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출판_우리보리 썸네일형 리스트형 "나 여기 있어요" 고리에서 약 190km 떨어진 바르지아는 조지아의 남부 아스핀자 근교 에루셸리산의 측면에 동굴을 낸 수도원으로 유명하다. 일몰이 너무나 예쁜, 이름도 생소한 어느 시골 마을에서 하룻밤을 보낼까. 아니면, 그냥 평범하지만 의미 있는 도시로 가 볼까. 두 갈래에서 마음이 서성거렸다. 늘 선택은 자신의 몫이지만 거리와 시간 등 일정 앞에서 고민했다. 전날 잠을 잘 청하지 못했던 터라 아침에 일어난 내 상태는 그야말로 10라운드 이상 뛴 복싱 선수의 헝클어진 몰골 같았다. 그냥 상대를 끌어안고 더는 버틸 수 없으니 차라리 링 밖의 코치를 향해 흰 수건을 던져 달라고 애원이라도 하고 싶었던 마음이라고나 할까. 며칠 안 깎은 수염은 더부룩했고, 머리는 벌써 하얗게 뿌리가 눈 뭉치처럼 쌓이고 있었다. 갑자기 어느..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