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회의 현대음악에서 ‘드럼’과 ‘베이스기타’와 같은 악기는 빼놓을 수 없는 필수 포지션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리듬뿐만 아니라 노래의 흐름에서 ‘임팩트’를 줄 수 있는 주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악기이다.
드럼은 기본적으로 리듬을 주도하지만 그와 함께 ‘기각기(필인)’ 기술로 곡의 포인트를 살리고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베이스기타는 음정을 사용해 코드와 스케일을 사용하여 곡을 한층 풍성하게 만드는 악기이지만 그와 함께 주법으로 리듬을 주도하는 역할을 함과 동시에 드럼의 리듬을 일정하게 끌어가기도 한다.
그러나 교회에서 드럼과 베이스를 맡은 자들의 다수가 각 악기를 전공한 자들보다 개 교회별로 나름의 계승의 방법을 통해 악기를 배우고 익혀 포지션을 담당하고 있는 현실이다 보니 기본기를 충분히 다지지 못하고 주요 기술만 짧은 기간에 습득하여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
그로 인한 부작용의 모습들이 있는데, 바로 ‘보면대’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는 것이다. 드럼의 경우 가사나 음정을 연주하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시종일관 악보만을 보면서 고개를 젖혀 연주하는 자들이 의외로 허다하다. 본인도 굳이 보면대를 왜 집중하여 보고 있는지에 대해 의아해하면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베이스기타 역시 악보와 손가락의 운지를 보기 위한 시선이 한 곳에 집중되어 있는 모습을 본다. 물론 악보를 보고 연주의 흐름을 읽는 것은 중요한 연주의 수단이지만, 시선 자체를 옮기지 못하고 한 곳에 집중되어 있는 것은 올바른 연주자의 모습은 아닌 것이다.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연습할 수 없는 찬양단의 경우, 서로 간의 호흡이 중요한데, 짧은 연습 후에 곡 전체의 흐름을 주도하는 두 악기가 찬양인도자의 사인을 보지 못하고 자신의 생각대로 리듬을 진행한다면 드럼과 베이스기타 두 악기의 엇박자를 비롯해 자칫 전체적인 흐름을 깨어버릴 수 있는 일을 야기할 수 있다.
예배 실황에서는 예기치 못한 상황들이 종종 나타나고는 하는데, 찬양 인도자가 어떻게 상황을 모면해 인도할 것인가에 대한 것은 특별한 사인이나 지시가 아닌 함께하는 모든 팀원들간의 호흡으로 만들어 내게 된다. 이때 다른 악기 연주자들과 싱어들은 찬양 인도자가 주도하는 흐름을 센스있게 빨리 읽어내어 상황에 적절히 대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물론 이러한 호흡이 만들어지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공이 필요하겠지만 그렇게 점진적으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결국 이러한 상황에서 드럼과 베이스기타 연주자들의 시선이 찬양 인도자를 향하고 있지 않다면 찬양 인도자가 이끌고자 했던 상황은 전혀 예기치 못한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악기를 체계적으로 배우지 않았다면 기본부터 다시 한번 정리하고 또 배우기를 권면한다. 기본이 되어있지 않으면 연주함에 있어서 한정된 틀에 갇히게 되어 무료함에 지치게 되고 재미없게 느껴져 결국 성의 없이 연주(반주)하게 되는 악순환에 접어들 수밖에 없다. 또한 새로운 기교에만 집착하게 되어 교회음악의 분위기와 상반된 주법을 적용한다거나 다른 악기들과 어울리지 않는 흐름을 만들게 된다.
기초 없이 악기를 다루게 되면 4박자 중심의 리듬 외에 3박자 리듬 등에서는 일정하게 흐름을 끌어가지 못하고 헤매는 모습을 많이 보게 되는데, 어려워서가 아니라 간과하고 있다가 당황해서 나타나는 모습이다. 경험을 하고 나면 고쳐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매번 동일한 실수를 지속적으로 반복하고 있는 자들도 있다. 기초가 있는 자들은 오히려 재미없고 무료하다 여겨지는 리듬의 흐름에서 그 진가를 발휘하게 되는데, 어떤 리듬에서도 안정된 주법과 연주로 전체 곡의 흐름을 계획된 대로 잘 연주하는 모습이 나타난다.
드럼이나 베이스기타는 다른 악기들에 비해 즉흥적인 기교를 많이 적용한다. 그러다 보니 결국 ‘멋’이라는 것이 생기기 마련인데, 이것은 결국 연주곡 전체를 과한 멋의 적용으로 인해 엉망으로 만드는 결과를 초래한다. 적당한 크기의 소리와 안정된 리듬, 곡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스킬’은 절제된 마음자세와 다져진 연주능력으로 인해 드러나게 된다. 중요한 포지션인 만큼 더욱 준비되어 있어야 하고, 준비된 자라는 것은 기본이 잘되어 있는 실력있는 연주자가 되는 것이며,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지금의 상황에 머물러 있지 않고 처음부터 현재 실력의 위치를 점검해 가며 한 걸음씩 내디뎌 더욱 나아가는 것이다. 절제된 모습으로 멋보다는 찬양하는 사역자로서의 역할에 임해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교회의 음악은 세상의 대중음악과는 확연하게 다르며, 그 다름의 모습에서 드럼과 베이스기 타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넘치지 말아야 하고 모자라지 않아야 한다. 악기를 연주함에도 불구하고 얼굴에는 찬양하는 자의 표정이 드러나야 하고, 연주하는 손과 몸이 찬양으로 드려져야 한다.
이 외에도 다양한 악기들로 연주하는 모든 자들이 모두 동일한 자세로 연주 자체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주어진 예배의 시간에서 찬양하는 자로 설 수 있을 때 비로소 음악적 완성도로는 부족할지 모르지만 주님 앞에서는 아름다운 ‘하모니’와 ‘찬양의 향기’로 드려질 수 있을 것임을 믿는다.
아름다운 찬양은 우리의 쉼 없는 노력과 그로 인한 기쁨의 사역이 주어진 우리의 삶 속에서 예배로 드려지는 것이다. 주님을 향한 우리의 사랑이 주님 앞에 노래로 고백되어 지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김성규 찬양사 (교회음악감독, CM뮤직센터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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