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자크 썸네일형 리스트형 발자크와 함께 독일에 온 김에 베를린은 한번 들렀다 가야지 싶었다. 함부르크를 떠나기 며칠 전, 우리는 급하게 뜻을 모아 인터넷으로 다음날 아침 6시30분 발 열차표를 예매했다. 갑자기 계획한 마지막 여정을 기대하며 새벽길을 나섰다. 초행에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우리 모습이 긴장한 소부대 같았다. 중앙역에 닿았다. 전광판에는 아직 우리가 탈 베를린 행 열차의 선로번호가 뜨지 않았다. 출발 시간은 점점 가까워지는데, 우리 뒤차들의 번호가 먼저 떠오르기 시작했다. 속수무책 전광판만 뚫어지게 바라보며 안절부절못했다. 출발 십여 분 정도를 남겨두고 빨간 불빛만 깜빡거리던 전광판에 안내 글자가 떴다. ‘6시30분 발 베를린 행 열차 실패!’ 우리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햐아! 입이 벌어졌다. 안내소를 찾아갔다. “아임 쏘리!”..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