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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계/선교와 전도

『한 영혼을 향한 간절함_심방』

이세종 목사 『365일 심방하는 목사』 생명의 말씀사

 안녕하세요. 저는 365일 심방하는 목사이자 지난 5월 4일부터 북울산교회를 담임하게 된 이세종 목사입니다. 

  저는 지난 2020년 3월부터 지금까지 만 5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다음세대를 심방해 왔습니다. 만약 오늘 심방을 하지 못하면 다음 날 두 명을 심방했고, 이틀간 하지 못한 경우엔 셋째 날에 세 명을 심방하며 지금까지 달려왔습니다. 부교역자 시절, 울산교회 고등부 재적수는 140명이었는데요. 한 학생당 1년에 다섯 번 이상을 직접 만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찾아간 결과, 매년 약 700명씩, 총 3,500명 이상의 영혼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지난 3월에는 감사하게도 기독교출판사인 생명의말씀사 부장님으로부터 심방이 다음세대 부흥에 어떤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지를 글로 남겨보자는 제안을 받게 되어 “365일 심방하는 목사” 책을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심방 사역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저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저는 홈스쿨링 출신 목사입니다. 학교를 나오지 않았고, 검정고시 출신입니다. 서울 청량 초등학교를 나왔고, 서울 경희대 안에 있는 경희중학교를 다니다가 중퇴했습니다. 제가 홈스쿨링을 하게 된 계기는 저희 아버지께서 2,000년도에 토익 990점 만점을 받으셨는데 아버지께서 중학생 나이었던 저를 세상에서 인정받는 사람으로 키우고 싶은 마음에 홈스쿨링을 하자고 권면해 주시어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홈스쿨링을 시작했지만 정작 저에게는 명확한 꿈이 없었고, 모든 것이 막연했습니다. 그런데 중학교 3학년으로 올라가는 1월 겨울, 하나님께서 저를 만나주셨습니다. 겨울수련회에 참여하여 마지막 둘째 날에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났습니다. 하나님께서 저를 목회자로 부르신다는 소명을 받아 그때부터 그 길을 순종하며 걸어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고등부 담당 목사가 되었을 때, 저는 지난 날의 홈스쿨링 이력이 문제가 되는 것을 겪었습니다. 제가 고등부를 담당했을 때, 고등부 학부모님들이 다 저에 대한 선입견을 갖고 계셨던 것입니다. 주변에서 이런 소문이 들려왔습니다. “중고등학교도 나오지 않은 사역자가 어떻게 우리 자녀의 삶을 공감할 수 있겠어?”라는 이야기들이 많이 들려왔습니다. 

  그때 저는 사역의 한계 속에서 하나님 앞에 엎드려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님, 저에게는 약점이 있습니다. 저는 홈스쿨링 출신 사역자입니다. 중고등학교를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청소년들을 이해하는데 다른 교역자보다 출발 자체가 늦습니다. 하지만 제가 다른 누구보다 학생들을 더 많이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기억하여서, 다른 누구보다 학생의 삶을 공감하는 사역자가 되겠습니다. 하나님 도와주세요”라는 기도를 드렸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때부터 저를 365일 심방하는 목사로 이끌어주셨고, 지금은 누구보다 학생들의 마음을 공감할 수 있는 사역자로 만들어주셨습니다. 

  그것만이 아닙니다. 이제는 학부모님이 오히려 저에게 먼저 연락 오시어 부모님도 모르는 자녀의 고민이 무엇인지를 물어보고 기도제목을 요청하는 역전의 상황이 이루어졌습니다. 학부모가 신뢰할 수 없는 교역자에서 하나님의 은혜로 학부모가 자녀의 고민을 물어볼 수 있는 교역자가 된 것입니다. 저는 그때 심방이야말로 사역의 지름길임을 깨달았습니다. 심방은 교사, 교역자의 모든 약점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나의 무경험이 경험이 되게 합니다. 

  심방 사역을 하며 수많은 만남이 있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학생이 있습니다. 그 학생은 부모님과의 깊은 갈등 속에 있었고, 가출과 여러 문제 행동으로 가족을 힘들게 했던 아이였습니다. 부모님은 반복되는 문제 상황을 수습하느라 지쳐 있었고, 결국 아들의 변화 가능성에 대한 희망조차 내려놓고 싶어 하셨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학생이 갑자기 사라졌습니다. 실종 신고가 접수되었고, 경찰을 통해 확인된 아이를 제가 직접 데리러 갔습니다. 하지만 상황은 더 악화되었습니다. 아들은 집으로 돌아가기 싫다며 방황했고, 부모님은 또다시 절망에 빠졌습니다. 그때 밤 10시가 넘은 시간이었는데, 학생 어머니께서 저에게 간절히 부탁하셨습니다. “목사님, 지금은 너무 늦은 시간이지만, 아들을 데리고 저희 집에 잠깐만 함께 와주실 수 있을까요? 남편이 이제 아들을 완전히 포기하려 하고 있어요. 아들이 혼자 집에 들어오면 큰 충돌이 생길 것 같아요. 목사님께서 중재 역할을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저는 그 말을 듣고, 집에 가기 싫다고 버티던 학생을 설득해 함께 부모님 댁으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새벽 2시가 넘도록 세 사람 사이에 앉아 하나님께서 부모와 자녀의 관계를 회복시켜주시길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그날 밤, 그 가정 안에는 놀라운 평안이 임했고, 이후 부모님과 자녀 사이에는 회복의 길이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이 경험은 저에게 심방의 본질을 다시 일깨워주었습니다. 심방은 단순한 방문이 아닙니다. 한 영혼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을 직접 전달하는 길이고, 가정과 교회, 세대와 세대를 잇는 가장 따뜻한 통로입니다.

  심방은 언제나 기쁨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때때로 우리는 거절당합니다. 피로를 느끼고 지치기도 합니다. 그러나 거절은 사역의 실패가 아니라, 오히려 영적 스펙이 됩니다. 우리가 진심으로 품은 그 마음은 결코 헛되지 않으며, 반드시 하나님의 때에 열매 맺습니다. 

  한 번은 6개월 이상 교회에 나오지 않던 학생 20명의 명단을 들고 전화를 돌렸습니다. 1번부터 19번까지는 아무도 받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20번까지만 해보자”라는 다짐으로 마지막 전화를 걸었는데, 그 학생이 전화를 받았습니다. “목사님, 저 사실 교회를 나가지 않으려 했는데, 다시 나가고 싶은 마음이 들던 참이었어요. 그냥 나가기도 어색했는데, 마침 목사님이 전화 주셨어요.” 그 학생은 다음 주 예배에 나왔고, 이후 고등부를 졸업할 때까지 빠지지 않고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10번 거절 당하면 한 번 거절당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거절은 오히려 영적 스펙이 됩니다. 거절은 은혜의 순간을 위한 과정입니다. 그리고 그 끝에는 반드시 하나님이 예비하신 회복이 기다리고 있음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심방은 직접 찾아가는 사역입니다. 복음을 들려주기 위해, 먼저 그들의 삶을 듣고 그 자리에 함께하는 것입니다. 담당교역자와 교사가 한 영혼을 직접 찾아갈 때, 비로소 신뢰가 생기고 그 신뢰 위에서 열매맺는 것을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저는 울산지역에 모든 교회학교가 한 영혼을 향한 간절함을 회복함으로, 잃어버린 한 마리의 양을 찾는 사역에 축복의 통로로 쓰임 받으시길 간절히 소원합니다.

이세종 목사 북울산교회 담임  “365일 심방하는 목사”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