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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계/다음세대

“봄날 아이들과 함께한 희망의 노래” “가르침과 기억”

   “그런즉 너는 알라, 오직 네 하나님 여호와는 하나님이시오 신실하신 하나님이시라. 그를 사랑하고 그의 계명을 지키는 자에게는 천대까지 그의 언약을 이행하시며 인애를 베푸시되”(신7:9)

“나는 예배자입니다” 작은입술의 고백이 우리 모두의 고백이 되길...

  4월 한 달 신명기 말씀을 붙들고 아이들과 함께 나아가고 있다. 하나님을 향한 우리의 사랑은 이웃들을 향한 사랑으로 흘러가야 하며, 이웃을 사랑한다는 건 정의를 지키고 존중을 표하는 것이라고 신명기 저자는 말한다. 무엇보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을 향해 자녀에게 그분의 길을 가르치라고 명령하셨다. 우리는 자녀가 하나님의 성품과 그분의 섭리를 이해하고 다음 세대에 전하도록 제의와 가르침과 기억을 사용해야 한다.

  ‘아이들에게 양질의 가르침을 주는 데 우선순위를 두어야 하며. 우리의 전통에서 하나님의 진리를 후대에 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하나님은 진리가 우리의 전통뿐 아니라 우리 마음과 생각 속에 있기를 바라신다.’는 글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는 과연 다니엘학교 아이들과 다니엘을 졸업하고 학교 선교사로 파송 받은 리턴즈 초등학생 친구들에게 어떻게 가르치고 무엇을 기억하고 마음에 새기도록 해야 하는가를 고민하며 하나님께 지혜를 구하고 있을 때, 태화교회 박정화 권사님이 리더로 섬기고 계시는 금비나 예배팀을 생각나게 해주셨고, 이 팀이 정기적으로 섬기고 있는 울산광역시 울주군 삼남읍에 있는 이손요양병원 사역에 다니엘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도록 기회를 허락해 주셨다.

  사역을 준비하면서 아이들과 선생님들과 함께 다른 무엇보다 예수님에 대한 묵상을 더 깊이 하게 되었다. 부활절을 보내며 부활 생명에 대한 더 깊은 확신과 믿음을 허락하신 시간이 되었기도 하고 병원에 계신 어르신들뿐 아니라 이 땅을 살아가는 동안 우리도 몸은 점점 힘을 잃어가고 때로는 병이 들어 아프기도 하지만 우리에게는 저 높은 곳의 영원한 소망이 있음을 기억하며 잊지 않고 살아가야 함을 부족한 제 입술로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고백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오고 가는 거리와 어린아이들의 낮잠 시간을 고려해 6, 7세 친구들만 하고 돌아와야겠다는 생각으로 준비하고 있었는데 평생을 자녀와 가정을 위해 헌신하고 수고하신 어르신들에게 다니엘 아이들의 존재만으로도 기뻐하실 것 같아 다니엘 학교에서 제일 어린 3세 이서를 포함해 다니엘 학교 아이들 모두 함께하기로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마음과 몸이 아프고 힘이 없으신 어르신들에게 그저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가장 값진 기억으로 남겨 드리고 싶은 소망이 있었다.

  따스한 햇살과 길가에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던 날 평상시 우리 아이들이 다니엘 학교 예배 시간에 제일 좋아했던 “나는 예배자입니다”, “다니엘처럼” 율동과 “그가 다스리는 그의 나라에서” 찬양을 준비하여 병원에 도착했다. 아이들의 등장 소리에 순식간에 병원 근무자들과 보호자들의 시선이 아이들을 향했고, 입가에 미소를 가득 머금으시고는 친절히 에벤에셀 홀이 있는 지하까지 가는 엘리베이터로 안내해 주셨다. 아이들의 등장만으로 병원 가운데 밝은 기색이 감도는 것을 느끼며 역시 이것이 “생명이 가진 힘”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다.

우리 아이들 존재 자체로 행복한 할머니 할아버지

  이날은 이손요양병원의 생신 잔치가 있는 날이라 병원 관계자분들이 생일상을 준비하느라 분주했다. 그럼에도 아이들의 소리에 여기저기서 찰칵, 찰칵 사진을 찍으시며 연신 싱글벙글 하셨다. 곧이어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휠체어를 타고 들어오셨는데 어르신들의 표정은 순식간에 봄꽃처럼 화사하게 웃으셨고 아이들의 표정은 살짝 상기되었는데 그 모습 조차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아이들이 왔다는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걸음을 하신 어르신들까지 모두다 오신 후에 시작할 수 있었다. 무대에 올라 “나는 예배자입니다.” 찬양을 부르며 율동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바라보는데, 바쁘고 분주한 일상으로 지쳤던 나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내 평생의 다짐인 “그래, 평생을 우리 하나님만 예배하며 살자,“는 다짐만이 제 마음 깊은 곳에 새겨졌다.

  가나안 땅을 살아가는 우리가 분명히 기억해야 할 것은 하나님만이 우리의 왕이시며 때로는 세상 풍파와 나 자신과의 격돌로 혼미해지려 할 때도 우리의 왕 되신 주님이 우리를 강한 팔로 붙드신다는 사실을 잊지 않고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분명히 새기고 살아가는 다니엘 친구들과 제가 되게 해달라는 기도가 절로 나왔다.

  마지막 찬양곡 ”그가 다스리는 그의 나라에서“를 부를 때, 어르신들보다 함께 동역한 금비나 팀원들의 눈시울이 더욱 붉어졌다. 

  오늘날 많은 사람이 다음 세대에 대한 희망을 노래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다음 세대를 향한 진심 어린 관심과 예산은 줄어들고 있는 이 시대에 이 어린아이들의 입술에서 이미 왔으나 아직 오지 않은 하나님의 나라를 선포하며 고백하게 하시는 일들을 통해 다시금 믿음의 선배, 신앙의 선배로서 부끄럽지 않도록 그리고 신명기의 말씀처럼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가르치고 그분이 행하신 일들을 기억하게 하는 귀한 사명을 허락하시는 시간까지 잘 감당할 수 있도록 오늘도 저를 부르신 이곳, 이 자리에서 주님만을 예배합니다.

  여전히 아프고 슬픈 일이 많지만, 행복과 기쁨이 여전히 있는 곳, 우리를 하늘과 땅의 통로로 부르시는 모든 자리에서 믿음으로 하늘 뜻을 보여주는 자들로, 보내어진 자리에서 동참하는 자들로, 믿음으로 주님 보길 소망하는 자들로 그렇게 주님의 희망을 노래하는 자들로 살아갈 수 있도록 계속해서 기도해 주세요.

 

김은희 집사(다니엘어린이학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