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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계/교계일반

“가업승계의 필요성과 기독교적 의의”

“울산 공업탑은 1967년 울산공업센터 건립 기념탑으로 건립되어 울산의 랜드마크가 되었다. 최근 트램도입 검토로 로터리 평면화를 고민하고 있다.”

  1962년 특정 공업지구로 지정된 울산은 석유화학, 조선, 자동차관련 기업들이 입주하며 공업화를 이루며 많은 중소기업이 생겨났다. 그때 기업을 일군 중소기업 경영자들은 이제 70세를 훌쩍 넘긴 경우가 많다. 함께 모여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 보면, 이제 나이가 들어 ‘자식처럼 키운 기업을 직접 경영하기 어려운데 기업의 승계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을 토로한다. 

  우선 극심한 노사분쟁과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인해 형사처벌까지 감수해야 하는 현실에 자식들이 기업을 이어받아서 경영하려고 하지 않으려 해, 결국 기업을 계속 유지하기 어려워 폐업하거나 매각해야 하는 경우가 첫 번째 고민이다. 

  다음으로는 다행히 자녀가 기업을 이어받아서 기업을 계속 경영하려고 해도 우리나라의 상속세와 증여세 제도가 가업승계를 하기에 너무 어렵게 되어 있어서 실제로 가업승계가 매우 어려운 점이다. 

  한국무역협회가 2024년 1월에 발표한 ‘수출기업의 원활한 가업승계를 위한 제언보고서’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 2008년부터 기업의 원활한 가업승계 지원을 위해 가업상속 공제제도, 가업승계 증여세 특례 등 가업승계 지원제도를 운영해 오고 있지만, 최근 5년 동안 국내 기업의 가업상속공제 활용 건수는 평균 111건, 공제금액은 평균 3,165억원에 불과해 독일(11,079건), 영국(2,583건) 등 주요국에 비해 매우 제한적인 수준에 그쳤다.  결국 우리나라에서는 높은 상속세 부담으로 인해 상속·증여보다 기업 매각을 결정하는 사례가 많고, 상속을 받는 자식들도 기업가 정신을 발휘해 기업을 성장시키기보다는 기업을 매각 후 그 돈을 부동산이나 금융자산에 투자하는 비생산적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가업승계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가업승계는 단순히 재산을 후계자에게 이전하는 부의 대물림이 아니라, 기업이 수십 년간 착실하게 쌓아온 기술과 경영 노하우를 가장 확실하게 경제적으로 보전할 수 있는 대책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가업승계는 계속적으로 부가가치를 제공하고, 안정된 일자리를 유지, 확대한다는 차원에서 사회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중소기업은 우리나라 고용시장의 81.8%를 담당하고, 전체 사업체의 99.9%를 차지하고 있는 국가 경제의 핵심이다. 

  가업승계가 적기에 이루어지지 못하여 경영자의 고령화가 지속되면, 경영자는 적극적인 자세로 기업을 경영하기 어려워지고, 이는 다시 투자 위축, 신기술 개발의 부진, 기업 가치 하락으로 이어지게 된다. 또한 가업승계는 긴 소요 시간과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중소기업의 가업승계는 지금 우리 사회가 당면한 가장 시급하고도 중요한 사회적 과제라고 볼 수 있다. 더불어 고용유지 및 신규 일자리 창출, 국가경쟁력 및 경제적 안정성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가업승계는 단순히 부의 대물림이 아닌 ‘책임의 대물림’이자 ‘제2의 창업’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중소기업 경영자들은 원활한 가업승계를 원하고 있지만, 여러 가지 요인이 가업승계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크리스천 기업인들에게는 가업승계는 또 다른 성경적 의미를 가진다. 실업인과 전문인들에게 복음을 전하여 예수그리스도가 구주이심을 증거하고 주님의 지상명령을 성취하는 국제적 복음단체로 ‘기독실업인회 (CBMC)’가 있는데, 이 단체는 “비즈니스 세계에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게 한다”는 사명을 기반으로, 일터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그분의 뜻을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리고 “성경적 원리가 사역과 사업의 기준이다”, “일터는 소중한 사역현장이다”, “CBMC 비전이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지게 힘쓴다” 등을 핵심가치로 삼고 있기 때문에 가업승계는 단순히 기업 승계 뿐만 아니라 사역 승계의 의미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우리 크리스천 기업인들은 가업승계를 단순히 경제적 손익만 따지지 말고, 크리스천의 사명으로 인식하고 가업승계를 이루어야 한다. 

  그렇다면 가업승계를 가로막는 주된 장애 요인은 무엇일까? 중소기업중앙회의 ‘2019 가업승계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가업승계 과정에서 겪었거나 예상되는 주된 어려움으로는 가업승계 시 상속세 및 증여세 등 막대한 조세부담 우려(77.5%)’이고, 다음으로는 ‘가업승계 관련 정부 정책 부족 (49.0%), 가업승계 이후 경영 악화(거래처 축소 등) (26.1%), 후계자에 대한 적절한 경영 교육부재(16.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의 ‘수출기업의 원활한 가업승계를 위한 제언보고서’도 우리 수출기업 CEO 799명의 77% 이상이 가업승계가 중요하다고 응답했으며, 승계를 고려하는 가장 큰 이유로 ‘책임경영(46.4%)’과 ‘일관된 경영방식(37.8%)’을 꼽았다. 반면, 응답자의 약 4분의 3이 가업승계의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조세부담(74.3%)’을 지적했고 과도한 세금 등의 문제로 기업 매각 또는 폐업을 고려한 응답자는 42.2%에 달했다. 따라서 이러한 가업승계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크리스천 기업인들이 원활한 가업승계를 이루기 위해서는 크리스천 기업인들이 CBMC 같은 조직을 이용하여 같이 고민하고 연구하여 해결 방법을 찾아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