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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문화

대영박물관 관람기(1) _돌들의 증언

병영교회 제1차 비전트립_서진교목사와 성경통독학교에서 구약성경을 완독한 중고등부

  지난 7월 29일(월)부터 8월 8일(목)까지 열흘간 제1차 유럽 비전트립(영국-독일-영국)을 다녀왔다. 이번 여행의 목적은 일찍이 복음을 받아들이고, 성경을 믿었던 나라들의 신앙유산을 직접 견학하여 성경의 세계관을 넓히는 데 있다. 비전트립 대상자는 성경통독학교 참여자 중에서 이미 구약성경을 완독한 중고등부 아이들이었다. 참고로 병영교회는 토라 성경통독학교를 개설하여 1년에 2차례 성경 강의와 성경통독을 겸하여 실시하고 있다. 이번 비전트립 코스 중에서 특별히 대영박물관의 전시품들은 실제로 ‘성경을 증언하는 역사적인 산물’이었다. 게다가 더욱 놀라운 사실은 전시품들의 90%가 거의 돌이었다. 그래서 이 글의 제목이 ‘돌들의 증언’이라 붙이게 되었다. ‘돌’은 하나님을 기억하게 하고, 하나님의 오랜 역사를 증언해 준다. 본 글은 몇 주간에 걸쳐 대영박물관에 전시된 ‘돌들’ 중에서 성경을 증언하는 자료들을 자세히 소개할 계획이며, 이를 통하여 대영박물관을 직접 방문하는 이들에게 실제의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필자는 영국에 15년 8개월을 살면서 대영박물관 투어를 20회 이상 실시한 바 있다. 처음 방문했을 때와는 달리, 지금은 한국인 관람자를 위해서 한국어 가이드 서비스와 한국어로 번역된 안내서까지 준비하여 판매하며, 그 외에도 다채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대한민국의 위상이 그만큼 커졌다는 증거이다. 코로나 이후부터 방문 예약제로 변경되어 예약은 필수다. 그래도 당일 아침에 예약하면, 그날 오후에 충분히 방문할 수 있으며, 관람료는 공짜(free)이다.

고대 이집트 상형문자, 민중문자, 그리스어(성경 중간시대 역사와 헬레니즘의 흔적)로 새겨진 로제타 석비(전시실 4)_울산의빛

  대영박물관 투어를 마친 후, 관람자들에게 투어 소감을 들을 때면, 빠지지 않는 말이 “돌 밖에 없네”라는 말이다. 그렇게 말하는 당사자 역시 흙으로 빚어진 단단한 돌이긴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하나님은 돌을 아주 귀하게 사용하신다. 성경 안에는 하나님께서 사용하신 돌에 관한 다양한 쓰임새가 기록되어 있다. 대표적으로 예수님을 성전의 머릿돌(Key Stone), 모퉁이 돌(Conner Stone), 뜨인 돌(The Cut-off rock), 산 돌(Living Stone), 만세 반석(Rock of Ages) 등으로 다양하게 표현한다. 그뿐 아니라 십계명도 두 개의 돌 판이다. 여호수아와 이스라엘 백성들이 요단강을 건너 약속의 땅에 진입했을 때, 요단강에서 취한 기념 석(Memorial Stone)도 12개의 돌이었다. 사무엘이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블레셋을 무찌른 후, 미스바와 센 사이에 세운 돌의 이름도 에벤에셀(도움의 돌)이다. 이처럼 하나님은 돌들을 역사적인 하나님의 증거물로 다양하게 사용하셨다.     

람세스 2세(출애굽의 파라오) 조각상(전시실4) _사진1

 

포로들을 본국으로 귀환하라는 고레스 칙령이 적힌 원통형 점토문 (전시실52)_사진2

 

북이스라엘 예후 왕이 땅에 코를 박고 앗수르 왕 살만에셀 3세에게 조공을 바치는 장면_블랙 오벨리스크(전시실6)_ 사진3
예수님 탄생 때 호적하라 명령했던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두상(전시실70) 사진4(사진1~4출처_The British Museum 발행, 한국어안내(책자)_스캔)

 한편, 오늘날은 복음과 하나님을 증언하는 일에 점점 더 무뎌지고 있다. 그래서 예수님은 “사람들이 잠잠하면, 돌들이 소리 지르리라”(눅 19:40) 라고 하셨다. 대영박물관에 가면, 돌들이 소리 지르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옛말에 “원수는 물에 새기고, 은혜는 돌에 새겨라”라 했다. 돌은 잘 변하지 않는다. 그래서 하나님은 여전히 돌을 사용하여 하나님과 하나님의 역사, 그리고 성경의 증언이 참됨을 입증하려 하신다. 대영박물관의 돌들이 그 역할을 충분히 감당하고 있다. 필자는 이번 글에서 성경을 증언하기 위해 소리 지르는 돌들을 사진으로 소개하며, 일단 지면의 제한으로 몇 개만 싣는다. 다음 글부터 성경 이야기와 함께 다양한 돌들에 관하여 자세한 설명을 더 할 것이다. 그래서 소리 지르는 돌들을 직접 만나서 신앙에 깊은 도전이 있기를 바란다.

 서진교(구약학 Ph. D_병영교회 위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