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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계/교계일반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神性)


기독교 신앙에서 핵심적인 교리라고 할 수 있는 것이 구원에 관한 교리이다. 그 이유는 범죄하여 타락한 인간과 온 우주를 향한 하나님의 섭리가 바로 구원의 계획이시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성경은 사람이 창조되기 이전에 하나님의 마음속에는 구원의 계획이 있었다고 가르치고 있다. 그리고 그 구원의 계획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즉, 기독교의 신앙은 오직 하나의 복음, 하나의 구원의 길만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이다. 하나님은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것을 자신과 화목하게 하셨으며 다른 화목의 길을 허락하지 않으셨다. 기독교는 그리스도 자신이다. 그리스도는 한 명의 중요한 어떤 인물이 아니라 절대적인 중요성을 가진 분이시다. 그렇기 때문에 교회사에서는 예수님이 누구신가(Person=위격)의 문제가 그가 무엇을 행하셨는가(Work=사역)의 문제보다 역사적으로 더 중요시되었던 것이다. 따라서 기독교의 신앙은 전적으로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이라고 했을 때 예수 그리스도를 올바로 안다는 것은 구원에 필수적이라고 할 수가 있다.


그렇다면 예수 그리스도는 과연 어떤 분이신가? 그는 참 하나님이시며, 참 인간이시다. 즉, 예수 그리스도 한 위격 안에 신성(神性)과 인성(仁性)이 함께 계시는데, 이것을 가리켜 신학적 용어로 예수 그리스도의 두 본성(本性)이라고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지난 호에서는 예수님이 참 인간이시다고 하는 인성에 관해서 살펴보았다. 이 글에서는 예수님이 참 하나님이시라는 신성에 관해 살펴보고자 한다.


성경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에 대해서 일관되게 가르치고 있다. 그 가운데 요한은 1장 1절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에 대해 증언하기를 ‘태초에’ 계신 말씀이라고 하면서 “아버지 품 속에 있는 독생하신 하나님이 나타내셨다.”고 했다(요 1:18). 베드로는 가이사랴 빌립보에서 예수님을 향해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마 16:16)라고 하면서 예수님이 참 하나님이심을 고백했다. 뿐만 아니라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났던 도마도 “나의 주님이시요 나의 하나님이시니이다.”(요 20:28)라고 고백을 했다. 그런가 하면, 요한계시록 1장 17절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가리켜 “처음이요 마지막”이라고 묘사를 했고, 같은 장 8절에서는 “나는 알파와 오메가라 이제도 있고 전에도 있었고 장차 올 자요 전능한 자라.”고 했다. 마태복음 1장 23절에 보면 예수님의 탄생을 앞두고 주의 천사가 요셉에게 태어나실 그는 “임마누엘”(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다)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사도 바울은 “그(예수 그리스도)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셨다”(빌 2:6)고 하면서 예수님이 참 하나님이심을 증거하고 있다. 그러니까 예수님은 이 땅에 오시기 이전에도 하나님의 본체 안에서 존재하고 계셨던 분이시며, 성육신하여 이 땅에 계실 때에도 하나님의 본체 안에서 하나님과 동일한 본체로서의 신성을 가지고 계셨던 참 하나님이셨다는 것이다


이처럼 성경은 예수님의 하나님 되심과 그의 위격 안에는 신성이 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가르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사에서는 예수님의 신성을 너무 지나치게 강조함으로써 문제가 되는 일들이 있었다. 신성을 지나치게 강조했다는 말은 상대적으로 예수님의 인성을 무시했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런데 예수님의 신성을 너무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면, 성부 하나님이 십자가에서 고난을 당하시고 죽으셨다는 성부수난설(聖父受難說, Patripassianism)과 외형적으로는 인간 예수처럼 보였을 뿐이지 실제로는 하나님이셨다는 가현설(假現說, Docetism)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이와 같은 것은 양태론(樣態論, Modalism)을 주장하게 된다. 양태론이라는 것은 한 분 하나님이 때에 따라 성부 하나님으로, 성자 하나님으로, 성령 하나님의 모습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한 사람이 가정에서는 남편이 되고, 직장에서는 직원이고, 부모님에게는 아들이라는 형태, 곧 한 분이 세 가지 역할을 하는 것으로 삼위일체 하나님을 이해하는 것이다.  이들이 이렇게 주장하는 이유는 한 마디로 절대적으로 거룩하신 하나님께서 타락하고 더러운 인간의 육체를 가질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분명히 해야 할 사실은 예수님은 참 하나님이시며, 참 인간이시라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두 본성을, 즉 양성을 가지고 있다. 신성과 인성의 비율을 7:3으로 보아서도 안 되고, 5:5로 보아서도 안 된다. 온전한 신성과 온전한 인성, 즉 온전한 두 본성이 그리스도 안에 있다. 이것이 교회가 받아들였던 정통신앙이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의 인성과 함께 신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두 가지로써 그 하나는 우리의 구원 때문이다. 즉, 사람이 죄를 범한 이후 그 벌이 사람에게 직접 지워져야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신도 사람이 되지 않고서는 인간의 벌을 짊어질 수가 없다. 그것이 사람을 구속하는 유일한 길이다. 뿐만 아니라 그 벌의 대가는 인간의 전인적인 고통도 포함되는데 이것은 오직 사람만이 짊어질 수가 있다. 두 번째는 그것이 우리의 구원과 관련되기 때문이다. 초대교회 당시의 구원론은 신의 성품에 참여하는 것이다. 이 사실을 베드로는 그의 서신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이로써 그 보배롭고 지극히 큰 약속을 우리에게 주사 이 약속으로 말미암아 너희로 정욕을 인하여 세상에서 썩어질 것을 피하여 신의 성품에 참예하는 자가 되게 하려 하셨으니”(벧후 1:4). 그런데 신의 성품에 참여하는데 예수 그리스도가 완전한 하나님이 아니라면 우리의 구원도 완전하지 않다는 것이 된다. 다시 말해서 만약 그리스도께서 사람이시라면 우리의 구원은 사라진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사실에 있어서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은 “우리의 구원자는 참 인간이시요, 의로운 인간이셔야 하지만 동시에 그는 모든 피조물보다 더 큰 힘을 지니신 참 하나님이셔야 한다.”고 했다.



오주철 목사(Ph. D)

언양 영신교회 담임목사

계명대학교 외래초빙교수

저서: 조직신학개론(2013, 2016, 한들출판사),

한국개신교회사(2015, 한들출판사),

종교개혁자들의 삶과 신학(2017, 한들출판사)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