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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계/교계일반

하나님나라와 복음의 이혼을 넘어서서2 _ 예수의 중심 메시지 < 하나님 나라 >

김형국 목사(하나님나라복음DNA 대표목사, 신학박사)

 

그리스도인들은
이미 임한 하나님나라를
믿음으로 받아들이고, 
앞으로 임할 하나님나라를
믿음으로 기다리는 충성된 종이다. 

가) 구약에 나타난 “하나님의 다스리심”의 맥락 

  하나님나라라는 말이 예수를 통해 처음으로 나타났지만, 이는 구약의 중심 사상에 근간을 두고 있다. 하나님의 주권과 다스림, 하나님의 통치, 왕이신 하나님 등의 개념이 이를 구성하며, 이 모든 것은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고, 만물의 주인이시며, 이스라엘의 하나님일 뿐 아니라, 이방 모든 민족도 복종해야 하는 만민의 주인이시다는 사실로부터 파생된다.

  하나님의 주권은 이스라엘을 통해 직접적으로 나타났고, 하나님은 이 신정국가를 통해서 자신을 열방에 드러내려 하셨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반복적으로 거역하였고, 이로 인해 하나님의 심판이 이스라엘에게 닥쳤다. 하나님의 심판이 이르자, 이스라엘은 “그 선지자” 또는 “다윗의 자손” “여호와의 종”을 간절히 기다렸다. 이는 하나님의 약속인 “주의 날”이 이르면 이스라엘의 남은 자를 부르시며, 악인들과 악한 나라들을 심판하시고, 의인들과 그의 나라를 회복하실 것 뿐 아니라, 죄로 인해서 깨어졌던 만물이 회복될 것을 기대한 것이다. 그렇게 구약은 메시야를 대망하며 마무리된다.

나) 자신을 하나님나라를 가져오는 메시야로 주장하신 예수

  예수는 바로 구약의 이러한 대망이 자신에게서 이루어졌음을 선언한다. 그가 전한 하나님 나라는 그가 새롭게 창조한 사상이 아니라, 구약을 통해 그토록 기다리던 약속의 성취였다. 예수는 반복적으로 자신에게서 구약의 예언들이 성취되었음을 선언한다. 예수의 자신에게서 구약의 예언들이 성취되었음을 선언하는 것은 주의 날과 메시야, 그리고 메시야가 임할 때 일어나는 심판, 회복과 치유에 대한 구약의 예언들이 모두 그에게서 성취되었음을 의미한다. 예수는 복음서에서 귀신을 내어쫒으시고, 질병을 치유하신 것을 증언하고, 더 나아가 자연 현상을 지배하시기까지 하신 것을 증언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은 단순한 기적이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였기 때문에, 즉 어둠 가운데 빛이 비추어 일어나는 일이라고 주장한다.

  예수는 그의 가르침을 통해서 하나님나라가 어떠한 지를 끊임없이 가르친다. 마태복음의 경우, 하나님나라 백성의 삶의 모습, 하나님나라를 위한 사도의 삶과 사역, 하나님나라의 비유 모음, 하나님나라의 공동체적 삶, 그리고 다시 임할 하나님나라로 구성되어 있다. 비록 “천국”이라는 한국어 성경 번역으로 인해서 하나님나라를 마태복음에서 놓칠 수 있지만, 사복음서가 예수의 끊임없는 가르침 “하나님나라”에 대한 다양한 증언을 중심 축으로 삼고 있는 것을 지나치는 것은 불가능하다. 

  예수의 가르침과 사역을 넘어서서, 그는 다양한 죄인들을 영접하고 이스라엘의 지파를 대표하는 열 두명의 제자들을 중심으로 자신을 따르는 자들의 공동체를 세운다. 이 공동체는 당시에 절대로 함께 할 수 없는 자들이 예수를 중심으로 모여 있는 모습을 통해 이미 임한 하나님나라를 보여주고 있다. 

  예수는 이 하나님나라가 이 땅에 임하기를 위해서 자신의 가르침의 절정인 십자가에서의 죽음과 부활이 불가피함을 세 번이나 반복하여 가르친다. 마태, 마가, 누가복음이 각각의 강조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수의 생애 중 마지막 한 주간에 그 분량의 삼분의 일 이상을 할애하며 강조하는 것을 볼 때, 복음서는 단지 예수에 대한 증언이 아니라, 하나님나라를 이 땅에 도래시킨 메시야가 어떻게, 그리고 왜 죽고 부활하였는지에 대한 증언임을 보여주고 있는 증거이다. 

  예수는 구약으로부터 기다려왔던 하나님나라가 자신의 가르침, 사역, 제자 공동체, 자신의 오심과 죽으심과 부활을 통해 이 땅에 임했다고 선언하였다. 

 

다) 자신의 재림을 통한 하나님 나라의 완성

  예수는 하나님나라가 이미 임했다는 것을 보여주었을 뿐 아니라, 하나님나라가 아직 완전히 임하지 않았다고 반복적으로 가르치기도 하였다. 이는 하나님나라가 미래의 어느 시점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완성될 것이라는 말씀이다. 그 때는 모든 민족이 주께로 돌아오는 구약적인 비전이 완전하게 성취될 것이고, 전우주적인 회복이 일어날 것이다. 

  예수는 이러한 완성이 있기 전에 고통스런 시간이 있을 것이라는 예언도 하셨지만, 이 속에서 인내로 기다리며 그 주인에게 충성된 자들을 결국 찾아 오셔서 그들에게 상 주시고, 새로운 세계, 완전히 회복된 메시야 왕국을 이루실 것이라는 예언 또한 하셨다. 그러므로 구약이 기다림으로 끝난 것과 같이, 신약 역시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로, 기다림으로 끝나고 있다. 

  이렇게 이미 임한 하나님나라와 아직 임하지 않은 하나님나라의 개념은 하나님나라의 주요 가르침인 씨앗 비유에서 이미 씨앗이 뿌려졌고, 현재 그 씨앗이 자라가고 있으며, 어느 날 추수할 날이 있을 것이라는 삼중의 시제를 통해 나타나며, 전체적인 하나님나라의 “종말론적 이중구조”를 구성한다. 이는 하나님나라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이미 임하였고, 현재 하나님의 통치가 그의 백성들을 통해서 이루어짐을 통해 자라가고 있으며, 그가 다시 오실 때 에야 비로소 완성된다는 생각이다. 

  이러한 이중 구조는 구약적인 사고, 즉 주의 날이 임하면, “이 세대”(this age)는 끝나고 “오는 세대”(age to come)이 시작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직선적인 역사관과 근본적인 사상은 공유하나, 두 시대가 겹쳐서 존재하는 것으로 제시하고 있다는 면에서는 다르다. 예수님의 초림으로 “오는 세대”가 이미 임하였지만, “이 세대”는 예수님의 재림 때까지 이어지고, 현재는 이미 임한 “오는 세대”와 결국 끝날 “이 세대” 사이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스도인들은 이미 임한 하나님나라를 믿음으로 받아들이고, 앞으로 임할 하나님나라를 믿음으로 기다리는 하나님의 충성된 종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