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나라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사람이 있다면 이준석 씨가 아닐까 합니다. 대한민국 제1야당인 국민의 힘 당대표로 겨우 36세인 이준석 씨가 선출되었기 때문입니다. 제 아들이 37세니 제 자식뻘입니다. 김영삼 대통령이 1954년 제3대 민의원 선거에서 26세로 최연소 의원이 된 후 우리 정치사에서 가장 충격적인 장면이라고 생각됩니다. 그가 제친 사람들은 나경원, 주호영 등 다선의 쟁쟁한 인물들이었습니다. 다섯 명을 뽑는 예비 경선에서도 한 번의 국회의원 경력도 없는 그가 돌풍을 일으키더니 본선에서도 넉넉한 차이로 야당의 대표가 되었습니다. 알고 보니 아직 결혼도 안 한 미혼이었고 그 흔한 자가용도 없이 따릉이를 타고 출근합니다.
가장 당혹스런 사람은 이 대표 주변 인물들이라고 합니다. 평소에 ‘준석아’ 부르던 분들이 혼란스러워 한다고 합니다. 아들 같은 사람이었는데 이제는 ‘대표님’ 하며 깍듯이 존대해야 하니 말입니다. 더 큰 혼란은 호칭이 아닙니다. 정치계나 기업에서 나이 많은 이들은 뭔가 구태의연한 사람으로 밀리는 감을 가진다는 것입니다. 사실 그에 대한 압도적인 지지는 구태정치에 식상한 우리 시대의 바람이라고 이해됩니다. 그가 대표가 되고 나서 여야 지지율의 차이가 엄청 벌어졌습니다. 국민의 힘이 39.1%, 민주당 29.2% 하여 약 10%의 격차가 벌어졌습니다. 또한 최근에 국민의 힘 당원이 몇 배나 불었다 하고 그것도 젊은 세대에서 폭발적인 지원을 했다고 합니다. 과연 돌풍의 핵 이준석 대표가 역시 대선주자의 돌풍인 윤석열과 파트너가 되어 새로운 정치를 구가하게 될 것인가는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이준석 신드롬은 교회에도 영향을 주지 않을까 합니다. 먼저 교회의 담임목사 청빙에도 임팩트를 줄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한 교회의 담임목사가 되려면 어느 정도의 목회경력을 가진 40대 이상은 되어야 합니다. 좀 크고 역사가 깊은 교회는 50세 이상의 목사를 뽑기도 합니다. 그러나 굳이 나이가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설교의 황제 스퍼젼은 16세 때 한 오두막에서 설교를 시작하고 17세에 ‘워터비치’의 목사가 되었으며 19세에 런던의 유명한 ‘뉴 파크 스트리트’ 침례 교회의 담임목사가 되었습니다. 그가 가는 곳마다 대성장이 일어났습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30세가 넘으면 바른 판단이 가능하고 무슨 일이라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사실 필자의 경우에도 35세 곧 만 34세의 나이에 어느 지역에 있는, 그 지역의 모교회에 담임으로 가서 5년간 사역한 바 저의 연소함으로 인해 어떤 어려움을 느끼지는 못했습니다.
다음으로 오랜 신앙생활을 하신 분들이 갖고 있는 ‘신앙의 프레임’도 다시금 생각해봐야 합니다.
개신교(改新敎)는 1517년에 있었던 종교개혁의 자손들입니다. 종교개혁의 유명한 모토 중 하나는 야콥스 반 로덴스테인이 말한 대로 ‘개혁된 교회는 항상 개혁되어야 한다’(Ecclesia reformata semper reformanda)입니다. 그런데 예수님 당시의 율법주의자나 바리새인들처럼 고정화되고 화석화된 신앙관을 가지고 그것만이 옳다고, 진리라고 생각하여 다른 모습들을 포용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자신의 앎, 자신의 경험만이 옳다고 생각하여 자기가 잣대가 되어 남을 쉽게 판단하고 정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생각합니다. 사도신경 속의 진리만 믿는다면 성경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나 신앙에 대한 여러 가지 모습들을 이해할 수 있고 받아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교회의 체제에 대해서도 모두가 고민해 봐야 합니다.
대개 어느 교회나 그 교회에서 어릴 때부터 자라난 토박이들이 있습니다. 좀 나쁜 말로 터줏대감들입니다. 이들은 자신들이 가진 주도권을 깨뜨리지 않고 내어주지 않습니다. 이로 인해 중간에 교회에 등록한 이들이 적응하기가 쉽지 않고 이들이 가진 신앙의 새바람과 새문화를 펼쳐가는 것은 너무나 어렵게 됩니다. 마치 계란을 바위에 던지는 것 같아서 함께 하나가 되고 융화해 가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대부분의 교회가 가진 문제입니다. 그동안, 그래도 재야당 대표가 되려면 최소한 50세는 넘어야 한다는 생각들이 사람들의 뇌리에 지배적으로 자리하고 있었으나 이 프레임이 깨져 30대 대표가 선출됨으로 야당이 얼마나 지지를 받고 있는지 모릅니다. 교회마다 성경이 만든 프레임보다 세월이 만든 프레임의 높은 담들이 있습니다. 이것이 복음전도와 교회 성장을 방해하고 교회의 유연성(flexibility)을 앗아감으로 교회를 경직화(硬直化)하고 폐쇄적으로 만듭니다. 다른 것을 받아주지 못합니다. 앞으로 교회가 성장하고 새롭게 되려면 기존 성도들이 과감하게 자신을 깨고 자신의 자리를 내어드려야 합니다.
이준석 신드롬이 교회에도 새바람을 일으켜서 신선한 성장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이광수 목사
울산동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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