이 있다. 초월자이시며 절대자이신 하나님(신)의 존재에 대해 완전히 무지한 상태로부터 시작해서, 그리스도를 영접하여 회심하고 그분의 제자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15단계 정도로 구분한 것이다.
< 엥겔 지수 15단계는 다음과 같다 >
5 다른 사람들에게 믿음을 전함
4 기독교의 교리를 배움
3 신앙의 기초를 배움
2 삶에서 변화를 경험함
1 자신의 결단에 대해 확신을 가짐
0 예수님에게 복종하기로 결단함 (회심)
-1 그 진리의 결과를 수용함
-2 기독교의 진리를 수용함
-3 그 진리의 결과를 이해함
-4 예수님에 대한 진리를 파악함
-5 예수님에 대해 알아보기로 함
-6 예수님에게 관심이 생김
-7 그리스도인들과의 접촉 형성
-8 나님에 대해 약간의 자각
-9 하나님(신)에 대해 무지함
우리가 가져야 할 전도의 목표는 모든 사람을 지금 당장 0(회심)의 단계까지 이동시키는 것이 아니다. 각 사람의 영적 상황이 어디인지 살펴서 -8에 있는 사람을 -7로 한 단계 위로 상향조정시키는 것이다. 우리의 할 일은 그저 예수님처럼 좋은 친구가 되어주면 된다. “네 이웃을 네 자신 같이 사랑하라”(마 22:39)고 하신 예수님의 명령을 따라 진심을 다해 이웃을 사랑하며, 우리가 하나님께 받은 무조건적인 사랑을 그대로 흘려주는 것이다. 진정한 이웃이 될 때, 나머지는 하나님께서 다른 사람들을 통해서 하신다. 명심하자. 농부이자 자라게 하시는 분은 우리 하나님아버지시다(고전3:7,요15:1) 우리는 우리의 역할에만 충실하면 된다. 열매까지 보려 욕심부리지 마라. 형혼 농사는 협업이고 분업이다. 우리는 삶으로 보여주는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한다.
우리 교회는 “Ulsan Global Friends”라는 봉사단체를 만들어서 이주민들에게 좋은 친구가 되려고 노력한다. 설이나 추석과 같은 명절과 여름 휴가 기간에 서울, 강원도, 전라도 등으로 국내 여행을 함께 가기도 하고, 부산에 요트투어를 다녀오기도 했다. 또 한국어교실을 열어 국내 정착과 생활 적응을 돕고,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을 위한 아트, 과학실험, 영어, 요리, 코딩 등 창의력과 지능, 사회성과 감수성 등을 계발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저 좋은 친구가 되어 예수님의 사랑을 보여주는 것이다. 나그네와 외국인과 같은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주님께 한 것과 같다’는 주님의 말씀(마 25:40)을 기억하며, 이주민들에게 좋은 친구와 이웃이 되자. 우리가 우리의 역할에 충실할 때, 농부이신 하나님께서 자라게 하시고 열매를 거두시는 것들을 보게 될 것이다.
신치헌 목사(시티센터교회)
'교계 > 선교와 전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커피로 복음을 전하는 "지저스커피트럭" (4) | 2024.09.02 |
---|---|
고령화 시대를 대비하는 치매예방대학 (0) | 2024.08.30 |
"하나님의 선교는 하나님이 준비하신다." (0) | 2024.08.29 |
"무더운 여름에도 꿈들이 자라 (2) | 2024.08.29 |
"나의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입니다."_다니엘학교 상반기 결산을 감사드리며 (0) | 2024.08.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