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알의부활 썸네일형 리스트형 바알의 부활 그때는 다들 그러하셨겠습니다만 아버지는 사시사철 탓하지 아니하시고 단 한 번도 지게를 나무라지 아니하셨습니다. 그렇게 해서 다랭이 논 몇 마지기를, 그것도 한나절이나 등짐을 져야 다다를 수 있는 산비탈에 일구셨습니다. 가난을 숙명처럼 받아들이셨지만, 처자식에게만큼은 배곯지 않게 하겠다는 일념으로 동네 바로 턱밑에 문전옥답을 장만하셨습니다. 초복이 다가오면 모내기한 벼들이 어느새 자라서 허벅지를 가릴 정도가 됩니다. 가물거리는 기억 속에서 떠오르는 그림 한 폭이 있습니다. 논 마지기 한가운데 나뭇가지를 꺾어 세우고 밥 한 숟가락, 떡 몇 조각을 차려놓습니다. 들짐승이라도 굶기지 않으려는 뜻도 되겠습니다만 가을 풍년의 수확을 기대하면서 나름대로는 알지 못하는 신에게 예를 다하는 것입니다. 가난의 설움에서 벗..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