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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향

"돌아 갈 고향이 있는가?" 사람들은 저마다의 향수를 먹고 산다. 순진한 어린 시절의 향수를 찾아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가 본다.   아련한 기억 속의 엄마 품속이 희미하게 다가온다. 6.25의 폐허가 잔존하던 시절에 우리 동네는 거제 제7포로수용소로 흡수되고, 3년이 지나 고향으로 돌아온 부모님은 파괴된 논밭을 다시 일구시느라 밤낮이 없으셨다. 온 들판은 쑥대밭이 되어 있었고, 그 잔재는 논 모퉁이마다 돌무더기가 되어 전쟁의 아픔을 생생하게 보여주었다. 나는 그때  돌무더기들이 왜 그리 많은지 몰랐다.  조금 더 자랐다. 초등학교 시절, 눈만 뜨면 소를 먹이러 벌거벗겨진 산등성이를 올랐다. 그곳 땅은 조금만 파도 총알이 쏟아져 나왔다. 6.25 전쟁 때 이곳은 사격장이었다. 왜 탄피와 총알이 나오는지도 모르고 그것을 파서 집으로 가.. 더보기
“고향(故鄕)” 가을이 되면 떠나온 고향을 더욱 그리워하게 됩니다. 대도시에서 자란 사람보다는 작은 도시, 더구나 벼가 익어가고 빨간 감이 달린 모습을 보고 자란 시골 출신들에게는 향수가 더욱 진하게 다가옵니다. 고향은 어머니와 아버지를 기억나게 하는 곳이고 형과 누나를 떠올리게 하는 곳이며 함께 놀던 친구들을 생각나게 하는 곳입니다. 막상 찾아가 보면 낯익은 집은 없어지고, 다니던 길은 사라지고, 같이 놀던 친구들도 없지만 생각 가운데, 상상 가운데, 고향은 언제나 다시 돌아갈 곳으로 남아 있습니다. 태어난 곳, 자란 곳, 낯 익은 곳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귀소본능은 분명 모든 인간에게 있습니다. 영원한 본향이 약속된 그리스도인이라 해도 자기가 태어나고 자란 고향을 어찌 그리워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고향이라고.. 더보기
"오늘도 본향을 향합시다" “우리가 바벨론의 여러 강변 거기에 앉아서 시온을 기억하며 울었도다.” (시137:1) 나라를 빼앗긴 하나님의 백성들이 약속의 땅을 그리워하며 슬퍼하고 있습니다. 귀향은 모든 생명있는 이들에게는 본능과도 같습니다. 갈 수 없어 아프고, 못가서 서러운 이들. 소위 ‘실향민’들입니다. 명절만 되면 북녘땅을 바라보고 눈물 짓는 이들이 있습니다. 지척에 두고도 갈 수 없으니 그 아픔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겁니다. 어느 순간부터인가 실향민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그리워하다 죽어간 이들이 많고, 애타하지만 생사를 확인조차 할 수 없어 포기한 이들도 있습니다. 고향이 그리워 차마 시와 노래로 가슴을 달래던 이들도 있습니다.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해질 무렵)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