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주머니 썸네일형 리스트형 "유년으로 흐르는 추억" 창말 동산에 올라서면 그제야 한시름 놓았다는 듯 너럭바위에 잠시 몸을 기댔다. 푸른 소나무 몇 그루가 시원한 바람을 불러 왔다. 이고 왔던 보따리랑 광주리를 내리고 똬리처럼 굽은 황톳길을 바라보았다. 멀리 어래산이 보이고 그 아래로 아침에 떠나왔던 마을과 뾰족한 교회 종탑도 보였다. 십여 리를 걸어온 탓으로 어머님의 이마엔 송글송글 땀도 배였으리라. 몇 분도 채 쉬지 못하고 이제 안강 장은 멀지 않았다는 안도의 표정으로 내려놓았던 짐을 다시 머리에 이고 길을 나섰다. 5일 장은 벌써 인산인해다. 그 좁은 틈을 비집고 고추전을 지나 과일전 길가에다 광주리를 풀었다. 붉은 홍시가 그야말로 아침 햇볕을 받아 더 빛났다. 나도 그 곁에 병아리처럼 쪼그리고 앉았다. 몇 사람들이 우리 앞에서 흥정도 하곤 하였지만..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