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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문화/문화

“아가(雅歌)서에서 에티오피아를 본다”_ 백인의 눈으로 아프리카를 말하지 말라 (김명주 지음, 미래를 소유한 사람들 간행)

김명주_미래를 소유한 사람들

    # 인류가 태어난 고향 에티오피아

  세계지도에서 아프리카를 찾아보면 대륙 동북쪽에 뽀족한 뿔처럼 나온 지역에 자리 잡은 나라가 바로 에티오피아다. 에티오피아는 인류문명 최초의 발상지 아프리카의 자존심이라는 긍지를 가지고 있다. 아프리카 국가 대부분이 영국, 프랑스의 식민지로 고난을 겪었지만, 에티오피아는 서구 제국 국가들의 식민지 쟁탈전의 와중에도 아프리카에서 유일하게 독립을 유지한 나라다. 역사적으로 봐도 어느 아프리카 국가들과는 다르다. 우선 ‘인류의 어머니’라는 [루시]가 태어난 곳이니 모든 인류의 고향이라 할 수 있다. 한편, 아프리카에서 유일하게 고유한 문자를 사용하고 있는 나라다. 국가로서의 역사는 기원전 10세기경 메넬리크 1세가 오늘날 에티오피아 북쪽에 있는 티그레이 지역에 왕국을 세우면서 시작되었다.

 # 지혜의 왕 솔로몬과 시바의 여왕

  구약성경 잠언서는 다윗의 아들 이스라엘 왕 ‘솔로몬의 잠언이라’라고 시작된다. 잠언은 솔로몬왕이 중년기에 이스라엘과 주변국가의 모든 지혜를 모아서 지은 내용으로 여러 가지 삶의 지혜들을 여호와 하나님을 믿는 신앙고백의 시각에서 재정리한 생활의 지혜, 신앙화된 지혜, 지혜의 의인화라고 평가한다. 이어 전도서 역시 다윗의 아들 예루살렘 왕 ‘전도자의 말씀이라’라고 시작된다. 전도서는 솔로몬왕이 황혼기에 이름을 드러내지 못하고 전도자로 표현하면서 삶을 돌아보며 인생이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이 삶의 목적이라고 결론짓는다. 이어지는 아가서도 ‘솔로몬의 아가’라고 시작된다. 아가서는 솔로몬왕 청년기에 슬람미 여자인 시바의 여왕과의 사랑에 대한 은유적 표현으로 그리움의 시, 믿음의 약속을 노래한 노래 중의 노래, 솔로몬의 노래라고 부르며 하나님 또는 여호와라는 언급이 거의 없으나 오늘날 신랑 된 그리스도와 신부된 크리스천의 관계로 해석한다.

 # 메넬리크 1세는 누구인가

  시바의 여왕은 기원전 10세기경 시바 왕국의 지배자였고 본명은 마케였다. 여왕은 솔로몬의 지혜가 높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 수준을 시험해 보기 위해 금과 향료, 보석 등 귀중품을 가득 실은 800마리의 낙타와 함께 이스라엘왕국 솔로몬을 만나기 위해 방문한다. 실로 여장부다운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아무튼 전설에 따르면 시바의 여왕은 솔로몬의 지혜를 인정하게 되고 그와 사랑을 나눠 결국 솔로몬의 아이를 임신한 뒤 자신의 나라로 돌아간다. 이때 태어난 아이가 에티오피아 왕국을 세운 메넬리크 1세다.

 * 시바의 여왕은 예루살렘 여자들아, 내가 비록 검으나 아름다우니 계달의 장막 같을지라도 솔로몬의 휘장과 같구나 라고 노래한다.(아가1:5) 이에 화답하듯 솔로몬왕은 돌아오고 돌아오라 슬람미 여자여 돌아오고 돌아오라 우리로 너를 보게 하라(아가6:13)라고 애타게 부르짖는다. 또한 내게 입 맞추기를 원하니 네 사랑이 포도주보다 나음이로구나(아가1:2)라고 노래한다.

  이들의 절절한 사랑의 노래에 뒷받침하듯 솔로몬왕이 시바의 여왕에게 규례대로 많은 귀중품을 주고 동시에 저의 소원대로 무릇 구하는 것을 주니 이에 저가 본국으로 돌아갔더라. 라는 의미 깊은 글이 있다.(왕상10:13)

 # 에티오피아의 기독교

  에티오피아에 기독교가 전래된 시기는 4세기경 이집트와 시리아를 통해서였다. 당시 악슘제국의 왕들이 기독교로 개종하면서 에티오피아는 기독교 국가가 되었다. 그러나 7세기에 이슬람교가 번성하여 중동 및 북부 아프리카를 차지하면서 에티오피아의 기독교는 유럽과 단절되고 만다. 이후 16세기에 포루투칼인들이 카톨릭을 강요하여 갈등이 야기되고 17세기에 에티오피아는 모든 외국인 선교사를 추방하고 에티오피아의 기독교는 이슬람에 의해 고립되었지만, 이집트의 콥트교와 유사한 에티오피아 정교회를 창시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 아프리카의 전설 메넬리크 2세

