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에스더 할 거야!!!”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식의 근본이거늘 미련한 자는 지혜와 훈계를 멸시하느니라“(잠1:7)

 “나도 에스더 할 거야!!!!!” 예배당 안으로 들어서자 모두 두 눈이 커졌다.

  “으아아아앙 나는 하만은 안 할 거야” 태윤이의 엉엉 우는 울음소리가 커져갈수록 모두 조용히 숨죽이며 태윤이의 말에 집중했다.

  “하만은 장대에 매달린단 말이야 나는 죽기 싫어 엉엉엉” 목소리가 어찌나 큰지 저쪽에 있던 선생님은 부리나케 달려와 태윤이를 안아주었다.

  일곱 살 태윤이는 오늘 열리는 에스더 동극놀이를 얼마나 기대했는지 모른다. 어제 잠을 잘 때도 반짝반짝 빛나는 옷을 입고 친구들 앞에 나가서 뽐낼 생각을 하니 얼마나 떨리던지 잠이 잘 오지도 않았다.

  아침부터 다니엘 어린이 학교에 도착한 태윤이는 엄청 신이 나 있었다. 선생님이 휴지 상자에 등장인물을 적어서 넣어 놓았고, 친구들은 앞에 나가서 한 명씩 역할을 뽑게 되었다.

  “와 내가 주인공이다~~이야 신난다.” 에스더를 뽑은 하은이는 드레스를 입을 소식에 마음이 환해졌다. 하은이는 제일 먼저 어떤 의상을 입을까 고민하며 의상 진열대를 서성였다.

  그다음 친구도, 그다음 친구도 모두 만족하며 자리로 돌아갔다. 태윤이는 마음이 콩닥콩닥 떨리기 시작했다. 태윤이를 호명하는 소리에 앞으로 나가 선생님 앞에 섰다. 그리고는 휴지상자 안에 손을 넣고 꼬깃꼬깃 접혀진 종이를 한 장 꺼내서 들었다. 글씨를 읽을 줄 아는 태윤이는 눈을 껌뻑이며 적힌 글자를 읽었다.  

  “하아-마-안”

  “하만?? 하만??? 하만!!”

  태윤이는 너무너무 속상했다. 어떤 역할이든지 즐겁게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태윤이지만 하만이 나오자 눈물을 뚝뚝 흘렸다.

  “으아아아앙 나는 하만은 안 할 거야”  

  “하만은 장대에 매달린단 말이야 나는 죽기 싫어 엉엉엉”

 태윤이가 엉엉 울자 주변 친구들도 함께 당황하기 시작했다. 선생님이 달려와 안아주며 태윤이를 다독였다.

  “하만을 가짜로 연기하는 것이야~ 누군가는 하만 역할을 해주어야 할 텐데 태윤이가 해줄래?”

  역시나 고개를 계속 저으며 엉엉 울음은 그칠 줄 몰랐다. 그때 손을 번쩍 드는 친구가 있었다. 바로 태윤이보다 두 살 어린 5세 수지 친구였다. 그러고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우는 태윤이 오빠와 선생님을 바라보며 말했다.

  “제가 하만 할게요!”

선생님은 깜짝 놀라서 수지에게 물었다.

  “수지야, 정말 할 수 있을까?”

수지는 고개를 연신 끄덕이며 할 수 있다며 옷을 갈아입으러 나갔다. 이렇게 수지의 당찬 용기와 함께 모두 자기 자리로 돌아갔고, 준비한 동극이 시작되었다.

  와스디 왕비를 하며 다소곳이 앉아 있는 아인이, 자신 있는 표정으로 왕 의자 앞에서 왕관을 쓰고 있는 아하수에로 왕 다윤이, 공주 치마를 입고 빙그르르 돌며 설레는 에스더 하은이, 에스더 옆을 지키며 모르드개의 역할을 묻는 지훈이, 그리고 용기 있는 꼬마 하만, 수지. 다섯 명의 주인공 외에도 눈을 깜빡이며 조연으로 준비하는 다른 친구들까지 오늘도 다니엘 어린이 학교의 분위기는 뜨거웠다.

  시끌벅적하지만, 긴장감이 도는 동극시간을 지나가며 예수님께서 가장 마음을 만져주신 아이는 바로 태윤이였다. 한 편의 동극이 끝나고, 이제는 역할을 다시 정해야 하는 시간. 우리 태윤이는 조심스럽게 선생님에게 다가와 말을 건넸다.

  “선생님 저도 하만 할 수 있어요”

태윤이는 머쓱하게 이야기했다. 친구들도 선생님도 모두 미소를 지었다. 

예배를 통해 말씀을 배우고, 찬양하며 예수님을 알아가는 복된 다음세대입니다.”

 오늘도 다니엘 어린이학교는 하하 호호 웃음 속에서 행복이 넘쳤고, 흘리는 눈물 속에서는 한 뼘씩 자라남이 가득 넘쳤다. 매일매일 성경 속으로 떠나는 여행이 즐겁고 설레기만 했다.

  가장 중요한 시기 3세~7세, 이 시기에 예배를 통해 말씀을 배우고 찬양을 하며 예수님에 대해 아는 것, 이것이 얼마나 귀하고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인지를 깨달았다.

 

 

다니엘어린이학교 원장 김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