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위원 썸네일형 리스트형 자화상 오랜만에 집에 들렀다. 현관에 들어서기가 무섭게 아버지는 내 손을 잡고 안방으로 끌어당겼다. 어린애마냥 환한 웃음을 지으며 장롱에서 액자 하나를 꺼내 보여주었다. 액자 속 사진은 다름 아닌 아버지의 영정사진이었다. 조금은 먼 곳에 시선을 두고 입 꼬리가 살짝 올라간 모습이 한참은 젊어보였다. 깊게 패인 주름은 어디로 갔으며 약간 흐려진 눈빛은 또 어찌 이만큼이나 해맑게 처리하였을까. 아버진 마냥 천진한 아이가 처음 사진을 찍었을 때처럼 자랑을 하였는데, 팔십 년 지나오는 사이 사잇길로 끼어들었을 파란한 궤적들은 보이지 않았다. 꼭 그림 같은 사진, 아버지의 영정사진이 아무리 봐도 낯설었다. 화가들의 자화상이 떠올랐다. 렘브란트는 많은 자화상을 그렸기로 유명하다. 그는 젊은 시절 맛보았던 영예와 점점 몰락..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