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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특별기고

'존 웨슬리의 일기'를 읽고

 

  필자가 섬기는 울산동부교회에서는 필자가 지정한 책을 교역자들이 읽고 토요일 교역자회의 때에 돌아가며 느낀 점을 발표한다. 몇 년간 이 일을 하다 보니 상당량의 책들을 읽게 되었다. 루터의 ‘탁상담화’, ‘루터선집’, 죠엘 비키의 ‘설교에 관하여’, 알리스터 맥그라스의 ‘믿음을 찾아서’, J.C 라일의 ‘18C 영국의 영적 거성들’, 박용규 교수의 ‘세계부흥운동사’ 등의 신앙서적 뿐 아니라 도스토예프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칼 막스의 ‘자본론’, 프로이드의 ‘정신분석 입문’ 등, 일반서적 중에서도 교역자가 꼭 읽어야 할 책들을 읽었다. 앞으로 밀턴의 ‘실락원’, ‘데이비드 브레이너드의 생애와 일기’, 공자의 ‘논어’를 읽으려 한다. 

 


  J. 웨슬리의 말대로 ‘성도들이 책을 읽지 않는다면 은총의 사업은 한 세대도 못 가서 사라져 버릴 것’을 알기에 꾸준히 책을 읽는데 가장 최근에 읽은 책이 ‘존 웨슬리의 일기’이다.

 


  먼저 J. 웨슬리는 누구인가? 한마디로 말하면 그는 죠지 힛필드와 요나단 에드워드와 더불어18C 복음주의 부흥운동의 선두주자였다. 그는 본래 영국의 국교인 성공회 소속의 목사였으나 자기를 따르는 자들을 조직화하여 감리교회를 창시했다. 필자는 옥스퍼드에 있는 크라이스트 칼리지의 한 홀에서 그의 초상화를 보았고 런던의 트라팔가 광장에 있는 ‘내셔널 포트레이트 갤러리’(초상화 미술관)에서도 선하고 밝은 모습의 그의 초상화를 인상 깊게 보았다. 그러기에 그의 모습이 항상 내 마음에 남아 있다.

 


  그의 일기를 읽으며 느끼는 것은 먼저 그의 평생은 전도자의 삶이었다.
  그의 사역은 휫필드의 사역과 대조된다. 휫필드는 짧고 굵은 생을 살았다. 그는 56년의 생을 살면서 주변에 있는 웨일즈, 스코틀랜드, 아일랜드 뿐 아니라 신대륙 아메리카에 7번이나 갔을 정도로 사역의 범위가 넓었다. 그에 비해 J. 웨슬리는 잉글랜드, 웨일즈, 스코틀랜드, 아일랜드를 수없이 돌고 돌면서 작은 동네까지 찾아다니며 복음을 전하고 부흥의 불을 지폈다. 그는 늘 마차나 말을 타고 다녔는데 매년 평균 8천마일 이상의 여행을 하고 하루 세 번 이상의 설교를 하였다. 그의 설교의 주제는 복음이었다. 그가 초기에 자주 설교한 제목들을 보면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구원을 얻으리라’, ‘하나님의 나라는 의와 평강과 기쁨이니라’, ‘이스라엘 족속아 어찌 죽고자 하느냐?’, ‘거듭나야 한다’, ‘지혜와 의와 성결과 구원이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 등등 순순한 복음이었다. 그는 평생 이 복음을 전하며 살았다. 

 


  다음으로 그가 겪은 위험들이다.
  그는 교회당 내에서도 복음을 전하였지만 때로는 들판에서도, 큰 밭에서도, 공회관에서 전하였는데 설교 중 훼방을 받지 않는 날은 거의 없었다. 악한 무리들이 몰려와 야유를 하며 소란을 일으키기도 하고 때로는 돌멩이 세례를 받기도 하며 주먹이 날아오기도 하였다. 때로는 마차가 돌진해 와서 부딪히는 바람에 구사일생으로 살기도 하며 말에서 떨어져 말 아래 깔려서 부상을 입기도 했다. 아일랜드로 건너갈 때는 몇 번이나 바다의 위험을 겪었고 지역 행정관이나 경찰관들이 와서 집회를 금지하기도 하였다. 그가 겪은 일들을 읽다 보면 신약성경의 사도 바울이 떠오른다. 사도 바울 역시 전도하다가 거의 매일 죽을 뻔 했기에 ‘나는 날마다 죽노라’ 했지 않았던가. J. 웨슬리의 삶도 그러했다. 그에 비하면 지금 우리나라에서 목회하고 설교하는 일은 너무나 평탄하고 쉬운 일이다. 설교시간에 야유를 하며 돌멩이를 던지는 자는 없으니 말이다.

 


  마지막으로 그의 특별한 건강이다.
  J. 웨슬리는 그의 일기에서 자주 자신의 건강에 대해 언급한다. 그는 81세가 되었을 때도 21세 때나 다름없이 어떤 운동도 할 수 있고 몸과 마음이 건강하다고 했다. 85세가 되었을 때에도 수없는 영적 축복과 육체적 축복으로 인해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그는 자신의 건재한 모습의 원인을 ‘내게 맡겨주신 그 일에 합당하도록 이끌고 그 안에서 나를 보호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이다’고 고백한다. 그 외에 ①꾸준한 운동과 공기를 바꾸는 것, ②하루도 밤잠을 거르지 않는 것, ③언제라도 수면을 취할 수 있는 것, ④매일 아침 4시에 일어난 것, ⑤매일 아침 5시에 설교한 것, ⑥생애 동안 별다른 질병이나 고통이 없었고 그에 따라 슬픔이나 불안이나 걱정이 없었다는 것을 건강의 이유로 든다. 1791년 그가 88세가 되던 해, 기력이 쇠진해 누워서 마지막 온 힘을 다해 ‘무엇보다 가장 좋은 것은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는 것이다’고 외치고는 주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그의 삶은 사람이 하나님에게 사로잡혀 그의 일생을 온전히 바칠 때 하나님이 그를 얼마나 잘 쓰실 수 있는지를 보여 준다. 그의 삶을 보면서 은퇴 후에도 하나님이 부르시는 날까지 복음전도자로 살기를 다짐해본다.



이광수 목사
울산동부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