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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계/교계일반

"사랑이 꽃을 피우게 하는 기술"_협상과 제안

“이삭이 그 땅에서 농사하여 그 해에 백 배나 얻었고 여호와께서 복을 주시므로”  (창26:12) (그림_kim’s bible story)

  1995년 경상북도 왜관에서(정확한 행정구역은 칠곡군 약목면 관호리 반상골) 교회를 개척했다. 이미 고신 측 교회가 그곳에서 교회 개척을 시도했다가 어려움을 겪고 물러간 상황이어서 교단과 노회에서도 별 관심을 두지 않았다. 

  예배 공간을 있었지만 의자도, 강대상도, 사람도 없었다. 그런 시간을 약 3개월 즈음 지나고 있었을 때 모르는 사람 예닙곱이 사택을 찾아왔다. 왜관에서 중심이 되는 교회를 다니는 성도들이었다. 그 교회 담임목사님은  이미 은퇴를 하셨는데, 내부적인 갈등으로 후임을 구하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은지 1년이 훌쩍 넘어선 시기였다. 그러자 그런 갈등을 견디다 못해 약40여명의 성도들이 한꺼번에 교회를 이동하려고 대표자들이 찾아온 것이었다. 

  유혹의 순간이었다. “어떻게 하나님이 나에게 이런 은혜를....”  “와 이래도 되는 건가?”라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교차했다.

  그때 성령님께서 내게 아름다운 말을 담아 두셨다. “여러분들 찾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여러분 혹시 저희 교회로 오시려거든 담임목사님이 새로 오신 후 교회가 안정되고 그리고 난 다음에도 교회를 이동하고 싶은 생각이 들면 그때 오시면 좋겠습니다. 제 생각에 지금은 여러분들이 교회를 지키면서 오실 목사님을 위해 간절히 기도해야 할 시간 같습니다.”라고 했다. 그리고는 함께 차를 나누고 모두가 행복한 마음으로 헤어졌다.

  그리고 몇 개월이 흐른 후에 꾸준하게 사람들이 교회를 찾아와 등록하였다. 어떻게 개척교회를 알고 찾아왔을까? 우리교회는 낙동강을 건너고도 찾기 어려운 작은 동네에 위치하고 있어서 교회 위치가 잘 노출되지 않는 곳이어서 궁금해서 물어보았다. “저희 교회를 어떻게 알고 오셨어요?” 그러자 그분들이 놀라운 이야기를 했다. “왜관에 있는 모 교회 OO집사님께서 소개해 주셨어요. 내가 아는 모교회 권사님께서 소개해 주셨어요.” 그 분들이 말씀 하신 모 집사, 모 권사는 그때 우리교회에 이동하려고 하신 분들이었다. 할렐루야! 좋은 감정으로 헤어진 그분들이 내가 목회하는 교회를 위해 전도하고 계셨던 것입니다.

  협상과 제안 기술은 잔머리를 굴리면서 하는 잔재주가 아니다. 모두에게 윈윈(win-win)하도록 섬기는 기술이다. 당장의 이익을 위하여 기술을 부리면 결국 모든 것을 잃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인생을 멀리 보는 것이다.” 목양을 했던 지난 교회에 화장실 소변대에서 늘 만나던 유치부 친구들이 있었다. 이 둘은 형제지간인데 나와 바이오리듬이 비슷한 건지 주일 그 시간대에 꼭 만났다. 그럴 때마다 소변대에서 구호처럼 반복하며 가르쳤던 소리가 있었다. “인생은 멀리 보는 것이다.” 그러면 화장실이 떠나갈 정도로 두 녀석이 외치곤 했다. 

  “인생은 멀리 보는 것이다.” 이 말의 의미는 당장의 협상에서 승리하여 이익을 만들어 내는 것보다 상대방과의 관계 개선에 더욱 힘을 쏟으라는 말이다. 나의 이익만 추구하다 보면 단기적으로 승리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내면적으로 새로운 적이 형성되었다고 봐야 한다.

  1, 2차 대전의 패전국들의 공통점은 전선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내가 싸워야 할 적이 많아지면 패망하게 되는 것이다. 상대도 이기고 나도 이길 수 있는 기술이 탁월한 협상기술이다. 결국 소통의 기술이다.

  김영애의 책 <시티어 의사소통 훈련프로그램>에서는 모든 어려운 관계는 소통의 불통에서 나타나는 것이라고 하면서 “듣고, 말하고, 감정 표현하는 등의 소통의 문제”를 깊게 다루고 있다. 이런 소통은 당장의 이익보다는 미래를 위한 투자인 셈이다.

  성경에 나오는 대표적인 예가 이삭의 우물 파기 사건이다. 여러 번 우물을 빼앗기다시피 하면서 옮겨 다녔던 이삭은 훨씬 더 나은 우물을 획득하게 되고, 자기와 적대적인 관계에 있던 블레셋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게 되었으며 하늘의 복은 100배나 받게 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가지게 된 것이다.

  우리는 협상의 대가이신 하나님께 지혜를 구해야 한다. 그러면 빛 되신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주신다. 상대방의 유익을 구하는 것이 사랑의 본질이다. 그러므로 협상과 제안 기술은 여운이 오래가는 사랑의 습성이 꽃을 피우는 것이다.

  “너희 중에 누구든지 지혜가 부족하거든 모든 사람에게 후히 주시고 꾸짖지 아니하시는 하나님께 구하라 그리하면 주시리라”(약1:5)

최성만 목사(울산오후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