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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문화

설성제 수필가 네 번째 산문집 『거기에 있을 때』 출간

 

우리 인생의 보이지 않는 퍼즐 한 조각


  설성제 수필가가 네 번째 산문집 『거기에 있을 때』를 출간했다. 설 수필가는 경남 밀양에서 태어나 2003년 「푸른 서랍」으로 예술세계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수필집으로 『바람의 발자국』 『압화』 『소만에 부치다』가 있다. 현재 울산문인협회, 한국에세이포럼 회원, 울산의 빛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책은 총 4부로 나누어진다. 제1부 ‘무심히, 그리고 유심히’, 제2부 ‘너뿐이야!’, 제3부 ‘그런 섬 하나’, 제4부 ‘자꾸자꾸 불러보고 싶은’으로 구성되었다. 


  설성제 수필가의 산문집 『거기에 있을 때』는 일상에서 맞닥뜨리는 사건과 존재들을 응시하며 내면의 풍경을 그려내고 있다. 숨 가쁜 도시의 중심에서 바쁘게 살아가면서도 한가로이 유목적 사유를 즐기는 저자의 모습이 담긴 글에는 포근한 햇살이 머문다. 저자는 살아온 날들을 그저 흘려보내지 않고, 삶을 관조하고 성찰하면서 은은하고도 진솔하게 그려낸다. 그 속에 담겨있는 저자의 담백하면서도 유려한 문체와 풍부한 감수성과 상상력이 담긴 편편의 글들은 더욱 이 책을 돋보이게 한다.


  살아 계신 아버지가 미리 찍어둔 영정사진을 보며 지나친 보정을 가한 사진사를 나무라게 되는 딸의 속내는 어떤 것이었을까. 실제와 다르게 보이는 아버지의 사진이 영혼 없는 자화상으로 남겨지는 것 같아 저자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아버지가 살아온 회한과 성찰, 삶의 궤적을 담은 사진으로 남겨졌으면 하는 저자의 마음은 결국 진실한 글을 쓰고 싶다는 또 다른 속내가 아닐까. 집에서 키우던 닭을 잡아 배를 가른 날, 마지막까지 알을 배어 고소한 알을 남긴 닭처럼 저자 또한 알 낳기를 멈추고 싶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딱딱한 알 껍질 안에 들어있는 따뜻하고 반들반들하고 고소한 고영양의 알, 설성제 수필가의 글이 그러하다.


  설성제 수필가는 작가의 말에서 “가까스로 걷은 기억들을 펼치고 만지고 다듬어 나뭇잎 같은 옷을 입혔다. 볕과 바람에 마르고 찢길 줄 알면서도 옷을 입혀야 하는 일이 나의 소명임을 이제야 알겠다. 문학의 지경을 넓혀보리라 꿈꾸었던 날들, 어느새 반환점을 돈 듯한 이 시간. 이제는 넓히는 일보다 깊어지는 일을 남겨뒀다는 사실에 다시, 또 다시다. 나를 더 비워야 한다면 기꺼이 그리하리라. 섣부른 약속이라도 해놓고 새 힘을 불러본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울산대학교 철학과 교수인 이종인 목사는 이 책을 “편편의 글에는 봄날의 포근한 햇살도, 도시 생활의 고단함도, 분주함 속에 여백을 길어내는 지혜도 머문다.”라고 추천했고, 시인이자 수필가인 이서원 작가 또한 “편편마다 가슴에 깊은 울림을 주는 동시에 그 사유적 의미가 궁극적인 것, 즉 구경(究竟)을 찾아 나서려는 성찰과 맞닿아 있다.”라고 발문에서 밝혔다. 


  밝아온 새해, 유난히도 분주하고 어수선했던 지난 날들을 돌아보며 시간을 내어 『거기에 있을 때』를 읽어보며 생각에 잠겨보면 어떨까.


자료제공 푸른사상 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