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펴볼 아홉 번째 계명 또한 간단하다. “네 이웃에 대해서 거짓 증언 하지 말라” 즉 위증을 하지 말라는 말씀이다. 너무나 당연하고 옳은 말씀이라서 이 말씀의 의미를 깊게 생각하지 않고 가볍게 넘어간다. 그러나 거짓말은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으로 우리 사회와 개인에게 나쁜 영향력을 끼친다. 거짓말이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 말씀을 통해 살펴보자.
도둑질이 다른 사람의 물건, 다른 사람의 소유물을 훔치는 것이라고 한다면, 거짓말은 다른 사람의 인격과 정신과 마음을 훔친다. 거짓말은 다른 말로 표현하면 하나님의 진리의 말씀을 180도 완전히 뒤집어 놓는 언어이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면 “네”라고 응답하기 보다는 “아니오! 하나님은 틀렸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 사회의 이성과 오늘날의 현실에 비추어 볼 때 상식에 어긋나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거짓말은 진리와 빛을 부정한다. 거짓말은 어둠과 잘못됨을 무의식적으로 선택하게 만든다. 일상적으로 거짓말을 많이 하고, 진실하지 않기 때문에 진리가 아닌 것을 마치 진리인 것처럼 쉽게 받아들이게 된다. 악의 시작은 거짓말에서 비롯된다. 이 거짓말은 관계를 허물어뜨린다. 그 대상은 첫 번째, 하나님과의 관계이고 두 번째, 사람과의 관계이다. 관계가 허물어진다는 말은 신뢰와 신용이 없어진다는 말이다. 서로 신뢰하지 못하는 사회가 되면 서로가 서로에게 적이 되고 모든 사람을 믿지 못하게 된다.
사탄은 하나님의 말씀을 정면으로 부정하겠다는 생각으로 하와에게 접근했다. 그리고 그 생각을 거짓말을 통해 실현했고 작전은 성공했다. 인류 최초의 거짓말로 선악과를 따먹지 말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어기게 됐다. 거짓말은 하나님의 말씀을 의심하게 만들었다. 의심은 분심이다. 마음을 갈라놓는다는 말이다. 거짓말은 하나님의 말씀에서 갈라지게 만든다. 하나님의 말씀을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사고를 앞세워 부인하게 한다. 거짓말의 최종 목적은 하나님과 사람의 관계를 박살내서 죽음에 이르게 한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깨어지면 자연스럽게 사람과의 관계도 깨어진다. 선악과를 먹은 이후 하와와 아담의 대화에서 사랑스러움이나 애틋함은 찾아볼 수 없다. 서로를 향한 원망과 불만으로 가득할 뿐이다.
어둠은 빛을 싫어한다. 빛은 진리이다. 진리가 없으면 어둠이 들어오게 되고, 어둠이 들어오면 거짓말이 자란다. 거짓말이 일상이 되면 자신도 모르게 진리를 거부한다. 십계명은 우리 삶에 명령하신 하나님의 지침이다. 세상과 구별하기 위해서다. 진리로 세상을 밝히기 위해 우리를 부르셨다. 크리스천이든 아니든 거짓말이 난무하는 세상 속에 살고 있다. 그 농도가 얼마나 짙은지 무엇이 옳은 것인지, 그른 것인지 가늠하기가 힘들 정도이다. 이럴 때일수록 진리의 말씀을 붙잡는 믿음이 필요하다. 거짓을 이길 힘은 진리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필자는 요즘 청년이든 장년이든 어린아이이든 크리스천이라고 하면 꼭 하는 질문이 있다. “성경을 읽고 계신가요?” 놀랍게도 성경을 읽는다고 대답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큐티를 하거나 암송을 하는 사람들은 있지만, 말 그대로 성경을 읽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렵다. 이유를 물어보면 크게 두 가지이다. 이해가 안 돼서, 시간이 없어서다. 아담과 하와가 거짓말에 속았던 이유는 하나님의 말씀을 순종할 목적으로 마음에 새기기를 소홀히 해서다. 어쩌면 하나님이 왜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를 만들어 두시고 먹지 못하게 하셨는가에 대한 이유는 중요하지 않다. 본질적인 문제는 하나님의 말씀 그대로를 지킬 힘이 우리 안에 있는가다. 내가 그 말씀을 알고 모르고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진리가 나를 이끌어 간다는 신념과 순종을 목적으로 성경을 펼치는가이다. 이 원고를 쓰는 때는 10월의 마지막 주간이다. 10월은 종교개혁가들을 기념하는 달이다. 성경을 대중이 알지 못하는 언어로 기록해 놓고 권위자들에 의해 왜곡되어 전해지는 말씀을 바로잡기 위한 개혁이었다. 그런데 오늘날 다양한 언어와 번역으로 기록되어 있지만 성경을 덮어놓고 믿기를, 위로가 필요할 때나 펼쳐보는 정도로 생각하는 크리스천들이 많은 것 같다.
거짓과 진리를 구별할 수 있는 분별력을 가지기 위해서, 거짓된 속임수에 유혹되지 않기 위해서, 거짓의 아비인 사탄을 대적하기 위해서 진리의 말씀인 성경을 펼칠 수 있는 용기 있는 가을날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김보민 목사(함께걷는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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