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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특별기고

[호국보훈의 달]하나님의 해학

남으로 남으로! 남쪽으로 향하는 6.25 피난민 행렬

 

위기를 통해 복음의 확장을 이루시는 “하나님의 해학”



복음의 진전을 이루어낸 스데반의 순교


  스데반의 순교로 예루살렘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던 복음전파의 패러다임에 큰 변화가 생겨났다. 거듭났지만 여전히 지역주의와 민족주의에 갇혀있던 복음이 교회를 향한 큰 핍박에 신속하게 유대민족과 예루살렘을 뛰어 넘어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끝을 향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행7-8장)


평양에서 제주도까지


  6월은 우리 민족이 다시는 겪지 말아야 할 동족상잔의 비극이 있었던 달이다. 일제강점기에 일본군이 생각했던 것처럼 북한 공산당은 사회주의, 공산주의를 이루는데 교회가 가장 큰 걸림돌이 된다고 여겼기에 전쟁 중에 이루 말할 수 없는 기독교 지도자들, 교인들을 죽이고 핍박하고 교회를 불태웠다. 당시 한국교회는 평양을 중심으로 엄청난 성장을 이루고 있었지만, 조직적인 군대의 테러 앞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이 일로 북한의 교회 지도자들과 교인들이 남쪽으로 피난을 떠나오게 되었고, 남쪽에 있는 교회는 더 남쪽인 제주도까지 피난을 가게 되었다. 


  스데반의 순교로 핍박을 피해 도망치던 중에 복음을 전했던 사도행전의 믿음의 형제들처럼 전쟁으로 피난을 떠난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흩어진 자리에서 교회를 설립하기 시작했다. 실례로 당시 제주 서귀포 지역에는 2,500여 명의 피난 기독교인들이 함께 모여서 신앙생활을 시작했는데 이들이 제주시에 영락, 도두, 화북, 한라교회를 세웠으며 동쪽 조천 지역에는 신촌, 함덕교회를 세웠으며, 서귀포 지역에는 시온, 보목, 효돈, 토평교회를 한림지역에는 비양도, 월령교회, 추자도에서 추광교회를 세웠다. 이 밖에도 감리교회와 성결교회가 제주도에 교회를 세움으로써 제주도에 설립된 교회들의 상당수가 설립 연도가 비슷하다. 이것은 피난한 그리스도인의 열정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스데반의 순교와 6.25 사변을 통해 하나님 나라가 끝이 난 것으로 여겨졌던 상황에도 “내가 당한 일이 도리어 복음 전파에 진전이 되었다(빌1:12)”라고 고백하는 바울의 간증이 사실임이 확증된 것이다.


다시 한번, 복음의 진전으로.


  작금에는 한국뿐 아니라 전세계가 코로나19로 몸살을 앓고 있다. 교회마다 제한된 예배를 드리고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으로 인해 예배가 이전같지 않음을 호소하고 있다. 정부에서 제시한 조치를 어겼을 경우에는 강력한 행정명령도 불사하겠다는 행정당국의 소리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OO교회에서 나왔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교회는 마치 공공의 적이 된듯한 느낌마저 든다. 


  모든 것을 통치하시는 하나님께서 왜 이런 코로나19를 허용하시는지 정확한 뜻은 알 수 없다.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스데반의 순교와 6.25 사변을 지나오면서 복음은 결코 메이지 아니했고 오히려 하나님의 ‘열심’이 복음의 진전을 이루어나간다는 사실이다. 코로나19 사태로 복음의 진전이 일어난 가장 대표적인 현장이 온라인 영상예배이다. 많은 목회자들이 이미 온라인 상에서 복음전파가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함을 역설하고 있었지만, 실상은 교회마다 관리되지 않는 홈페이지나 블로그 정도만 운영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인해 한국교회는 오프라인에서 신속하게 온라인으로 복음의 영역을 확장시켜나가게 된 것이다. 아무리 외치고 또 외쳐도 무시당하던 온라인 영역에 목회자들 스스로가 신속하게 발을 옮겨놓게 되었다.  복음이 확장된 것이다. 코로나19가 이루어낸 결과이다. 마치 중국 공산당이 강제로 수십가지의 소수부족언어인 중국 방언을 통일하여 하나의 중국어를 만듦으로 인해 훗날 복음전파에 엄청난 효율성을 낸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것이 하나님의 해학이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더 기가막힌 하나님의 유머는 또 있다. 여름방학만 되면 수많은 교회들이 농어촌으로, 해외선교지로 아웃리치를 떠나곤 하는데 금번에는 외부사람이 농어촌 마을에 들어오는 것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가 되었다. 오래전부터 기도해왔던 여름 아웃리치가 좌초될 위기이다. 이런 위기 앞에 우리는 지난 어려운 역사의 현장에서도 주저하지 않고 복음전파를 이루어간 신앙의 선배들처럼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내야할 것이다. 그 중 한가지가 바로 ‘스마트처치(Smart Church)’이다. 스마트처치는 기존 아웃리치와 비교해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음향, 영상미러링, 네온사인, 냉난방기, 전열기, 전등, CCTV, 가스밸브 등을 스마트폰 하나로 제어할 수 있도록 설치하는 것이다. 경로당 봉사나 지역전도, 어린이교회학교 등의 사역으로 많은 인원이 동원되었던 기존의 아웃리치에 비하면 소수 인원으로 훨씬 사역이 용이하고 코로나19의 집단감염의 위험도도 낮아진다. 또한, 결과적으로 목회자의 사역에 효율성을 더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모두는 불과 6개월 전이라면 전혀 상상하지도 못했던 위기 앞에 서 있지만 이에 위축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진전을 이루도록 도우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바라보기를 소망한다. 우리 인생과 교회가 다양한 위기와 어려움 속에서도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굳게 믿으며 새로운 영역에 도전해갈 수 있기를, 더 깊고 높은 꿈을 꾸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최성만 목사
아웃리치 중계플랫폼  선교단체 컴워킹 대표