  에티오피아는 18~19세기 100여 년 동안 작은 나라들로 나뉘어져 있었다. 하지만 19세기 후반에 데오드로스 황제에 의해 하나의 국가로 통일된다. 그의 뒤를 이은 요하네스 황제는 부국강병을 목표로 부단히 노력했지만, 유럽 제국주의 국가들의 침입이 이어지면서 꿈을 이루지 못했다. 요하네스의 뒤를 이은 이가 바로 아프리카의 사자라는 별명과 아프리카의 비스마르크로 불리우는 메넬리크 2세다. 메넬리크 2세가 왕으로 활약했던 1889~1910년은 영국이 세계의 중심이었던 시기였다. 그러나 아프리카 중앙을 호령하며 절묘한 외교능력과 탁월한 전략전술로 에티오피아를 지켰던 메넬리크 2세는 가히 영국에 필적할 만한 당대 아프리카의 주인공이라고 할 만 하다. 왜냐하면 영국이 주도했던 전 세계적인 식민지 쟁탈전에서 메넬리크 2세는 거의 유일하게 자국을 식민지 쟁탈전에 말려들지 않도록 만든 장본인이였기 때문이다. 메넬리크 2세의 통치는 신기에 가까운 것으로 평가한다. 그는 흑인 역사상 가장 위대하고 강력한 지도자라는 칭송을 받는 아프리카의 전설적 영웅이 되었다. 메넬리크 2세의 원래 이름은 살레마르암 이었다. 하지만 솔로몬왕과 시바의 여왕의 후손임을 강조하기 위하여 메넬리크 2세로 이름을 바꾸었다. 1세와 2세는 부자지간을 말하지만 에티오피아의 경우엔 메넬리크 1세와 2세의 간극은 약 3000년이나 벌어진다.

 # 이스라엘의 에티오피아 유대인 구출 작전

  에티오피아는 원래 하일레셀라시에 황제가 다스리는 왕정국가였다. 하지만 1974년 군부 구데타에 의해 사회주의 군사정권 국가가 되었다. 1987년 총선을 실시하여 인민의회를 구성하고 인민민주공화국을 선포하면서 에티오피아 내 유대인 14,000여 명이 대량 학살 위기에 빠지자, 이스라엘은 이들을 구출하기로 한다. 이 구출 작전명이 솔로몬왕을 상징하는 ‘솔로몬 작전’이다. 에티오피아 내 유대인을 팔라샤 라고 하는데 이는 외지인이라는 의미다. 이들의 별칭은 ‘검은 유대인’이다. 이들은 자신들이 고대 이스라엘 왕 솔로몬의 후예라고 생각한다. 한편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에서 유일하게 문자를 가진 문명국으로 히브리어와 같은 셈(sem)어족(語族)이다. 이와 같은 언어적 유사성도 자신들이 솔로몬왕의 후예라는 믿음의 근거가 된다.

 # 현대판 홍해의 기적

  1991년 5월 24일 오전 8시 30분 에티오피아의 아디스아바마 공항으로 보잉747과 군수송기 C-130 허큘리스 등 30여 대가 철새 떼처럼 몰려와 차례로 활주로에 내려앉았다. 오전 10시경 전혀 표식이 없는 정체불명의 비행기 두 대가 들어온다. 그리고 중무장한 이스라엘 특공대원 200여 명이 빠르게 내린다. 오후12시 30분경 본격적으로 작전이 개시되었다. 검은 유대인 팔라샤들을 태운 버스가 대사관에서 공항으로 이동하기 시작한다. 모든 것을 버리고 거의 빈몸으로 탈출하는 상태여서 40인승 버스에 70여 명을 태우고 태어난 고향을 떠나 신앙적 고향 예루살렘으로 향하는 여정이었다.

  불과 25시간 만에 솔로몬 작전의 대장정은 막을 내리고 총 14,200명의 팔라샤가 이스라엘로 수송되었다. 한 치의 실수나 사고도 없는 완벽한 작전이었다. 수송기는 최대 인원을 태우기 위해 기내 좌석 등 모든 시설을 제거하여 최다 비행기의 탑승 인원은 11,22명이나 되었고 비행 도중 총 11명의 신생아가 태어났다. 현대판 홍해의 기적은 이같이 마무리되었다. 이같은 사실은 기네스북에 등재되었다.

 # 에티오피아의 코리아 파병

  1950년 6.25전쟁 때 아프리카에서 지상군을 파병한 유일한 국가가 에티오피아였다. 이들 정예군은 모든 전투에서 한 번도 패전한 일이 없었고 전우의 시체를 적지에 남기지 않는 전통을 유지한 용맹한 군대였다. 귀국 시에 전사자도 모두 함께 귀국하여 부산 유엔묘지에 에티오피아 전사자 묘는 없다. 전투 수행뿐만 아니라 동두천에 ‘보화 교육원’을 세워 우리의 전쟁고아들을 돌보기도 한 기독교적 사랑을 실천한 아프리카의 우방국이다. 이들 코리아 파병 용사들은 에티오피아가 공산화된 시기에 엄청난 학대와 고통 속에서 보낸 사실이 우리 국내에 알려지면서 빚진자로서의 관심이 고조되었다.

 * 21세기 선진 모델 국가 이스라엘은 자국민을 포함한 세계 70여 개국에 흩어져 살고 있는 유대인에 대한 애정과 관심은 언제 어디서나 행동으로 실천한다. 이제 우리는 아가(雅歌)서를 통해서 검은 대륙, 검은 유대인 에티오피아의 다른 쪽을 보게 된다. 참으로 오묘한 섭리를 느낀다.

  “너는 나를 인같이 마음에 품고 도장같이 팔에 두라 사랑은 죽음같이 강하고”(아8:6) 

 

             

강신원 장로(울산예비역 기독군인회 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