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는 성탄절에 새벽 송을 돌았다. 대원들은 먼저 할아버지와 할머니 두 분이 사시는 집부터 들렀다.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아기 잘도 잔다 아~기 잘도 잔다”하고 소리가 고조될 때 할아버지가 방문을 벌컥 열며 소리 질렀다. “노인들이 자고 있는데 아기 잘도 잔다니 이게 무슨 짓이야!”
다음은 진짜 갓난아기를 키우는 집이었다. 고요한 새벽에 “아~기 잘도 잔다” 바로 그 대목에서 문이 열리더니 “겨우 재웠는데 웬 소란이에요!”
성탄절 새벽 송은 가정마다 다니며 찬양하고 아기 예수의 탄생을 알리고 축복하는 행사였습니다. “경우에 합당한 말은 아로새긴 은 쟁반에 금 사과니라”(잠언 25장 11절)는 말씀처럼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경우에 합당하지 않으면 민폐가 될 수 있음을 보여 주는 유머입니다.
농어촌에서는 새벽마다 새벽종을 치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성탄절에는 성도들 가정에 새벽 송을 돌면 어린이와 학생들이 간식거리를 부대로 가득 담아 돌아오곤 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구약시대의 풍습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온라인으로 이모티콘이나 카드를 보내지만, 옛날에는 성탄 그림 카드를 보내곤 했습니다. 새벽 송을 돌고, 성탄절 연습을 위해 저녁마다 교회에서 모였던 추억이 그리워지는 성탄의 계절입니다. 시내 곳곳에는 성탄절을 알리는 트리가 불을 밝히고 성탄절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트리는 연말연시를 알리는 조형물이 아니라 아기 예수의 탄생일인 성탄절을 알리는 조형물이자 기독교 문화입니다. 성탄절 트리에 십자가를 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데, 십자가 다는 것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있어서인지 트리에 십자가가 없으니, 호랑이를 그리고 눈을 그리지 않은 것 같아 아쉽습니다.
그러나 십자가는 교회마다 있습니다. 기쁨으로 성탄절을 맞이하고 아기 예수님이 베들레헴 마구간에 오신 이유를 알고 주님의 뜻을 받드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예수님은 죄악에 빠져 멸망으로 달려가는 백성들을 구원하시려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들의 대속물로 주시려고 오셨습니다. 성탄절은 예수님의 탄생을 기념할 뿐만 아니라, 예수님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예수님을 전하는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울산에 600여 교회가 있지만 기독교인을 다 합해도 10만 명이 안 된다고 합니다. 울산시 인구가 115만 명 정도라고 하는데, 믿는 사람이 10분의 일도 안 되니 100만 명이 넘는 불신자들이 있는 도시가 울산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교회 지도자들 뿐만 아니라 모든 그리스도인은 거룩한 부담감과 책임감을 느끼며 이번 성탄절에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예수님을 소개하고, 성탄절에 교회로 초대하는 것도 예수님을 만나게 해주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이를 기억하고 움직여서 우리들만의 성탄절이 아니라 불신자들과도 함께하는 성탄절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기쁘다 구주 오셨네! 메리 크리스마스
유병곤 목사(새울산침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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