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독문화/음악이야기

"시온의 영광을 분명히 바라보라"

  시온의 영광이 빛나는 아침(찬550)

  이 곡은 토머스 헤이스팅스(Thomas Hastings, 1784–1872)가 작사하였다. 

  그는 가난 때문에 학교에서 음악 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타고난 재능으로 열심히 독학하여 18세에 교회 성가대 지휘를 했고, 22세에 음악 교사가 되었고, 32세에 찬송가집을 출간하였다. 약 1,000편 이상의 찬송을 작곡하였고, 600편 이상의 작사를 하였다. 그가 작곡한 곡으로 유명한 곡은 우리 찬송가 27장 <빛나고 높은 보좌와 그 위에 앉으신>이다. 이처럼 헤이스팅스는 활발한 음악 활동을 하였으나 1860년대 후반에는 건강이 급격히 쇠약해져서 결국 작곡 활동을 줄이고 은퇴하였다. 

  47세가 되었을 무렵 시력이 점차 악화되어 밤이 되면 눈을 감고 기도하는 것 외에 어떤 활동도 하기 어려웠다. 그때 헤이스팅스에게 오는 깨달음과 그에 따른 감동이 있었다. 아침이면 태양이 떠올라 그 빛이 세상을 밝혀 주듯이 하나님이 비춰주시는 구원의 빛이 어둠 속에서 방황하는 사람들을 주님의 품으로 돌아오게 한다는 깨달음이었다. 

“무릇 여호와께서 시온을 건설하시고 그의 영광 중에 나타나셨음이라”(시편 102:16) 그림_김은생 블로그에서

  이사야 9장 2절 “흑암에 있던 백성이 큰 빛을 보고 사망의 그늘진 땅에 거주하던 자에게 빛이 비치도다” 이사야 60장 1절 “일어나 빛을 발하라 이는 영광이 네 위에 이르렀고 여호와의 영광이 네 위에 임하였음이니라”

  새로운 한 해의 시작은 언제나 우리를 질문 앞에 세운다. “나는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가?”, “무엇을 붙들고 이 시간을 걸어갈 것인가?” 달력이 바뀌는 순간은 짧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다. 이런 때에 찬송가 550장 ‘시온의 영광이 빛나는 아침’은 새해의 출발선에 선 성도들의 마음을 하나님 나라의 시선으로 이끌어 준다. 

  이 찬송은 신년 또는 송구영신 예배 때 즐겨 부르는 찬송이다. 그래서 찬송가 분류에도 보면 “새해(송구영신)”에 속해 있다.

  이 찬송이 그리고 있는 ‘아침’은 단순한 시간의 변화가 아니다. 밤이 지나고 해가 뜨는 자연의 질서를 넘어서 하나님께서 통치하시는 도성이 드러나는 영적 전환의 순간이다. 시온은 하나님의 임재가 머무는 곳이며, 그 영광은 인간의 능력이나 성취로 만들어지는 빛이 아니다. 오직 하나님이 계시기에 밝아지는 빛이다. 이것은 새해의 소망이 우리의 계획이나 다짐의 완성도에 달려 있지 않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 

  진정한 새출발은 하나님이 다시 우리 삶의 중심에 오실 때 시작된다. 이 찬송은 어둠이 완전히 사라진 후에야 걷는 믿음을 말하지 않는다. 아직 세상에는 혼란과 고통이 존재하지만, 하나님의 빛이 이미 비추고 있기에 성도는 그 빛을 향해 걸어간다. 

  2026년 새해도 역시 그렇다. 우리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과 불확실한 미래를 안고 있지만, 하나님의 나라는 흔들리지 않음을 확신한다. 시온의 영광을 바라보는 믿음은 현실을 부정하는 태도가 아니라 현실 속에서도 낙심하지 않고 방향을 잃지 않게 하는 힘이다. 찬송 속에서 성도들은 그 빛을 바라보며 담대하게 나아간다.

  이것은 감정에 근거한 낙관이 아니라 약속에 근거한 확신이다. 하나님께서 시작하신 일은 반드시 이루신다는 믿음이 우리를 다시 일어서게 하는 것이다. 새해를 향한 결단이 자주 무너지는 이유는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라 바라보는 목표가 흐려지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시온의 영광을 분명히 바라볼 때, 우리의 걸음은 다시 힘을 얻게 된다. 

  또한 이 찬송은 개인 신앙에만 머물지 않고 공동체적 비전을 품게 한다. 시온은 홀로 존재하는 장소가 아니라 하나님을 예배하는 백성들이 함께 모인 자리다. 새해를 시작하는 성도들은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부르심을 받았지만, 동시에 한 몸 된 공동체로서 함께 걸어가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서로의 연약함을 품고, 넘어질 때 붙들어 주며,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빛을 함께 증언하는 교회로 살아가야 한다. 

  새해가 되면 우리는 많은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계획이 많을수록 마음은 오히려 분주해지고, 기대가 클수록 실망도 커질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이때 찬송가 550장은 우리에게 중요한 순서를 가르쳐 준다. 먼저 하나님의 영광을 바라보라는 것이다. 먼저 그의 나라와 그 의를 구할 때(마 6:33) 우리의 시간과 수고는 방향을 잃지 않을 것이다. 빛을 따라 걷는 걸음은 느려 보여도 결코 헛되지 않다는 사실이다.

  2026년이라는 새해의 문을 연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시온의 영광은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이미 우리 가운데 비추고 있는 현실이라는 것이다. 모든 것이 보장되었기 때문에 믿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신실하시기에 믿음으로 달려가는 것이다. 때로는 길이 가파르고 숨이 차더라도, 앞서 비추는 빛이 있기에 우리는 멈추지 않는 것이다. 

  2026년 한 해가 시온의 영광을 바라보며 소망으로 걸어가는 믿음의 여정이 되기를 소망한다.

 

박연식 목사(울산수정교회)

'기독문화 > 음악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은혜의 빛 아래서 걷는 신앙”  (0) 2026.02.02
"가슴으로 찬양을"  (0) 2025.09.05
교회음악으로 섬기기(10)  (0) 2025.06.30
"교회음악으로 섬기기(7)"  (0) 2025.03.28
교회음악으로 섬기기(5)  (0) 2025.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