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복한 전원교회에서는 3년째 “Summer Together”라는 이름으로 연합 여름성경학교를 하고 있다. 처음엔 두 교회로 시작했지만, 그다음엔 여섯 교회, 이번에는 일곱 교회가 함께했다. 어린이 50여 명과 교사 30여 명, 모두 90명에 가까운 인원이 모여 2박 3일을 보내며 말씀으로 하나 되는 기쁨을 누렸다. 아이들뿐 아니라 교사들까지 한마음으로 어우러지는 순간은 언제나 감격스럽다.

내 마음속에는 늘 짐처럼 얹혀 있던 소망이 있었다. 교회가 하나 되는 것처럼, 부모와 자녀,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 부모들이 흔히 고민하는 건 아이와 여가를 어떻게 보내느냐 하는 것이다. 그런데 많은 경우 ‘같은 장소에 있는 것’이 함께하는 것의 전부가 되어 버린다. 그러다 보니 늘 “이번엔 어디로 가지?”가 가장 큰 고민이 된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함께하는 경험은 빠져버리기 쉽다.
아빠들에게는 특히 쉽지 않은 일이 있다. 아이와 제대로 놀아주는 것, 신앙적인 대화를 나누는 것, 그리고 그 둘을 동시에 하는 것이다. 그래서 생각했다. 놀이와 스포츠, 복음과 가족을 한자리에 담는 캠프를 만들자!
그렇게 시작된 것이 처음부터 끝까지 신나게 노는 “Holyfun 비긴즈 가족캠프”였다. 아무래도 처음 하는 시도라 여기저기 알리지 못하고 가까운 가정들 위주로 알음알음 모였다. 네 가정, 어린이 10명, 어른 8명… 너무 적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진하게 서로를 바라보고 함께 뛸 수 있었다.
이 캠프에 대한 평가를 한마디로 줄이면 ‘알찬 캠프’다. 알차다는 건 다른 말로 부모들에게는 힘든 캠프라는 뜻이다. 물론 아이들은 쉬는 시간조차 쉬지 않고 피구, 축구, 만들기를 하며 땀 흘렸지만 아마 부모들에게는 최고 강도의 경험이었을 것이다.
아침부터 ‘함께하는 가족 피트니스’로 하루를 시작하고. 한 사람도 빠질 수 없고 모두가 끝까지 연결되어 있어야 하는 ‘극기의 팀빌딩’, 네 살 아이부터 어른까지 한 팀이 되어 박진감 넘치는 승부를 펼친 ‘야구 경기’, 가족 간 승부욕이 불타오르는 게임들로 이루어진 ‘물놀이’까지 모든 활동은 몸으로 부딪히고 마음으로 하나 되는 시간이 되었다.
그렇다고 단순히 노는 데서 끝나지 않았다. 놀면서 복음을 나누었고, 게임과 운동을 통하여 우리가 지켜야 할 핵심 가치를 발견하고 함께 생각하고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웃음소리와 땀방울 사이에 말씀과 대화가 스며들었고, 놀이가 곧 배움이 되고, 즐거움이 곧 믿음의 언어가 되는 순간들이 이어졌다.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주최자가 하는 자기 자랑은 신뢰도가 떨어지기에 함께한 아빠들의 소감을 소개한다. 평소엔 무뚝뚝하기로 소문난 아빠들이 이번에는 긴 글로 고백을 남겼다. 지면상 전문을 다 싣지는 못하지만, 중요한 대목을 함께 나눈다.

아빠 1의 고백
“이번 캠프에 참여하면서 저는 크게 두 가지를 깨달은 것 같습니다. 첫째로 제가 육아를 대하는 태도가 매우 수동적이었음을 깨달았습니다. 누군가 시켜서 하는 것처럼 아이들의 양육을 하나의 처리해야 할 미션, 업무처럼 대해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캠프에서 함께 팀을 이뤄 미션을 해결하고, 물놀이도 하고, 위플볼을 하면서 오랜만에 아이들과 진짜로 놀아본 것 같았습니다. ‘놀아준다’가 아니라 함께 즐거워한다는 게 무엇인지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둘째는 가족 안에서 말씀을 나누는 일이 참 어색했다는 것입니다. 교회 안에서는 늘 나눔을 해왔지만 정작 가정에서는 해본 적이 없었으니 어색한 게 당연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캠프에서의 작은 나눔조차 제게는 큰 도전이 되었습니다. 놀이가 말씀이 되고, 삶 속에서 말씀을 살아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배우게 되었습니다.”

아빠 2의 고백
“캠프를 되돌아보니 오병이어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잔디밭에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말씀을 듣고, 작은 도시락으로 모두가 배불리 먹으며 ‘이게 무슨 일이야~’ 하던 그 놀라움의 현장이요. 이번 캠프도 그 장면과 참 닮아 있었습니다. 어른들은 땀 흘리며 섬기고, 아이들은 더 많은 땀을 흘리며 웃음으로 섬겼습니다. 사실 아이들의 웃음이 제일 큰 섬김이었습니다.
행복한전원교회에 다녀오면 꼭 다른 세상에 다녀온 기분이 듭니다. 그곳에서는 아이의 장점이 눈에 쏙쏙 들어오는데, 집에 돌아오면 다시 현실 모드로 전환되어 부족한 점이 먼저 보이고 잔소리하는 엄마 아빠가 되어버리지요. 그래도 이번에 느낀 것을 잊지 않고, 우리가 서 있는 자리에서 작은 것부터 실천하는 것이 또 다른 섬김이겠지요. 무엇보다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난 게 가장 큰 선물이었습니다.”

아빠 3의 고백
“야구 규칙을 응용한 위플볼이나 협력 게임 속에서 ‘함께해야만 가능한 기쁨’을 선명하게 느꼈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아들과 2학년 딸과 함께 뛰며 땀 흘린 시간이 우리 가족을 조금 더 가까워지게 했습니다. 그 순간 저는 가족이 한 팀이라는 걸 실감했습니다.
캠프를 마친 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이미 부자구나.’ 돈이나 건강 때문이 아니라, 가족이 곁에 있다는 것, 그리고 이렇게 좋은 이웃 가족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부유하다는 걸 깊이 깨달았습니다. 가족은 저절로 친밀해지지 않습니다. 시간을 들이고, 때로는 서툴더라도 함께 부딪혀야 가까워진다는 걸 배웠습니다.”
짧지만 힘든 일정이었지만, 이 아빠들의 고백이 이번 캠프의 의미를 가장 잘 설명해 준다. 처음부터 끝까지 신나게 놀았지만, 놀고 난 자리에 복음이 남았다. 그리고 가족 안에 사랑이 차오르는 경험이 있었다. 그것이 우리가 함께한 ‘Holyfun 비긴즈’였다.

'교계 > 다음세대'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시골교회와 홈스쿨링“가위바위보는 그만!” (0) | 2025.10.05 |
|---|---|
| “길갈, 수치를 굴려내고 새 역사를 세우다.” (1) | 2025.09.03 |
| “성막과 예수그리스도”(성막을 재현하며 배우는 말씀 놀이) (5) | 2025.08.02 |
| 시골교회와 홈스쿨링 “가슴 아픈 부전자전” (8) | 2025.08.02 |
| "성막에서 성전으로" (1) | 2025.07.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