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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문화/영화들여다보기

영화<오두막>; 그리 아니하실지라도 여전히 선하신 하나님!

 

 

‘주신 이도 여호와시요 거두신 이도 여호와시오니’
그리 아니하실지라도 여전히 선하신 하나님!

 

 

영화<오두막>의 한 장면(사진=네이버영화)



  영화 ‘오두막’은 ‘윌리엄 폴 영’ 작가의 소설을 배경으로 제작되었다. 유아 연쇄살인범에게 딸이 살해당한 후 자책감과 무기력에 시달리던 주인공 ‘맥’에게 어느 날 ‘파파’로부터 편지가 도착한다. 딸의 혈흔과 옷가지가 발견된 그 오두막에서 파파는 맥에게 만나자고 제안한다. 누군가 심한 장난을 친 것이라고 생각해보지만, 괴로워하던 맥은 결국 아무에게도 사실을 말하지 못하고 홀로 오두막을 향해 떠난다.


  자신의 상처의 온상지인 오두막에서 맥은 하나님이신 ‘파파’, ‘예수’ 그리고 ‘사라유’라고 불리는 성령님을 만난다. 그곳에서 맥은 맛있는 음식과 함께 따뜻한 환대를 받지만, 계속해서 맥은 파파에게 하나님이 선하시고, 전지전능하신 분이시라면 어째서 자신의 어린 자녀가 연쇄살인범에게 살해당할 때 보호하지 못했느냐고 분노한다. 오두막을 떠나려는 맥에게 성령이신 사라유는 함께 정원을 손질하자고 제안한다. 맥에게 사라유는 선(善)과 악(惡)의 기준에 대해 묻는다. 맥은 선이란 자신과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이로운 것이며, 악이란 그 반대로 해로운 것이라 대답한다.


  맥은 주일이면 가장 좋은 옷을 차려입고 경건한 모습으로 교회를 다녔지만, 실상은 알코올 중독에다 폭력적인 아버지 밑에서 성장했다. 어른이 된 맥은 주일엔 교회에 나가 예배를 드렸지만 육신의 아버지의 모습으로 투영되는 하나님은 그에게 친밀하고 신뢰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

 

사진=네이버영화

 


  우리 주변에는 맥과 같은 신앙생활을 영위하는 그리스도인이 많다. 자신의 깊은 상처와 또 욕심으로 인해 하나님의 선하심을 온전히 신뢰하지 못하고, 여전히 자신이 정한 선과 악의 기준을 고수하는 신앙 말이다. 그래서 인생에서 내가 생각하는 선의 기준에 부합되지 않는 일이 일어나면 하나님에 대한 원망과 불평이 일어난다. 그리스도인이라 할지라도 하나님의 선함에 대한 인격적인 신뢰가 없다면 우리의 신앙은 기복신앙으로 변질된다. 세상의 우상들처럼 내가 생각하는 선의 기준을 충족시켜주시기 위해 하나님은 존재하시는 것이 아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이 시점에서 일부 사람들은 하나님이 계시다면 어째서 이런 전염병이 창궐하는 것을 두고 보시냐고 말한다. 또 누군가는 이번 전염병이 하나님의 심판이라고 말한다. 이 상황 속에서 욥의 고백이 떠오른다. ‘주신 이도 여호와시요 거두신 이도 여호와시오니 여호와의 이름이 찬송을 받으실지니이다(욥기 1:21)’


  하나님께서 나에게 건강과 물질과 성공을 주실 때도 하나님은 나의 찬송을 받으실 하나님이시지만, 그리 아니하실지라도 하나님은 여전히 선하신 나의 하나님이심을 고백하는 신앙이 필요한 시점이다. 나의 기준에서의 선과 악에 대한 판단은 내려놓고, 선하신 하나님을 신뢰하는 믿음을 회복해야 한다. 선하신 하나님을 신뢰하지 못하는 맥을 책망하지 않으시고, 관계 안에서 인격적으로 그의 깊은 상처를 만져주시는 파파의 이야기가 오늘 우리에게 위로가 되길 소망해 본다.   

 

영화<오두막> 포스터

영화 <오두막>(2016)
원제 | The Shack  감독 | 스튜어트 하젤딘
출연 | 샘 워싱턴(맥 필립스), 옥타비아 스펜서(파파), 라다 미첼(낸 필립스) 
등급 | [국내]12세 관람가

 


박은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