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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샘교회

디딤돌 새끼줄로 얼기설기 엮은 초가지붕 처마 밑에는 디딤돌이 놓여있었다. 그것은 봉당과 마당 사이에 있는 평평한 돌로 뜰을 오르내릴 때 디디라고 어머니가 나를 위해 가져다 놓았다. 봉당이 낮아 가족들은 마당으로 바로 올라서고 내려섰지만, 다리에 장애가 있는 나는 그렇지 못했다. 어머니는 그것을 늘 깨끗하게 닦아 놓으셨다. 그 디딤돌은 내가 세상 구경을 하고 싶을 때 스스로 내려갈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마당 가장자리 담장 밑 화단에서 수런대는 꽃들을 가까이 보고 싶을 때나 친구들이 뛰어다니며 노는 모습을 보고 싶을 때 그것을 유용하게 사용했다. 엉덩이를 바깥쪽으로 향하고 다리를 곧추세워 디딤돌에 발을 디딘 다음 마당으로 내려섰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던 어머니는 내가 잘 걸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으셨던 모양이다.. 더보기
친절하게 배웅까지 결혼 전에 있었던 일이다. 다리 수술하러 병원에 가기 위해 집을 나섰다. 추수철이라 일손이 모자라서 부모님 대신 두 살 위의 언니랑 함께 가기로 했다. 충북 지역에서는 여수까지 바로 가는 기차가 없어서 조치원역까지 버스를 타고 나가야 했다. 조치원역은 경부선 기차가 다니는 역으로 서창역과 내판역 사이에 있다. 우리는 밤차를 타려고 해가 설핏할 때 나섰기 때문에 캄캄한 밤이 되어서야 역에 도착했다. 그곳은 환승역이라 그런지 진풍경들이 벌어지고 있었다. 가을밤이라 싸늘한데도 노숙자들이 곳곳에서 신문지 몇 장을 이불 삼아 잠을 청하고 있었다. 어떤 걸인은 잔돈이 없다고 하는 사람을 끈질기게 따라다니더니 결국, 몇 푼을 얻어 냈다. 한 남자는 아가씨를 강제로 끌고 가려고 했다. 여자가 발버둥을 쳤지만, 억센 남..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