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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계/교계일반

『바울이 절망에 무릎을 꿇을 수 없었던 이유3』

 

  사도 바울이 절망할 수 없었던 이유는 그가 가진 “소망” 때문이었다. 절망을 이긴 이유가 “소망”이라고 답하는 것은 무의미한 말처럼 들릴 수 있다. 그것은 많은 사람들이 소망이라는 단어를 그 내용과 근거에 집중해서 이해하기 보다는 ‘소망한다’는 행위로 이해하기 때문이다. ‘사랑’ ‘믿음’ ‘은혜’ 등 성경의 중요한 단어들과 마찬가지로 바울이 사용하는 “소망”이라는 단어도 그 내용과 그 근거가 중요하다. 내용이 빠진 ‘소망한다’는 행위 자체는 별 의미가 없다. 사도 바울은 무엇을 소망하였고 왜 그렇게 하였는가?

  1. 바울의 소망의 근거

  사도 바울이 가지고 있는 소망의 배경이 앞서 이야기한 바울 자신을 포함한 모든 피조물이 신음하며 탄식하는 상태라는 것은 매우 중요한 관점이다. 이러한 상태의 근본 원인을 로마서 3:23에서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여 하나님의 영광에 참여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인간의 절망은 하나님의 영광 하나님과의 인격적 관계로부터의 소외 즉 “죄”에 기인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도 바울이 가진 소망의 근거는 인간의 근원적인 문제인 “죄”의 극복에 그 기초를 둔다. 로마서에서 바울은 율법을 가진 유대인이건 율법이 없는 헬라인이건 모든 인간이 죄인임을 선언하고(롬 3:9) 율법과 관계없이 나타난 하나님의 의를 소개한다. 이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모든 믿는 자에게 미치는 하나님의 의”(롬 3:22)였다.   

“..하늘의 우러러 뭇별을 셀 수 있나 보라.. 아브람이 여호와를 믿으니 여호와께서 이를 그의 의로 여기시고”(창15:5~6)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루신 구속 사역으로 인하여 “하나님의 은혜로 값없이 의롭다 하심을 얻은 자”가 된 것이다 (롬 3:24). 이 놀라운 축복을 받는 것은 행함으로가 아니라 “믿음의 법으로”(27절) “믿음으로”(28절) 되는 것이었다.

  사도 바울은 이 믿음의 예를 로마서 4장에서 아브라함에게서 든다. 율법과 할례가 오기 전에 “아브라함이 하나님을 믿어 이것이 저에게 의로 여기신바 되었다”(롬 4:3)는 것이다. 

  아브라함이 가진 믿음의 요소 중에는 “소망”이 매우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는데 그가 “바랄 수 없는 중에 바라고 믿어”(롬 4:18) “약속하신 것을 또한 능히 이루실 것을 확신”하였기 때문이다 (롬 4:21). “바랄 수 없는 중에 바라고 믿어”를 원문에서 직역하면 “소망에 반하여도[=소망이 없는데도] 소망 안에서 믿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아브라함의 믿음의 중요한 요소 중에서 소망이 얼마나 중요한 위치에 있는 지를 보여준다.  

  아브라함에게는 하나님이 약속하신 것을 이루실 것이라는 소망이 있었다. 믿음의 선조인 아브라함을 따라 “믿음으로 서 있는 이 은혜에 들어감”을 얻은 우리도(롬 5:2) 소망하는 것이 있는데 하나님의 영광을 바라고(소망하고) 즐거워하는 것이다. 이 표현을 표준 새번역은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게 될 소망을 품고 자랑합니다’로 번역했는데 롬 4:18과 마찬가지로 “소망”의 중요성을 정당하게 드러내주는 번역이다. 

  즉 우리의 믿음에는 우리를 의롭다 하신 하나님이 우리를 어느 날엔가 그의 영광에 참여하게 하실 것이라는 소망이 포함되는 것이다. 이러한 소망을 갖게 되기 때문에 현재의 삶 속에서 환난을 당하여도 우리가 좌절하지 않는다. “이 소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아니하는데” “성령님의 확신으로 말미암아 우리 마음에 하나님의 사랑이 부은바 되었기” 때문이다 (롬 5:5).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의 ‘소망’을 견고하게 해주며 우리의 ‘소망’은 우리를 의롭다 하신 이가 마지막 날에 우리를 “하나님의 영광”에 참여시키실 것에 대한 ‘믿음’에 그 근거를 두고 있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